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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한국 안보의 과거 현재 미래 (조성태 전 국방부장관)
장소 자유센터 자유홀
일시 2002년 8월 29일 07:30 ~ 09:00
인사 조성태 (전 국방부장관)

"기회.위기 병존... 확고한 안보태세 필요"

우리 민족은 지금까지 931회의 외침을 받았다 왜 이처럼 수난이 반복됐을까. 이와 관련해 반도국이나 약소민족의 숙명론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으나 역사적인 실례에 비추어 그것은 설득력이 없다. 우리 민족의 수난사는 바로 자신을 스스로의 힘으로 지키려 하지 않고 남에게 의지하려는 일종의 사대(事大)정신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한다.

우리에게는 영국의 노블레스 오블리제 (noblesse oblige)나 일본의 사무라이 정신 같은 상무정신이 부족했던 것 같다. 이 점이야 말로 한국 안보의 과거사에서 반성해야 할 대목이다. 눈을 현재로 돌려볼 때 우리는 기회와 위기가 병존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여기서 기회는 무엇을 말하는가. 한국안보의 4대요소 (한국, 북한, 미국, 주.러) 중 세 가지가 우리한테 유리해지고 있다.

첫째, 북한이 경제난, 체제갈등, 국제적 고립으로 인해 어떤 형태로든 변화가 불가피해지고 있다. 이제 획기적인 개혁.개방이나 외부지원이 없이는 회생이 불가능한 형편이다. 최근 전해지고 있는 부분적인 경제개혁조치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둘째, 러시아가 민주화되고 중국이 시장경제체제로의 발전을 가속화함에 따라 이들은 서서히 북한과 거리를 두게 됐다.

이는 냉전시대에는 꿈꾸기 어려웠던 일로 북한의 체제갈등과 고립화를 심화시키고 있다. 셋째, 미국이 유일 초강국으로 뿌리내린 가운데 한.미동맹체제가 더욱 공고해졌다. 그만큼 우리의 안보 입지가 강화된 것이다.

균형된 화해.협력정책으로 北韓변화 유도해야
21세기 동북아시대 '통일한국' 그 중심위치 기대

그렇다면 위기는 무엇인가. 역설적인 얘기지만 이 같은 3대 운이 바로 위기를 불러들일 수 있다는게 문제다. 해방 이후 지금까지 북한은 군사력 증강에 주력해왔다. 지금 이 순간 심각한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선군(先軍)정치'의 기치아래 재래식 무기는 물론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군 중심의 비상체제가 유지되고 있는 한 북한이 남한내 '혁명역량'이 성숙됐다고 오판할 경우 체제생존 차원에서 대남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은 엄존한다. 그렇기 때문에 확고한 안보태세로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균형된 화해.협력정책으로 북한의 변화를 적극 유도해야 한다.

지구촌 한 쪽에선 통합이 진행되고 있는가 하면 다른 쪽에선 분열이 확대되고 있다. 동북아 정세는 어떤가. 러시아는 머지 않아 완전한 의미의 민주화를 이룩할 것이며, 중국도 시장경제 도입을 통해 위민(爲民)정치를 빠르게 발전시켜나갈 전망이다.

남은 것은 북한뿐이다. 북한도 시대변화의 조류에 예외가 되기는 어렵다. 따라서 21세기 동북아에는 유럽연합(EU)이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체제와 같은 연합(union)의 시대가 도래할 가능성이 높다. 그 중심에는 정보화시대의 주자인 통일한국이 우뚝 설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는 이를 위해 세계 1등국가 건설, 무기체계 첨단화 등 부국강병정책 추진에 총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