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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민간 대북지원 왜 필요한가 ? (이윤구 대한적십자사 총재)
장소 자유센터 자유홀
일시 2004년 2월 26일(목) 07:30 ~ 09:00
인사 이윤구 총재 (대한적십자사 총재)


'민간 대북지원 왜 필요한가'
지난해에 나온 한 국제 보고서에 따르면 이 지구촌의 가장 못사는 나라 가운데 일곱 번째로 바로 북한이 꼽혔다. 너무나도 가슴 아픈 현실이다. 우리의 반쪽인 북한이 어쩌다 이렇게 됐는가. 물론 이를 북한 당국의 잘못된 정치 탓으로 돌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설령 북한 동포들이 굶주리고 헐벗고 있는 게 북한 정권 때문이라고 해도 저들을 이 상태로 계속 방치하고 외면하는 것은 적어도 민족의 양심 차원에서 우매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최근 북한은 그야말로 갈 데까지 간 절박한 상황에 놓여 있다. 세계식량기구(FAO)가 경고했듯이 국제사회의 대규모 식량지원이 없을 경우 올 봄에 또 다른 식량난이 북한 동포들을 괴롭힐 것이다. 유엔은 북한의 식량부족분을 100만t 정도로 보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 이상이다. 기초의약품도 매우 부족해 외부의 지원이 절실하다. 우리한테는 흔한 간염백신도 북한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밖에 어린이용 내의, 장갑, 양말 등도 지속적인 지원이 요구된다. 올해 북한을 본격적으로 지원하지 않는다면 북한은 엄청난 곤경에 처할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는 정치적 입장이 있기 때문에 대북협상에서 주고받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민간운동의 입장은 다르다. 민간지원의 경우 아무런 조건과 이유가 없이 '퍼주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북한 동포는 우리의 동족이니까, 그리고 저들의 굶주림과 헐벗음은 곧 우리의 고통이니까 당연히 도와야 한다.

북한 정권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 같은 게 없을 수 없겠지만 감정은 감정이고 어떻게든 동포들을 살려놓고 보아야 한다. 북한도 바뀌고 있다. 베이징(北京) 6자회담을 보더라도 북한이 폐쇄가 아닌 개방으로 가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지난 1995년 민간 대북지원이 시작된 지 10년이 가까워졌다. 당시 종교인들이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을 만들어 이에 앞장섰다. 민족의 장래를 위해 정말로 큰일을 했다고 본다.

남북관계에는 얼키고 설킨 게 많아 정치적인 해결을 통해 북한을 돕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굉장히 어렵다. 이산가족 문제도 마찬가지다. 민간단체가 나서야 하는 이유는 다름 아닌 여기에 있는 것이다. 민간단체는 우리가 가진 것을 동족과 나눈다는 마음으로 지원에 나서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민족의 양심 앞에 떳떳하게 설 수 없다.

우리는 가진 것을 북한과 나누며 통일이 오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연맹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