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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北核' 전망과 한반도 안보 (전성훈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장소 자유센터 자유홀
일시 2005년 5월 24일(화) 07:30 ~ 09:00
인사 전성훈 박사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北韓, 核문제 ‘집요함’ ‘기만’으로 일관해와"

북한이 왜 핵을 개발하는가? 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있을 수 있다. 북한은 남북 간 대결 및 체제경쟁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기본전략을 달성하기 위해 남한을 효과적으로 단번에 제압할 수 있는 유효 적절한 수단으로 핵무기를 선택했을 가능성이 높다.

북한의 핵 문제에 관한 기본전략은 한마디로 ‘집요함’과 ‘기만’이라 말할 수 있다. 한 예로 1992년 2월 북한에서 열린 남북고위급 회담에서 김일성 주석은 핵 문제와 관련, “북한은 핵무기를 개발할 의사도 능력도 없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1992년 5월에 있은 IAEA(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국제원자력기구)의 영변 원자로 핵사찰 결과, 북한은 3차례에 걸쳐 폐연료봉을 재처리했으며 kg단위의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었다.

2004년도 국방백서를 보면 IAEA 핵사찰 이전에 이미 플루토늄 7~14kg을 가지고 있었고 이것은 일본 나가사키에 투하된 핵폭탄(플루토늄 6kg 사용) 2개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이다.

핵무기를 만드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플루토늄이라는 동의원소를 응집시켜 고순도의 플루토늄을 화약으로 사용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우라늄 원소 중 특정원소의 순도를 높여 고도로 농축시켜 고농축우라늄을 인위적으로 생산해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것은 고농축우라늄이었고 나가사키에 사용된 것은 플루토늄이었다.

'北, 체제경쟁 승리 위해 핵무기 선택 한 듯'
'北核, 최고의 상상력으로 대비책 강구해야'

북한은 90년 초반,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그리고 90년대 중반부터는 비밀리에 ‘고농축우라늄 프로그램’을 가동시켜왔다. 북한은 파키스탄으로부터 인도를 겨냥할 수 있는 중거리 미사일 기술을 제공하는 대가로 고농축우라늄에 필요한 물자와 장비를 제공받았다. 여기에는 파키스탄 핵무기의 아버지라고 일컬어지는 칸(Abdul Qadeer Khan) 박사가 90년대 중반 평양을 10여차례 넘나들면서 크게 일조했다.

북한이 ‘고농축우라늄 프로그램’ 통해 무기급 고농축우라늄을 만들었다는 객관적 증거는 없다. 핵 전문가들은 플루토늄 기술에 비해 규모도 작고 수준도 낮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관건인 북한이 파키스탄으로부터 얼마나 많은 협조 받았는가는 여전히 미지수로 남아있다. 협조를 많이 받았으면 받았을수록 북한의 핵 기술 수준은 높을 것이다.

영국 전략문제연구소는 북한이 현재 24~39kg의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것은 나가사키에 사용된 핵폭탄 4~7개정도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이다. 그 동안 북한의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고 한다면 적은 양으로도 핵무기를 많이 만들 수 있어 그 수량은 조금 더 많아질 것이다.

미국, 일본 등의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재래식이고 기술적으로 미흡해 큰 위협은 없을 것이라 말한다. 하지만 휴전선을 맞대고 있고 3면이 바다로 둘러 쌓여 있는 등 우리의 현실을 놓고 볼때 북핵은 최대의 안보 위협 요소라 할 수 있다.

영화에서나 있을 법한 9.11테러는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가져다 주었다. 적어도 안보문제와 관련해서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야 한다. 또한 한발 더 나아가 최고의 상상력도 발휘하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다양한 대비책을 강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