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보훈정책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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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2-05-03 09:50:28
  • 분류 : 자유마당

대한민국 보훈정책 어디까지 왔나

 

김문수(경인자치신문 대표)

 

 

상징은 복잡한 의미를 애매하게 나타내어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사람들로 하여금 행동을 유발하는 사물이나 행위, 관계, 또는 언어적 구성물이다.

또한 상징은 추상적 가치의 구체적인 표시이며 문화적 표현의 가장 기본적인 단위이기도 하다. 이러한 의미의 상징은 다양한 목적에서 사용되는 만큼 다양한 역할을 한다. 상징의 정서적 의미 구성에 따라 특정한 사실이 정당화되기도 하고 반대로 작용하기도 한다. 또 개인이나 조직은 상징을 통해서 다른 개인, 조직이나 사회를 이해하고, 심리적 만족을 얻으며, 다른 집단이나 사람에 일체감을 느끼도록 한다.

이처럼 상징은 사람들로 하여금 전체 속에 통합되도록 유도할 뿐만 아니라 개인 또는 집단적 행동을 유도한다. 또 상황이나 문제를 재규정하는 틀을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상황 해석의 준거 틀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책적으로 보훈정책은 한 나라의 국가통합에 관한 상징의 기제이고 애국심의 실체이며, 국가정체성 확립과 국가관 정립에 있어 다른 어느 정책보다 중요한 정책이다. 이에 따라 선진국일수록 보훈정책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 국가관과 애국심 고취 등을 통하여 국가통합을 달성하는 데 있어 보훈정책은 매우 중요한 상징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많은 선진국들은 보훈정책을 국가의 핵심정책으로 삼아 국가공동체의 유지·발전을 위한 지속적 활동을 적극적으로 펴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국가통합에 관한 상징의 기제 보훈정책

세계화의 추세는 이제 국제사회를 하나의 공동체와 같은 형태로 변모시키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각국의 보훈제도나 정책을 비교·연구하는 것은 그 나라의 사회·문화적 배경과 제도를 파악할 수 있게 하고 이 과정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새로운 정책 모델을 발견하게 함으로써 국가통합 상징기제 발전에도 일조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부분의 국가들에서 국방정책의 목표는 외부의 군사적 위협과 침략으로부터 국가를 보위하는 것이다. 그리고 보훈정책의 목적은 국가를 위하여 공헌하거나 희생한 분들과 그 유족에 대한 예우와 지원을 통하여 이분들의 영예로운 생활을 보장하고, 이런 과정을 통해 국민의 애국심을 함양하고 안보역량을 강화하여 국가사회를 유지·발전시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주요 국가정책의 목적에서 알 수 있듯이 국가안보는 국가발전과 안정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전제이다. 그리고 이런 국가안보에 대한 극단적인 위협이 전쟁일 것이다. 그러므로 일반국민들이 전쟁이 발발하였을 경우 참전할 의지가 있느냐 또는 없느냐 하는 문제는 한 국가의 존망을 결정하는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의지를 평시에 형성·고취하는 기제가 바로 보훈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보훈이란 용어를 사전적 또는 법률적으로 정의하면 나라를 위해 희생, 공헌한 국가유공자와 유족에게 국가가 그 훈공을 기리고 보답하고자 정신적, 물질적 예우 및 지원을 실시하는 일을 의미한다. 따라서 국가유공자들을 예우, 지원함에 있어 국가가 보훈이란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나라를 위해 희생, 공헌한 국가유공자들을 정성껏 섬기고자 하는 예우 의지의 표명임과 동시에 국가의 위민 의지와 책임의식을 명확히 정립, 천명한다는 점에서 대내외적으로 국격의 수준을 한 차원 높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근대에 이르러 국민을 나라의 주인으로 섬기는 자유민주주의 정치이념이 보편화되고 세계인들의 의식, 문화수준이 선진화됨에 따라 동서양 각국에서는 보훈을 나라가 반드시 수행해야 할 도덕적 책무라는 인식 차원에서 체계적인 제도를 구축, 시행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보훈대상을 설정함에 있어서도 국가 간 전쟁의 사례가 줄어들면서 비단 참전용사들뿐만 아니라 국토방위의 직무에 오래 종사하였거나 공무로 인하여 상이를 당했거나 민주화 등 국가사회의 발전을 위해 현저한 공을 세운 일반 국민들에 이르기까지 그 범위를 점차 확대했다. 오늘날 세계 각국이 실시하는 보훈제도는 바로 이러한 역사적 변화와 발전과정을 거쳐 보훈대상자들에게 보다 체계적이고 다양한 예우 및 지원제도를 수립, 실시하게 된 것이다.

 

보훈은 국가가 수행해야 할 도덕적 책무

우리나라의 보훈제도는 1984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의 제정으로 오늘날 제도의 틀을 갖추게 되었으며, 그동안 생활조정수당을 비롯한 보훈급여금 종류가 확장되고, 월남전 참전유공자 및 5·18민주유공자 등으로의 대상자 확대라는 제도적 개선이 추진되어왔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이미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함에 따라 현행 보훈제도는 보훈대상자의 고령화에 따른 빈곤문제와 만성적 노인질환 등의 건강상의 문제라는 새로운 과제를 안게 되었다.

현행 보훈제도가 보훈대상자의 고령화에 따른 빈곤문제와 건강문제 해결에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는 주된 문제의식을 가지고, 현행 보훈제도인 생활조정수당제도 및 보훈의료지원제도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본다. 제도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생활조정수당은 생활형편이 열악한 국가유공자 및 그 유족의 생활수준을 일정한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지급되는 수당임에도 불구하고 그 수당액이 생활수준이 어려운 유공자의 생활을 지원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점과 국가유공자의 절반에 해당하는 참전유공자가 지급대상에서 제외되어 있어 지급대상이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둘째,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생계급여는 복잡하고 엄격한 소득기준 및 부양의무자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여 생계급여를 받지 못하는 보훈대상자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셋째, 보훈의료지원제도는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 공헌한 유공자 및 그 유가족들이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고 필요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국가가 지원하는 제도로써, 위탁병원을 이용하는 감면진료대상자의 범위가 제한적이고 약제비지원이 제외되어 있다는 점과 보훈병원 및 위탁병원의 이용에 있어 지리적·시간적으로 의료서비스의 접근성이 취약하다는 것이다.

국가통합 상징기제로서의 보훈의 역할을 생각해 보면, 먼저 인간은 어떤 행위를 하면서 그에 대한 보상을 기대할 때 일반적으로 유형적이고 물질적이면서 직접적인 보상을 기대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무형적이고 심리적이면서 간접적인 보상을 기대하는 경우도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어떤 행위에 대한 보상에 있어 유형적 보상과 무형적 보상이 있듯이 공공정책의 효과에 있어서도 유형적 효과와 무형적 효과가 있다.

현대국가들에서 제도화하고 있는 보훈은 국가에 공헌하거나 사회를 위해 자기를 희생한 사람들을 보상하는 측면을 넘어 국가구성원 전체를 대상으로 국가적 정체성이라든가 애국심과 같은 특정한 공동체적 지향을 고취하기 위한 제도로서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보훈정책의 중요한 영역 중 하나는 일반국민들로 하여금 위국헌신 정신을 고취시키고, 이를 사회유지와 국가발전의 정신적 가치로 내면화하는 보훈문화 확산 및 민족정기 선양사업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사업은 그 자체가 추상적이고 의식적이기 때문에 상징적인 측면을 가질 수밖에 없다.

보훈의 상징기제로서의 역할과 관련하여 이 글에서는 특히 제도적 측면과 선양정책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보훈대상자 고령화에 따른 새로운 제도 필요성 대두

먼저 제도적 측면의 역할을 보면, 국가법규의 규정에 따라 보훈대상이 된다는 것은 실질적인 보상과 이에 따른 예우는 차치한다 하더라도 개인과 그 가족에게는 영예를 주게 된다. 이와 함께 정부입장에서는 한 국가의 보위에 대한 공헌과 희생에 대해 정책적 관심과 배려를 하고 있다는 증거가 되게 한다. 이와 같이 보훈을 담당하는 전문 조직과 이를 기능적으로 수행하게 하는 전문 법규 등 제도적 장치는 한 나라의 정부나 국민 사이에 내포되어 있는 보훈문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기능을 한다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선양정책 측면의 역할을 보면, 보훈정책 중에서 국민들에게 상대적으로 잘 인식되는 것이 시설물과 행사를 통한 방법이다. 이 중에서 우선 선양시설물은 민족정기나 국가 근간을 드러내어 널리 떨치게 하는 설비로서 건축물, 조형물, 동상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그리고 이 중에서도 가장 상징적인 선양시설이 국립묘지라고 할 수 있다. 국립묘지는 군인 등 국

민이 국가를 위해 공헌하고 사망한 이후 이를 안장하여 그 충의와 위훈을 추앙하기 위하여 설립됐다. 국립묘지는 처음에는 대개 군인묘지로 출발하였으나 해당 국가의 보훈문화 특성에 따라 안장대상자가 다르게 확대되어 가는 것이 일반적 경향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보훈행사를 들 수 있다. 보훈행사는 국가존속에 대한 의의와 추모를 의례로서 상징화하여 나타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독립, 민주화, 국가수호와 관련한 정부 주관의 국가기념일과 그에 따른 보훈행사뿐만 아니라 민간단체가 주관하는 다양한 기념행사 및 추모행사에도 각종 지원을 하고 있다. , 국가는 국가의 존속과 발전에 있어 역사적 의미가 있는 사건들에 대한 기념일 지정과 관련 보훈행사를 통하여 국민들로 하여금 국가정체성 및 나라사랑정신을 되새기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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