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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한.미동맹은 지속돼야 한다 (김희상 전 국방대 총장)
장소 자유센터 자유홀
일시 2003년 1월 29일 07:30 ~ 09:00
인사 김희상 (전 국방대 총장)

"美 정책 활용하는 지혜 필요한 때"

오늘날 '유일 초강국' 미국과의 우호관계는 러시아, 중국을 비롯한 전세계 거의 모든 나라의 공통된 외교과제다. 하물며 북한 핵이라는 현실적 위협을 안고 민족통일의 길을 열어야 하는 우리에게 한.미동맹은 안보, 경제발전, 통일 등 어느 측면에서든 대외정책의 대들보가 아닐 수 없다. 미군의 한국주둔의 의미는 바로 여기에 있다.

한.미공조로 북한核 풀고 어려운 안보환경 극복해야
주한미군, 美의 한반도정책 상징... 억지력 대체 어려워

주한미군은 한.미 우호와 안보협력체제의 상징이다. 다시 말해서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지역에서 군비경쟁을 억제하는 균형추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특히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대한 미국의 관심과 결의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우리가 막대한 국방비를 투입, 주한미군의 전력을 대체한다 해도 그 상징성이 갖는 억지력은 대체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는 반미(反美)와 주한미군 철수를 외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과거의 중화 국제질서가 다시 부상하고 북한 핵문제가 핫이슈가 되고 있는 이 중요한 시점에 한.미 우호관계가 형행화(形骸化) 되고 양국간의 기본적인 신뢰가 동요되기 시작한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 간과해서는 안되는 사실은 이 같은 반미움직임이 미국에서는 자연히 염한( 韓) 정서라는 반작용으로 이어져 최근 언론을 중심으로 꾸준히 확산되고 있는 주한미군 철수론에 힘을 실어준다는 것이다.

혹자는 미국이 한국에서 챙길 것이 너무 많기 때문에 절대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탈냉전 이후 미국의 한국에 대한 이해관계는 달라졌다. 미국은 대중국 정책을 대전제로 아.태전략의 중심축인 미.일동맹을 보완하는 측면에서 대한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의 안보는 일본의 경우처럼 '결정적'(vital)인 것이 아닌 '필수적'(essential)인 것으로 표현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물론 미국에게 한국이 네 번째의 농산물 시장일 정도로 경제적 이해관계는 긴밀하다.

한편 이미 20년 전 '테러국'으로 지정된 북한이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을 노골화하자 부시(George W Bush) 미 행정부는 북한을 새로운 안보위협 요소로 인식하게 됐다. 대량살상무기(WMD)와 국제 테러리즘의 '결합'이라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북한정권은 자신의 아킬레스건이라 할 이런 문제들을 감추기는커녕 오히려 카드화 해 벼랑끝 전술을 구사해 왔다.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axis of evil) 발언은 이에 대한 외교적 압력으로서의 성격이 강하다. 21세기 동북아 대륙은 미.중 대결의 구도 아래 불안정성이 지배하고 있는 그 중심에 한반도가 있다. 더구나 우리 한국은 북한의 핵위협에 직면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중요한 것은 미국이 안보, 경제, 정보, 문화 등 전 분야에서 지구촌을 주도하는 팍스 아메리카나(Pax-Americana) 시대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따라서 우리의 길은 자명해 진다. 생존과 통일을 위해 한.미동맹의 지속 발전 외에 다른 선택이 있기 어렵다.

6.25가 끝난 지 반세기만에 자유민주주의 체제로의 통일의 기회가 오고 있다. 하루 빨리 민족적 고통과 국가적 오욕의 분단시대를 끝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시대변화에 맞는 올바른 대미관계를 정립해야 한다. '자주적 협력체제' 강화는 그 한 방도일 수 있다. 국가안보와 국민의 삶을 미국에 의존하던 체제로는 더 이상 우리의 자존심을 만족시킬 수 없고 국익을 추구하고 통일을 준비하는 데도 한계가 있게 마련이다. 미국의 정책의지가 우리의 국가목표에 반하지 않는다면 긴밀한 협력관계를 통해 그것을 잘 활용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향후 한.미관계는 일방적 의존관계에서 자주적 협력체제로 전환될 것이며 또 그래야 할 것이다. 미국과의 공조로 북한핵문제를 해결하고 작금의 어려운 안보환경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