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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2차 남북정상회담의 의의와 전망
장소 자유센터 평화대연회장
일시 2007년 9월 18일
인사 이봉조 원장(통일연구원 원장, 전 통일부 차관)


“정상회담 통해 한반도 문제 당사자임을 보여줘야”


2000년 1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해왔다. 그러나 남과 북 사이에는 아직도 적대와 대립이 남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남북한의 최고 책임자가 만나 의사소통의 기회를 갖는다는 것 자체가 매우 중요하다.
아울러 북핵 문제 해결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도 정상회담 개최가 필요하다. 이 문제를 미국의 손에만 맡겨 놓고 뒷짐만 지고 있어선 안 된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핵문제에 대해 어떤 생각과 방침을 갖고 있는지를 직접 확인해야 한다.
항간에는 북핵 문제가 남북한이 아닌 북?미간에 다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맞지 않는 얘기다. 이는 6자회담의 틀에서 뿐 아니라 남북간에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비단 이번 정상회담은 물론 앞으로의 외교협상에서도 우리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래야만 향후 한반도 평화체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2차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가 논의돼야 한다.
이밖에 정상회담을 통해 나온 합의는 이행 가능성이 높고, 그 과정에서 북한의 변화와 개혁-개방이 촉진된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남북한 최고지도자 만남의 기회 자체가 중요
북핵 해결 후 평화체제 구축 주도가 큰 과제

정부는 연초부터 “언제 어디서든지 정상회담을 개최할 수 있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천명해왔다. 우리가 명분보다 실리를 중시한 결과 평양 2차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됐지만 아마 언젠가는 서울에서 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다.
작년 말부터 부시 미 행정부의 대북 압박정책이 조금씩 바뀌어 (북한으로서도) 북?미관계 개선을 기대할 수 있게 돼 회담 분위기가 성숙했다. 남북관계 차원에서도 정상회담의 필요성이 절감됐다. 1차 정상회담 이후 7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6?15 공동선언만으로 남북관계를 이끌어 가는 데는 한계가 드러났고, 따라서 남북관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새로운 추동력(推動力)의 확보가 시급해졌다.
2차 정상회담 개최 합의문에 나와 있듯이 이번 정상회담은 ‘남북화해’를 평화로, ‘협력’을 공동번영으로 확대 증진하는 데 기본 목적이 있다. 여기서 협력은 일방적 지원이 아니라 상호 호혜적이고 지속적인 협력을 말한다.
우리의 기술과 자본을 북한의 노동력과 토지와 결합시키면 서로에게 도움되는 무엇인가를 만들어낼 수 있고, 이른바 경제공동체로 나갈 수 있다.
2차 남북정상회담의 의의는 ▶북핵 문제 해결과 군사적 신뢰 구축 등 남북관계 발전 ▶통일지향적인 한반도 평화체제 형성 ▶남북 교규협력 확대 발전에 대한 기여로 요약된다. 우리는 북핵 해결의 과정에 맞춰 남북관계를 진전시키고 북핵 해결 이후 국면에서 평화체제 구축을 주도해야 한다.
한반도 평화체제의 실질적 당사자는 남북한이므로 미국과 중국이 실질적 당사자가 되는 방향으로 나가선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자칫 잘못하면 그렇지 않은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을 잠시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렇게 볼 때 2차 정상회담은 국제사회를 향해 남북한이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이며 또한 그러한 역량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2차 정상회담은 1차 정상회담 이후 진전돼온 남북관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발전적 계기가 될 전망이며, 그렇게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