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노멀 주인공 ‘알파세대’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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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1-08-02 15:54:23
  • 분류 : 자유마당

뉴노멀 주인공 알파세대주목하라

 

정태선(뉴스핌 공공정책부장)

 

 

 

초등학교 교육과정에 코딩이 있다는 건 다들 아시죠? 그런데 미술, 과학시간에도 태블릿을 이용해서 수업을 하더라구요. 저만해도 유아기때부터 유튜브를 보여주며 아이를 키웠거든요. 그래서 아이들에게 스마트기기를 활용하는 수업은 어찌보면 당연한 게 아닐까 생각해요.”

초등학교 방과 후 강사를 한 적이 있는데, 장래 희망을 물어보니까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다는 친구들이 많았어요. 지금 코딩을 배우는데 재밌다면서요. ‘영상 편집자’, ‘게임맵 디자이너등을 얘기하는 아이들도 있구요. 메타버스 건축가나 아바타 디자이너가 새로운 직업으로 뜬다던데, 실감이 났어요.”

요즘 10대가 어린이날 선물로 가장 받고 싶은 것 중 하나가 바로 편의점에서 구매할 수 있는 구글플레이 쿠폰이라고 해요. 온라인 게임 내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으니까요.”

온전히 디지털화가 된 21세기에 태어난 첫 세대 알파세대가 주목받고 있다. 알파세대(Generation Alpha)2011년 이후 태어난 세대를 말한다. ·유아 시절부터 인공지능과 모바일 등을 경험하며 자란 세대로 디지털 기술환경에 익숙하다. 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인공지능 스피커와 대화하거나 유튜브와 같은 영상매체를 자주 접해 기계를 친숙한 대상으로 여긴다. 호주 사회학자인 마크 맥크린들이 2008년에 처음으로 구분한 개념으로 알려져 있다. Z세대 이후 새로운 세대가 나타날 시기가 됐음에도 마땅한 용어가 없어 고대 그리스 알파벳의 첫 글자인 알파를 사용했다고 한다.

 

디지털 시대만 경험한 최초 세대 등장

미국은 세대별로 나눌 때 보통 6세대 정도 언급한다. 먼저 위대한 세대(The Greatest Generation)’. 이들은 1929년의 세계 경제 대공황과 세계 제2차대전을 겪고, 대부분은 냉장고, 에어컨, 전기와 같은 현대적 편익을 모르고 살았다. 항공기, 라디오, TV가 없는 시대를 기억하는 세대이기도 하다.

이어 1930년대에서 1940년대 중반 사이 태어난 말 없는 세대(Silent Generation)’. 성년이 되면서 재즈, 스윙(Swing), 가수 프랭크 시나트라,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미키마우스를 알게 됐다. 페미니즘 이전 세대라 여성은 가정주부이고 남편은 한 직장에서 일생을 바치는 세대, 말없이 일만 하던 세대다. 물론 마틴 루터 킹 목사의 흑인 인권 운동, 앤디 워홀, 클린트 이스트 우드의 영화, 존 레넌의 음악 등 저명인사도 있었지만 대다수는 말없이 사회적 규범을 따랐다.

뒤이어 베이비 붐 세대(Baby Boomers)’가 도래했다. 1945 ~ 1964년 출생자가 그들이다. 2차 세계대전 후, 전쟁에서 돌아와 결혼해 태어난 애들이 붐을 이룬 세대다. 이 세대는 둘로 구분된다. 월남전쟁 기간에 성년이 된 세대와 후기 부머 세대다. &, 비틀즈, 미니스커트, 바비인형 세대이고 첫 번째 TV 세대다. 사회적으로는 이혼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고 맞벌이 부모를 둔 첫 번째 세대이다. 대마초, 히피, 병역 기피, 취하고 노래하며 춤추는 이상 추구의 세대이기도 했다. 냉전과 싸웠고 1989년 베를린 장벽을 무너뜨리기도 했다.

이후 1970년대 태어나 컴퓨터를 사용하며 개성의 표현이 자유롭고, 물질적으로 풍요롭게 자란 세대를 ‘X세대라고 부른다. 개성이 뚜렷해 예측이 어렵다는 뜻으로 미지수 X를 따서 이름 붙였다. ‘열쇠세대라고도 불린다. 맞벌이 부모이므로 혼자 집으로 돌아와 문을 열고 들어가던 외로운 세대다. 이혼한 가정 혹은 직장에 매달려 있는 부모 밑에서 자라며 친구들과 거리에서 놀며 사회를 배웠다. 중고등학생 시절에 컴퓨터가 등장했고 안정된 직장과 가정보다는 자기 중심의 사색하는 형()으로 그 전 세대와는 달리 평생 직장개념이 사라졌다. 한편 음악 비디오가 출현한 시대에 자라서 MTV 세대라고도 불렀다. 전자 기타, 글램 록크, U2, 마돈나, 찢어진 청바지 등이 나왔다. 자라고 나서야 디지털 기술을 접해 디지털 이민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뒤를 이어 1980년 초에서 1990년대 말 태어나 컴퓨터와 전자기술이 뛰어난 ‘Y세대가 등장했다. 야후, 구글, 페이스북, 아이폰(iPhone) 세대다. 정보라면 때와 장소 가릴 것 없이 24/7(7, 매일 24시간) 접촉할 수 있는 환경에서 자랐으며, 모든 것이 즉시 처리되기를 원한다. 브랜드 충성도는 약하고 인터넷에 익숙하다. 언제 어디서 커뮤니케이션에 접하느냐에 따라 패션, 유행, 스타일 등이 융통성 있게 빨리 변한다. 이른바 디지털 원주민 (Digital Native)’이다.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 태어나 온라인을 통해 모든 것을 해결하는 ‘Z세대가 나타났다. 이들은 본격적으로 스마트폰을 활용하기 시작한 세대다. 이들은 컴퓨터와 휴대폰 없는 세상을 모른다. 디지털 통합세대다. 태어나고 자라면서 테크놀로지와 함께 하면서 생활 환경의 일부가 됐다. 어떤 브랜드를 원하는지 알고 있으며, 어떻게 구할 수 있는가도 알고 있다. 나노 컴퓨팅, 3D 프린트, 무인자동차를 사용할 세대로서 기술에 푹 젖은 세대, Techno(기술)Holic(빠짐, 중독)의 합성어로 테크노홀릭(Technoholic)’이라고도 한다.

2010iPad 등장 이후 출생한 세대를 알파(Alpha)세대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과도기를 겪은 Z세대와 달리 알파세대는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환경이 융합된 세계에서 나고 자란다. 놀이배움상호작용의 과정이 이전 세대와 확연히 다르다. ‘디지털 네이티브로 불리는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대 초 출생)가 스마트폰을 도구로 활용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능숙하게 소통했다면, ‘알파세대는 이들의 자녀로 날 때부터 디지털 기술환경 속에서 자라는 인류 최초 세대로 꼽힌다. 이들은 AI 스피커와 대화하면서 동화를 듣거나 정보를 탐색해 과제를 수행한다. 또 로봇과 친숙하게 소통하는 것이 가능해 그들의 감정에 반응하고 이야기를 수용할 줄 안다. 부모보다 가난한 세대로 불린 밀레니얼 세대와는 달리 알파세대는 그 어떤 분류보다 가장 부유하고, 가장 고학력이며 기술적으로 연결된 집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알파세대는 특정 지역에 국한하지 않는다.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개인화가 진행되고, 전 세계 불특정 다수의 콘텐츠를 흡수하면서 비교 대상이 증가하고 있다. 이를 통해 MZ세대와는 완전히 다른 가치관을 가질 수 있다.

 

Z세대보다 알파세대 주목하는 이유2025년 인구 4분의 1

매주 250만 명의 알파세대가 태어나고 있다고 한다. 매주 180만 명이 출생하던 Z세대보다 많은 것. 이대로라면 2025년까지 20억 명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전 세계 25% 이상을 차지하는 것이다.

밀레니얼 세대는 이제 가장 소비력이 강하다는 40대에 접어들고 있고, 그들의 자녀인 알파세대에게 지출하는 것을 아끼지 않는다. 현재 가장 나이가 많은 알파세대는 11. 이들을 사로잡는 브랜드는 밀레니얼 세대의 지출을 이끌어낼 수 있다. 이 때문에 일부 기업에서는 Z세대를 건너뛰고 알파세대를 주목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 새롭게 시작될 시대를 이끌어 갈 알파세대의 특징은 무엇일까. 인공지능과 로봇과 같은 진보한 기술에 매우 익숙하다. 알파세대는 인터넷과 IT 기술에 익숙한 1980년대 전후의 세대를 부모로 두고 있기 때문에 이미 태블릿이나 스마트폰, 인공지능 학습기를 통해 책을 읽고, 놀이해 왔다. 지난해 초등학교를 입학한 알파세대는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학습과 비대면학교를 경험한 첫 번째 주인공이 됐다. 코로나 이후 시대는 이전과 다른 뉴노멀시대로 가고 있다. 알파세대를 누구도 가보지 않은 뉴노멀을 이끌어갈 주인공으로 보는 이유이기도 하다.

알파세대는 디지털 세계의 일원이 되는걸 두려워하지 않는다. 현실과 가상을 구분하려는 과거 세대와 달리 그들은 디지털 기술과 함께 성장하고, 개인화를 이뤄낸다. 따라서 가상세계를 누구보다 더 현실적으로, 또 하나의 현실과 가상이 결합한 세계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허물고 살아갈 세대라는 것이다. 알파세대는 인공지능과 교류하면서 성장했다. 가상세계의 컴퓨터 객체와 대화하는 것도 일상이고, 그 안에서 직업을 갖거나 수익을 내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알파세대는 전자결제에도 익숙하다. 현금을 지갑에 넣는 것보다 핀테크 플랫폼에 나타나는 숫자를 자산으로 인식하고 이를 활용한 금융서비스를 찾을 가능성이 크다. ATM에서 현금을 출금해 지급하는 방식을 받아들일 수 없을뿐더러 은행 근처에도 갈 일이 없을 것이다. 은행이란 스마트폰 속 서비스를 가리키는 단어가 될 것이다.

특히 알파세대는 태어나자마자 온갖 디지털 기기에 접근하면서부터 생체인식을 시작했다. 이 때문에 지문, 얼굴, 홍채 등 알파 세대에겐 신체가 비밀번호다. 그들에게 비밀번호라는 개념은 생체인식을 보완하는 방법의 하나로 여겨질 것이다. 이는 모바일기기에 국한하지 않는다. 최근 아마존은 손바닥으로 신원을 인식하는 결제 스캐너를 자사 식료품점인 홀푸드마켓에 도입했다. 알파세대는 생체인식이 모바일기기의 잠금을 푸는 것만 아니라 결제와 인증을 비롯해 오프라인 소매점 서비스 이용에도 쓰이는 걸 보며 자랄 것이다.

 

디지털세상, 알파세대 사고력

기술의 발전과 함께 전문가들은 알파세대 이후 새로운 직업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한다. 어떤 직업이 등장하게 될지 정확히 예상할 수 없지만 디지털세상과 특히 가상세계를 익숙하게 받아들인 알파세대가 직업을 스스로 발굴하고,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 아이들의 장래 희망 상위권에는 운동선수, 프로게이머, 크리에이터가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집에 오면 의사, 판사, 검사, 공무원, 교사 등을 꿈꾸던 X세대 부모가 자꾸 게임 하지마라”, “유튜브 보지마라”, “공부해라고 한다.

틱톡과 인스타그램, 유튜브, 블로그, 전자책 등을 활용한 인플루언서가 지금처럼 각광받는 직업군이 될 줄 알았다면 우리는 무엇을 가르쳤을까. 알파세대에도 여전히 이런 직업이 좋은 직업군으로 남아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인공지능으로 가득 채워질 알파세대 세상에 인공지능을 대체할 수 없는 유일한 능력은 무엇일까. 스스로 깊이 생각하는 것. 그 생각의 지도를 생각 밖으로 끄집어내 예술 작품, 새로운 기술, 새로운 지식으로 완성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할 것이다.

알파세대가 성인이 되기까지 아직 10년 정도 남았다. 그동안 디지털에서 어떤 영향을 받느냐에 따라서 사회에서 알파세대 성향도 뚜렷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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