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칼럼] 안보를 위한 국론통일이 시급하다

  • No : 1812
  • 작성자 : 한국자유총연맹
  • 작성일 : 2017-11-02 15:12:01

안보를 위한

국론통일이 시급하다

이영일 | 한중정치외교포럼회장, 11·12·15대 국회의원

  


국민 안보불안 심리의 확산

문재인 대통령은 10월 10일 미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국회동북아평화협력 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접견한 자리에서 “정부가 현 시점에서 안보를 위해 딱히 할 일이 별게 없다”고 말했다. 지난 7월 유럽 20개국 정상회담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 국무회의 석상에서도 정부가 현재의 내외정세 속에서 상황을 타개할 능력이 없다고 자탄하는 발언을 했다.

강대국 정치에 휘둘리고 있는 한국 대통령의 입장에서 솔직한 심정을 토로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그런 생각이나 느낌이 있더라도 함부로 발설해서는 안 된다.

대통령의 무력감이 내치외교에 미칠 엄청난 파급을 고려해야 한다. 더욱이 현 시점은 각도를 달리해서 생각한다면 국가안보가 6·25전쟁 이후 최악으로 치닫고 지금만큼 국민적 지혜를 짜내고 국력결집의 필요성이 절실할 때도 드물 것이다.

한국은 그간 주한미군의 밀착방어(Close Deterrence)와 재래전 무기의 대북우위를 유지하면서 안보문제가 심각한 우려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북한이 전체 주민을 굶겨가면서, 온갖 수단을 다해 벌어들인 외화를 쏟아 부으면서, 국제사회의 강도 높은 제재에 맞서면서 핵과 미사일 전력을 확보함으로써 한국 안보가 최악의 위기 상황을 맞고 있다. 바꾸어 말하면 한·미연합안보체제가 위협받는 상황을 맞고 있는 것이다.

김정은의 목표는 미국 본토를 공격할 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할 능력만 보유하면 대미협상을 통해 미국이 ①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케 함으로써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없애고 ②미국을 상대로 한국의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함으로써 주한미군의 존재 명분을 약화시켜 미군철수를 요구, 한미연합방위체제의 와해를 추구하며 ③남북한 간에는 북한이 주도하는 연방제를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한·미연합방위체제를 무너뜨림으로써 북한 주도의 적화통일을 달성할 여건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북한의 이러한 기도에 대해 미국은 어느 경우에도 북한을 핵 보유국가로 인정치 않을 것이며, 북한의 핵 공격을 저지하기 위해 미국의 전략자산을 이용하는 확장억제전략으로 한국 안보를 보장하고, 북한이 비핵화협상에 끝까지 응하지 않으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압박을 강화하는 동시에 필요시 군사조치까지도 불사한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안보를 위해 별로 할 게 없다는 대통령의 발언은 실로 통탄치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 안보의 장래를 북한이나 미국의 처분에 맡긴 채 손 놓고 있을 수밖에 없다는 말로 들리기 때문이다. 국민들 가운데는 안보 전망이 불투명하고 불안해짐에 따라 방독면을 사둔다거나 비상식량을 비축해야한다고도 하고 해외이주를 모색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퍼지고 있다.

더욱이 전투와 무관한(Noncombatant) 미국시민들의 연례적인 소개훈련도 여느 때와 달리 민심을 자극한다. 이와 더불어 독자적인 핵무장이나 전술핵무기 도입에 대한 긍정여론도 60%대에 이른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국론분열

국민들이 느끼는 안보불안 심리는 그것이 불안으로 그치지 않고 심각한 국론분열을 유발한다.

최근 서울 한복판에서 소위 촛불시위의 주동세력으로 알려진 몇몇 단체들이 격렬한 반미시위를 벌였다. 또 지난 10월 14일 미 해군창설기념리셉션이 열린 부산 해운대 그랜드호텔 앞에서 시위꾼들이 몰려가 “전쟁도발자 미국은 이 땅에서 나가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격렬한 시위를 벌여 행사에 참여하던 미군 장성들을 실소케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자기를 대통령에 당선시킨 촛불시위를 촛불혁명으로 미화한 후 반미시위는 빈번, 격렬해졌고 정부는 이를 방치하고 있다. 이에 격분한 재미동포 일부가 문재인 대통령의 안보관을 친북적인 것으로 묘사한 플래카드를 들고 백악관 앞에서 시위를 벌인 사진이 모바일 인스턴트 메신저 ‘카카오톡’에 나돌고 있다.

11월 7일로 예정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앞둔 시점에서 국론이 이처럼 분열되는 것은 실로 우려스럽다.

문재인 대통령은 안보를 위해 정부가 할 일이 별게 없다고 했지만 할 일이 너무 많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월 한·미정상회담 직후 한국이 평화를 위한 대화외교의 운전석에 앉겠다고 말했는데 그 발언은 이미 실종된 것 같다. 바야흐로 주변정세는 안보위기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미국, 중국, 북한이 나름대로의 대안을 내놓고 자기들의 전략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외교심리전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한국 정부는 압박과 대화라는 말 이외에 전망 있는 독자대안이 무엇인지 불분명하다.

정부는 한·미 간에 물샐틈없는 공조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하지만 미국이 구상하는 군사조치에 대해서는 어떤 정보도 공유하지 못하고 있다고 합참의장은 국회에서 증언했다. 한반도의 장래에 관한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의 빅딜구상을 놓고도 국민적 우려는 크다.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문제도 남북한 간에 목표와 방향이 다르고 한·미, 한·중 간에도 견해의 차이가 있다. 우리 아닌 남들이 우리 운명을 결정할지도 모를 상황 속에서 정부가 보이는 속수무책은 국민을 불안케 하고 국론을 분열시킨다.


안보 관련 국민의 뜻 모으는 일 시급

현 시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시급히 해야 할 일은 한국의 안보에 관해 국민들의 뜻과 지혜를 모으는 일이다. 한반도 비핵화의 내용, 목표와 방향에 대해서도 국민적 공감을 확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탈원전 문제에 대해서만 국론을 모으려하지 말고, 독자적인 핵무장여론에 대해서도 그 실현가능성과 효용성에 대해 국론통일이 절실히 필요하다.

한·미 간에 정상회담을 통해 조건부로 합의했다는 전시작전권전환 문제(정부에서는 환수라고 함)도 꼭 이 시기에 들고 나와야 할지를 놓고도 국민적 합의가 절실히 요청된다. 국론통일 없이 국론분열이 심화되는 상황을 이대로 방치하고는 안보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촛불시위 주도 세력 가운데 탈미(脫美)자주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미국 대통령의 한국 방문을 앞두고 공공연히 반미시위를 벌이는 것을 정부는 용납해서는 안 된다.

한국 안보의 실질적 방패요 담보인 주한미군의 철수를 외치는 시위가 서울 한 복판에서 아무 제지 없이 되풀이 된다면 주한미군의 사기는 저하될 것이고 한미동맹의 강화나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놓고 미국여론의 지지를 얻기가 매우 어려워질 것이다.

현 시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안보논의를 적폐로 보지 말고 대통령선거에서 자기를 지지하지 않았던 유권자들도 적극 포용하는 자세를 가져야한다. 안보를 위해 촛불세력과 태극기세력의 통합을 추구, 국론통일을 주도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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