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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한미동맹과 주한미군 (김태우 국방연구원 군비통제연구실장)
장소 자유센터 자유홀
일시 2005년 9월 28일(수) 07:30 ~ 09:00
인사 김태우 박사 (국방연구원 군비통제연구실장)


"한.미동맹과 주한미군 앞으로도 계속돼야"

동북아 국제질서 유지에 필요
가치공유적 동맹으로 발전해야

지난해 5월17일 미국은 1개여단을 한국에서 철수하고 이라크에 전출한다고 정부에 통보했다. 또한 10월6일 한·미국방당국은 2008년말까지 3단계에 걸쳐 12,500명을 감축하기로 합의했다. 최근 한·미동맹은 '주한미군 감축' '용산기지 이전' '미2사단 재배치' '주한미군의 역할' 등 4가지 변화를 겪고 있다.

미 부시행정부는 GPR(global defense posture review, 해외주둔미군재배치계획)을 핵심으로 한 신안보전략을 아래 주한미군을 재배치했다. 종래 경기북부에 산재한 미군 기지들을 통폐합하여 오산·평택권과 대구·부산권 등 2개의 중심기지와 핵심시설이 잔류한 용산기지, 한강이북의 연합훈련센터, 군산공군기지 등 3개 기지체계로 운영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주한미군이 더 이상 북한만 견제하지 않고 동북아지역의 다른 세력에도 관심을 기울이겠다는 전략적 유연성(strategic flexibility)의 대두다.

이러한 주한미군의 변화는 그동안 국내에서 많은 보·혁논쟁을 불러일으켰다. 개혁파는 "주한미군의 후방배치는 북을 공격하기 위해서다"라고 주장한다. 이에 반해 보수파는 "정부와 한국사회가 반미로 나아가는 것에 대한 미국의 단죄다"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의 4가지 변화는 보다 복합적인 요인에서 일어난 것이다. 첫째는 이라크전쟁이다.

이라크전쟁에 파병하기 위해 미군은 전력을 재배치 할 수밖에 없었다. 둘째는 '전력구조의 기동화'(이른바 홍길동식 군대)라는 미국의 신안보전략에 따른 것이다. 미국이 동아시아에 재편하려고 하는 '홍길동식 군대'는 세계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GPR의 핵심사항이다.

셋째는 한국내 반미감정에 대한 압박차원이다. 대북정책에 대한 한미간의 이견과 인식차이, 그리고 여중생 사망사건 이후 확산된 한국 내 반미감정을 주한미군감축과 기지이전을 계기로 압박하려는 의도가 내포된 것이다. 넷째는 북한의 야포사정거리 안에 미2사단이 배치되어 방패막이가 되는 것이 별로 좋지 않다는 것이다. 마지막 요인은 중국에 대한 미국의 포석이다.

미·중은 서서히 전략적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고 두국가가 세계를 양분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따라서 중국을 압박해 동북아시아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계속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한·미간 이러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데 주한미군과 한·미동맹이 우리에게 왜 필요한지에 대해 알아보자. 주한미군과 한·미동맹은 '안보우산' '경제적 효과' '미래 동북아 국제질서'라는 점에서 꼭 필요하다.

우리사회는 주한미군의 '안보우산' 역할에 대해서 보·혁간 많은 논쟁이 있어왔다. 남북한 경제력에 따른 경계론과 낙관론이다. 한국의 경제력이 북한보다 아무리 우세하더라도 북의 기습공격과 세계적 수준의 대량살상무기로부터 방어하기 위해서 주한미군이라는 안보우산은 필요하다.

'경제적 효과'의 필요성을 살펴보자. 국내 각종 경제연구기관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주한미군의 자산가치는 140억 달러에 달한다고 평가한다. 만약 주한미군이 철수한다면 해외자본 이탈, 증시폭락, 무역위축 등이 벌어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그리고 미국의 그늘아래 에너지에서 얻는 이익도 무시할 수 없다. 자원하나 없는 대한민국이 석유소비량과 수입량은 세계 6위권에 달한다.

마지막으로 '미래 동북아 국제질서' 대비차원에서 중장기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일본은 지금 '정상국가론'이란 논리로 군사대국화를 향해가고 있다. 중국도 경제적으로 성장하며 발톱을 서서히 내밀고 있다. 우리는 역사적으로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주변강대국에게 끊임없이 생존의 위협을 받아왔다. 이러한 동북아의 불확실성에서 대한민국이 살아가려면 외부의 힘을 얻어야 한다. 동북아에 불어닥칠 바람을 막아줄 국가는 미국뿐이다.

그렇다고 지금까지의 미국일변도의 한·미동맹은 지양해야 한다. 앞으로 한·미동맹은 군사동맹에서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으로, 지역동맹에서 위협중심동맹으로, 연합지휘형동맹에서 병렬식 공동지휘동맹으로 발전해야 한다.

우리사회는 요즘 '민족공조냐? 한미공조냐?'라는 당면과제를 안고 있다. 이 문제는 제로섬(Zero-sum)관계에 있다. 남한과 북한의 민족간 협력관계도 중요하지만 미국과의 동맹관계 역시 중요하다. 두가지중 어떠한 선을 설정해야 할 것인가는 앞으로 한·미관계에 있어서 중요한 변수가 된다. 아직까진 한·미공조쪽에 좀더 무게성을 실어야 할 것 같다. 이것은 '북한의 두얼굴'이라는 모습 때문이다. 북한은 함께 통일을 이룩해야할 민족의 모습과 주적의 모습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우리는 북한의 두 개의 모습을 다 같이 봐야한다. 아무리 통일이 좋아도 안보가 무너지면 통일이 없다. "오늘의 안보없이 내일의 통일은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되새기고 일단 안보기초를 닦으면서 대북관계를 개선시켜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