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Ⅰ] 북한 ICBM발사 도발-배경과 의도

  • No : 1761
  • 작성자 : 한국자유총연맹
  • 작성일 : 2017-07-31 16:17:24

북한 ICBM 발사…
미국 본토까지 타격 가능?
대기권 재진입 소형화 등 의문, 대미 무력시위 의도
문성묵 |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북한은 한·미정상회담이 끝난 지 사흘만인 7월 4일 오전 9시반경 대륙간탄도(ICBM)급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쏘아 올리는 도발을 감행했다. 그리고 그날 오후 조선중앙방송 특별중대보도를 통해 ICBM발사 성공을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사진은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이 ‘화성-14형’ 최종 조립현장을 시찰하는 장면.

북한이 올해 들어 12번째,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6번째로 미사일 발사 도발을 감행했다. 문재인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첫 한·미 정상회담이 끝난 지 사흘만인 7월 4일 오전 9시반경 대륙간탄도탄(ICBM)급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1발을 쏘아 올렸다. 그리고 그날 오후 조선중앙방송 특별중대보도를 통해 ICBM발사 성공을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나섰다.

‘ICBM 발사 성공’ 주장, 시애틀에 닿을 거리
우선 북한이 중대보도를 통해 주장하고 있는 내용을 살펴보면, “화성-14형이 4일 오전 9시(평양시간) 우리나라 서북부 지대에서 발사돼 예정된 비행궤도를 따라 39분간 비행해 조선 동해 공해상의 설정된 목표수역을 정확히 타격했다.” 또한 “화성-14형은 발사각을 최대한 끌어올린 고각으로 발사돼 최고 고도 2802km, 비행거리 933km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북한의 주장대로라면 지난 5월 14일 중장거리미사일(IRBM)인 화성-12형을 발사한지 불과 한 달 보름 만에 ICBM 발사에 성공했다는 얘기가 되는 것이다.
북한이 공개한 비행기록이 사실이라면 화성-14형을 정상 각도로 쏠 경우 사거리는 8000~1만km에 이를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이 지금까지 시험 발사한 탄도미사일의 사거리로는 최대치이다. 만일 화성-14형의 사거리가 8200km라면 북한 강원도 원산에서 쏠 경우 미국 서부연안 대도시 시애틀에 닿을 수 있는 거리다.
북한은 이날 김정은 참관 하에 화성-14형의 시험발사 성공을 밝히면서 발사과정을 담은 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사진에는 8륜 특장차에 탑재된 채 발사를 기다리는 화성-14형미사일과 발사 직후의 모습 등이 담겨 있다. 이날 시험발사에 동원된 발사차량(TEL)은 중국에서 제작된 WS15200이다.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목재운반용으로 6대를 도입해 미사일 발사차량으로 사용하는 WS15200은 2012년 김일성 생일 100주년 열병식과 2015년 노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에서 KN-08, KN-14 ICBM을 싣고 나타난 바 있다.

북한의 핵탄두 탑재 ICBM 개발 가능성은?
북한은 1990년대부터 ICBM 개발에 나섰다. 1998년 8월 발사된 대포동 1호가 원조 격이다. 당시 대포동 1호는 일본 북부 상공을 통과해 1500km 가량을 비행한 뒤 태평양에 낙하했다. 탄도미사일의 장거리 비행이 부분적으로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2006년 6월 대포동 2호의 발사 실패를 겪은 뒤, 2009년 광명성2호 로켓 그리고 2012년 12월 은하3호 로켓 발사에 성공하며 사거리 1만 3000km대 추진체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방부는 7월 5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고도와 비행거리, 속도, 비행시간, 단 분리 등을 고려할 때 ICBM급 사거리의 신형 미사일로 평가된다”며 “지난 5월 14일 발사한 KN-17(화성-12형)을 2단 추진체로 개량한 것으로 잠정 평가한다”고 보고했다. 일단 사거리 측면에서 보면 북한 미사일 수준은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북한은 소위 백두산 로켓이라 부르는 신형고출력로켓엔진 출력실험 장면을 공개하면서 성공했다고 대대적인 선전을 한 바 있다. 화성-12형은 이 신형 엔진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번에 사용한 엔진 또한 그 연장선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대기권 재진입 기술 확보 여부와 탄두 소형화 여부이다. 북한의 ICBM 대기권 재진입 기술 보유 여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할 것이나 미 국방부에서 이번 발사한 북한 ICBM의 말단에 재진입체가 있는 것으로 확인했고, 북한이 낙하지점에 정확히 떨어졌다고 주장하는 것을 감안한다면 지난해부터 실험했던 재진입 기술이 진일보한 측면이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앞으로 일정기간 실험을 반복한다면 고열에 견딜 수 있는 삭마기술과 장비를 확보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얘기다.
탄두 소형화 부분에 대해서도 현재로서 확정할 수는 없지만, 우리 국방부에서도 상당한 수준에 올라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를테면 북한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단·중거리 미사일의 경우 탑재 가능한 수준으로 발전했을 것이란 얘기다. 다만 미국 본토에 이르는 ICBM에 탑재할 만한 수준으로 소형화, 경량화 하는 데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지난해 9월 5차 핵실험 직후, 북한이 핵탄두를 소형화, 경량화, 표준화, 규격화하여 자기들이 보유한 모든 미사일에 장착이 가능하다고 주장한 바 있듯이 소형화가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전제하에 대비해야 한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남은 관문은 대기권 재진입을 성공하더라도 목표물까지 자세를 제어하면서 정확하게 유도하는 부분인데 이 또한 검증된 바는 없다. 그러나 재진입기술 발전과 함께 이 부분도 함께 진화하는 것은 시간문제라 할 것이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 의도와 배경
그렇다면 북한은 왜 이렇게 미사일 도발에 집착하고 있는 것일까? 이는 군사적 의도와 정치적 의도로 나눠 분석해야 할 것이다.
우선 군사적 의도는 미사일 완성도를 높여 핵무장력을 강화하려는 것이다. 핵무기란 탄두의 위력과 함께 이를 원하는 목표에 보낼 수 있는 운반수단이 구비돼야 한다. 이에 따라 북한은 다종의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 지대지미사일과 함께 지대함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사거리별 단거리 미사일로부터 중·장거리, 장거리 미사일까지 그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아울러 발사로켓 연료도 액체연료로부터 고체연료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이는 우리 킬 체인(Kill Chain) 공격을 최대한 회피하면서 발사의 기습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이동식 발사대 숫자를 늘리고 바퀴형에서 무한궤도형으로 전환하여 야지에서 발사능력을 높이려는 시도 또한 진행하고 있다. 미사일 완성도를 높여 자기들이 원하는 시기와 장소에서 어디든 날려 보낼 수 있는 역량을 구비하려는 목적이다.
북한이 미사일 역량을 높이려는 핵심 의도는 대남 군사적 우위를 유지하려는 것이다. 그래서 유사시 핵·미사일 전력을 사용하여 무력으로 적화통일을 시도하려는 불변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
정치적 의도도 가지고 있다. 우선 대내적으로는 김정은의 위대한 업적을 부각시키고 선전함으로써 주민들을 결속시키고 나아가 정권을 공고히 하려는 의도이다. 김정은이 핵·미사일에 집착하는 동안 북한은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김정은으로서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부당성을 부각시키는 한편, 자신은 국제사회의 그 어떤 부당한 압박에도 굴하지 않는 지도자임을 부각시키고 이를 통해 유일지배체제를 강화하려는 의도라 할 것이다. 최근 북한이 ICBM발사 성공을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연일 경축행사와 김정은 찬양을 이어가는 것은 바로 그러한 의도임을 엿보게 한다.
대외적으로는 특히 미국을 향해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고 자기들이 원하는 판을 만들라는 메시지를 보내려는 것이다. 김정은은 금년 1월 육성신년사를 통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ICBM 발사 준비가 완료됐다고 선포한 바 있다. 이후 북한은 각종 매체를 통해 수뇌부가 결심만 하면 언제라도 ICBM을 발사할 태세가 돼 있음을 누차 발표한 바도 있다.
그리고 드디어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한·미 첫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 핵문제를 최우선적으로 해결하기로 합의한 공동성명이 발표된 직후 미국의 독립기념일이라는 날을 선택해 ICBM 발사를 감행했다. 이는 미국을 향해서는 그 어떤 압박도 통하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고, 문재인 정부를 향해서는 미국과 함께 제재전선에 동참하는 한 대화는 불가함을 과시하려는 의도라 할 것이다. 김정은이 이렇게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는 배경에는 두 가지 신념이 자리 잡고 있는 것 같다. 하나는 미국이 군사적 옵션 운운하지만 결코 북한을 군사적으로 타격할 수 없을 것이고, 다른 하나는 중국이 절대 북한을 포기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다. 결국 미국과 중국의 생각이 다른 이상 북한을 극단적인 곤경에 몰아넣을 대안은 나오지 못할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 있는 듯하다.

북한 핵·미사일 문제 해결을 위한 과제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첫째, 북한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을 지키고 둘째,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만드는 일이다.
첫 번째 과제를 위해서는 먼저 미국의 핵우산과 확장억제 조치를 통해 북한 핵·미사일을 억제하는 일이다. 우리는 핵무기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부득불 미국의 전략자산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사드를 배치하는 일은 그 첫걸음이다. 그런 차원에서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연합 억제력을 고도화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아울러 미국의 주요 전략자산들이 한반도에 적시에 전개할 수 있도록 해 이러한 한미연합 억제력이 북한에 정확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전략소통(SC : Strategic Communication) 또한 강화해야 한다.
이와 함께 우리 군은 한국형 3축 체제(Kill Chain, KAMD, KMPR)의 조기 구축을 통해 자위적인 역량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 이는 짧은 시간에 많은 예산이 집중 투입돼야 성사 가능한 일이다. 그러기에 국민의 적극적인 성원이 긴요하다. 이로써 북핵·미사일 무용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두 번째 과제를 위해서는 북한으로 하여금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안 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지금까지 보여준 북한 입장을 감안할 때 스스로 핵을 내려놓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러기에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에 대해 핵 포기를 강요해야 한다.
지금까지 나온 유엔 안보리 결의만으로는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가 계속 비협조적이기 때문이다. 미국도 중국의 조치에 실망하면서 세컨더리 보이콧을 비롯한 독자적인 제재조치에 돌입한 상황이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느슨해질수록 북한은 더욱 오만하게 미사일 발사도발을 늘려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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