오정근 –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
아베, 제2메이지유신 통해 부국강병 꾀해
아베 총리의 일본은 제2메이지유신으로 ‘정상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해 아베노믹스에 의한 부국정책과 평화헌 법 개정을 통한 강병정책, 즉 부국강병정책을 밀어붙이 고 있다. 1980년대 호황을 구가하던 일본 경제는 당시 일본 경제의 독주를 저지하기 위한 미국, 영국, 독일, 프 랑스 주도의 1985년 플라자회담 이후 1992년부터 2011 년 까지 20년간 연평균 0.8%의 저성장에 머무는 ‘잃어 버린 20년’이라는 고통의 늪으로 빠져 들었다.
그러나 2012년 아베수상이 집권한 이후 일본 경제를 재건하기 위한 야심찬 아베노믹스 덕분에 ‘잃어버린 20 년’ 장기불황을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장기호황에 들어 갔다. 2012년 12월 이후 금년 1월 기준 74개월 째 호황 을 지속해 지금까지 최장 호황이었던 2002년 1월부터 2008월 2월까지의 73개월 ‘이자나미 호황’을 넘어설 것 이 확실시 되고 있다.
이를 배경으로 일본은 평화헌법을 개정해 정상국가로 발돋움하려 하고 있다. 북한의 핵무장은 일본에게 좋은 빌미를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부국강병론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지역구 가 야마구치현이다. 이 야마구치현 작은 도시 하기시에 있는 쇼카손주쿠라는 사숙에서 메이지유신을 일으켜 일본을 근대화시키고 그 여세를 몰아 청일전쟁, 러일전 쟁, 한일합방을 성공시킨 이토 히로부미 등 7명의 수상 등 주요 인물들이 대거 배출됐다.
그의 수제자이며 동지였던 다카스키 신사쿠가 시모 노세키에 있는 고잔지에서 거병해 당시의 에도 막부정권을 무너뜨리고 메이지유신을 성공적으로 이끈 인물이 다. 이들 요시다 쇼인과 다카스키 신사쿠 및 장병들의 초 혼사가 시모노세키의 사쿠라야마 초혼장이고 이 초혼장 의 도쿄 분사가 야스쿠니신사이다.
아베 신조 총리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 메이지유신 을 성공시킨 다카스키 신사쿠라고 한다. 아베 신조의 ‘신’(晉)자를 신사쿠에서 따왔을 정도다. 아베는 2013년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고 2015년 메이지유신을 성공시 킨 인물들을 대거 배출한 쇼카손주쿠를 ‘메이지일본의 산업혁명유산’으로 세계문화유산에 등록하고 2018년 ‘메이지유신 150주년’을 대대적으로 기념했다. 아베는 이처럼 메이지유신을 본받아 제2의 메이지유 신으로 일본의 현대화 즉 부국강병의 정상국가를 완성 하겠다는 신념에 불타고 있는 듯이 보인다.
시진핑 샤오캉 거쳐 중국몽 추진
시진핑의 중국도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인 2021 년까지 모든 국민이 중산층 삶을 누리는 샤오캉 사회 를 만들고,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100주년인 2049년까 지 태평성대의 행복한 나라인 다퉁 사회를 실현해 미국 을 제치고 세계의 중심국가인 G1 국가가 되겠다는 ‘중국 의 꿈(中國夢)’을 목표로 역시 부국강병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몽이 아시아에서 중국 중심의 국제질서를 만 든다는 구상임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중국몽의 야심찬 꿈이 일차적으로 드러난 정책이 2015년 창립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창설이다. 중국의 의도를 간파한 미국과 일본은 참가하지 않았지 만 당초 예상보다 두 배 가까이 되는 57개 창립회원국 이 참가해 성공적으로 창립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은 일대일로라고도 불리는 신실크로드 구축에 필요한 막대 한 비용을 조달하는 것이 목적이다.
전후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 아시아개발은행 (ADB)으로 대표되는 미국 중심의 국제통화금융질서에 대항해 중국 중심의 새로운 국제통화금융질서를 구축 하고자 하는 중국의 원대한 전략을 보여주고 있다. IMF 에 대응해 긴급외환보유기금(CRA), 세계은행에 대응해 신개발은행(NDA), ADB에 대응해 AIIB를 설립하고자 하 는데서 중국의 의중이 드러나고 있다.
중국은 지난 30년간 고도성장결과, 지금은 3조 달러 수준으로 줄어들기는 했지만, 한 때 4조 달러 까지 육 박했던 막대한 외환보유액과 거대시장이라는 무기를 활 용해 팍스시니카(Pax Cinica)를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륙-해양 충돌의 역사적 전환기
이러한 중국의 원대한 중국몽 구상은 자연히 아시아 에서 미국을 등에 업고 새로운 부국강병 정상국가를 추 구하고 있는 일본과 부딪힐 수밖에 없다. 보다 넓게는 미 국·일본 중심의 해양세력과 중국·러시아 중심의 대륙 세력이 부딪히게 되는 역사적 전환기를 맞고 있다. 그 중 심에 한국이 있다는 점이 문제다.
그중 한 예로 드러난 것이 한국의 사드배치에 대한 중 국의 극렬한 반발이었다. 중국몽이 아시아에서 중국 중 심의 국제질서를 만든다는 구상이어서 중국은 남한에 중국 위협 가능성이 있는 미국 군사시설에 대해서는 극 렬히 반대하고 일본과도 갈등을 보이고 있다. 만약 남한 에서 미군이 철수하는 경우 미국은 일본열도와 해상에서 중국의 팽창을 상대해야 한다.
일찍이 전 백악관 국가안보담당 보좌관 브레진스키 의 지적처럼 해상함대로 중국의 육상 미사일을 상대하 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미국은 육상 방어시설을 선호한 다. 그곳이 남한이다.
미·중대립은 통상 군사 등 다방면에서 갈수록 심화 되고 있다. 잘못하면 한반도가 미국·일본과 중국 간 전 장의 화약고가 될 우려도 없지 않다. 이른바 강대국 세 력의 교체기에 큰 전쟁이 일어나기 쉽다는 ‘투키디데스 함정’이다.
강대국 세력의 교체기에는 경제 위기가 발생하기도 한다는 ‘킨들버거 함정’도 있다. 현재 진행 중인 미·중 무 역전쟁이 순조롭게 타결되지 않을 경우 한국은 큰 경제 위기에 빠질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과 중국 경기둔화 피해를 가장 크게 입을 국가로 대중수출 의존도가 26%에 달하는 한국이 지목하고 있다.
중국 경제 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하면 한국 경제 성 장률은 0.5%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미 올해 1월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22% 하락하고 그 결과 수출이 5.8% 하락하고 있다. 근년에는 한국의 환율과 주 가가 중국의 환율과 주가와 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어 중국 금융시장 불안도 문제다.
현재 6.74위안 수준인 위안·달러 환율이 미·중무역협 상 타결이 안 돼 7위안을 넘어설 경우 중국은 환차손을 우려한 자본의 급격한 유출로 금융위기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그 여파 는 금융시장 동조화를 보이고 있는 한국금융시장에 직 격탄이 될 전망이다.
국치의 역사가 반복되어선 안돼
이처럼 한국은 미·중·일의 세력싸움이 첨예하게 대 립하고 있는 한 가운데 있다. 그런데도 남과 북은 핵으 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한국은 철지난 좌파이념에 사로 잡힌 친노동 반기업 정책으로 경제는 추락하고 9·19남 북군사합의서 이행으로 군사력은 약화되는 빈국약병정 책이 진행 중이다.
더욱이 북한핵은 그대로인 가운데 한미동맹이 약화 되면 대한민국의 존립마저 우려된다는 걱정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구한말 조선은 재정도 바닥이고 군사력도 빈약했던 데다 국제정세마저 어두운 가운데 개화파 척사파 싸움 만 하고 있다가 한반도에서 일어난 청·일전쟁에서 승리 한 일본의 먹잇감이 되었다. 국치의 역사가 반복되어서 는 안된다. 잘못하면 후손들에게 비극의 역사를 물려 줄 수도 있다.
대한민국이 당면하고 있는 풍전등화와도 같은 현실 을 직시하고 남북대치와 좌우대결을 즉시 중지하고 국 민의 지혜를 모아 모든 전략적 대안을 모색해야 할 때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