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화성-15호’ 발사, ICBM 개발 성공했나?

  • No : 1850
  • 작성자 : 한국자유총연맹
  • 작성일 : 2017-12-29 09:57:25

북한 ‘화성-15호’ 발사,
ICBM 개발 성공했나?
‘재진입, 종말단계 유도, 탄두 소형화’ 논쟁…
완전한 ICBM으로 규정 어려워
김열수 |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


김정은은 11월 29일 화성 15형을 발사한 후 “국가핵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 로케트 강국 위업이 실현되었다”고 했다. 이 말에는 북한이 핵무장을 달성했기 때문에 추가적인 실험이 필요 없다는 뜻과 함께 올해 부터 당당하게 핵 미사일 강대국으로 대화에 나서겠다는 의미가 숨어있다. 사진은 지난 11월 29일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화성-15’ 시험발사 모습.

‘화성-15호’ 시험 발사, 미 워싱턴 사거리…
북한은 2017년 11월 29일 새벽 3시 17분, 평안남도 평성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인 화성 15형을 고각으로 시험발사했다. 화성 15형은 최대 고도 4475㎞를 기록했으며 53분간 950㎞를 비행하여 일본 배타적 경제수역(EEZ)에 떨어졌다. 정상각도로 발사할 경우 최대 사거리는 미국의 워싱턴에 도달할 수 있는 1만 3000㎞ 정도로 추정됐다.
사실 북한은 2017년 5월부터 기존의 미사일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기 시작했다. 사거리가 5000㎞를 넘는 중·장거리 미사일이었다. 북한은 지난 5월 14일 평북 구성에서 화성 12형을 고각 발사했다.
최대고도 2111.5㎞, 비행거리 787㎞를 기록한 화성 12형은 30분 11초를 비행했으며 대기권 재진입 이후에도 텔레미터(telemeter)를 통해 지속적으로 지상 관제센터에 데이터를 송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성 12형은 주 엔진에 4개의 보조 엔진을 장착한 1단 추진체의 일체형 미사일이었으며 액체연료가 사용됐다.
북한은 화성 12형을 정상각도로 두 번이나 시험 발사했다. 첫 번째는 8월 29일 5시 57분 평양 인근의 순안비행장에서 발사했다. 최대 고도는 550㎞였으며 15분간 2700㎞를 비행해 일본의 홋카이도 상공을 통과한 후 동태평양에 떨어졌다.
두 번째는 9월 15일 6시 57분에 순안 비행장에서 발사했고 최대고도
770㎞를 기록했으며 19분간 3700㎞를 비행했다. 만일 연료를 가득 채워 정상각도로 발사한다면 사거리는 5000㎞ 정도로 추정된다.
북한은 2017년 7월 평북 구성과 자강도 무평리에서 각각 1발씩의 화성 14형이라는 ICBM급을 시험 발사했다. 첫 번째는 7월 4일 오전 9시 40분 발사했는데, 최대 고도 2802㎞를 기록했으며 39분간 933㎞를 비행했다. 이것을 정상각도로 발사한다면 사거리는 최소 8000㎞로 추정된다.
두 번째는 7월 28일 밤 11시 41분 발사했는데, 이때 최대고도는 3724.9㎞를 기록했으며 47분간 998㎞를 비행했다. 만일 정상각도로 발사했다면 사거리는 최소 1만㎞로 추정된다. 이렇게 되면 미국의 중서부까지 타격 범위에 들어간다.
화성 12형-14형-15형의 비교
화성 12형과 화성 14형의 가장 큰 차이점은 추진체였다. 화성 12형의 추진체는 한 개였다. 즉 1단 추진체로만 발사 및 비행했다. 백두산급 엔진 1개와 보조 엔진 4개가 장착됐다. 화성 14형은 2단 추진체로써 1단 추진체는 백두산급, 2단 추진체는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엔진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두 번째 화성 14형 발사 이후 발사단계, 비행단계, 그리고 종말단계에서 정확성, 신뢰성, 안정성 등이 확인됐다고 했다. 북한은 단 분리도 잘 됐고 유도 및 자세 조종도 잘 됐으며 대기권 진입도 잘 됐다고 발표했다.
화성 15형은 화성 14형과 5가지 차원에서 차이가 난다. 첫째, 1단 추진체에서 차이가 난다. 화성 14형은 백두산 엔진 1개와 보조엔진 4개를 1단 추진체로 사용했지만 화성 15형은 보조 엔진 없이 백두산 엔진 2개를 1단 추진체로 사용했다.
둘째, 2단 추진체에서 차이가 난다. 화성 14형은 2단 추진체가 1단 추진체와 확연히 구분되나 화성 15형은 1, 2단 추진체가 겉모습으로는 전혀 표가 나지 않을 정도였다. 환언하면, 적어도 2단 추진체가 화성 14형의 2단 추진체보다 크다는 것인데 이는 화성 15형의 2단 추진체의 성능이 그만큼 더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셋째, 탄두에서 차이가 난다. 화성 14형은 탄두가 뾰족한데 화성 15형은 뭉툭하다. 탄두가 뾰족하면 재진입은 쉬울 수 있으나 재진입 과정에서 속도가 빨라져 진동이 많이 생기고 되고 그렇게 되면 비행 방향이 달라질 수도 있다.
그러나 탄두가 뾰족하면 속도는 느려지나 그만큼 비행의 안정성이 보장된다. 미사일 선진국 대부분이 ICBM의 탄두를 뾰족하게 만드는 이유이다. 또한 화성 14형의 탄두는 1개 밖에 싣지 못하나 화성 15형은 끝이 뭉툭하기 때문에 수 개의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다.
넷째, 미사일의 길이와 지름에서 차이가 난다. 화성 14형은 미사일의 길이가 19m인데 비해 화성 15형은 21m로 2m 더 길다. 또한 지름도 화성 14형은 170㎝인데 반해 화성 15형은 200㎝로써 30㎝ 더 길다. 그만큼 연료를 더 실을 수 있어 사거리가 늘어나게 된다.
다섯째, 이동식 차량에서 차이가 난다. 화성 14형은 8축 16륜이었으나 화성 15형은 9축 18륜이었다. 북한은 화성 15형의 이동식 차량을 자체 개발했다고 밝혔다.
여전히 의문이 남는 화성 15형
화성 15형을 완전한 ICBM으로 규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북한은 화성 15형 발사 후 이것이 “화성 14형보다 훨씬 우월하며 완결단계에 도달한 ICBM”이라고 하면서 “재진입 시에도 탄두의 믿음성이 재확인됐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몇 가지 의문이 남는다. 재진입 기술, 종말단계에서의 유도, 그리고 탄두의 소형화를 두고 논쟁이 있기 때문이다.
화성 15형은 고각으로 발사됐다. 80도 이상의 고각으로 발사돼 대기권에 재진입하는 것과 35도 정도의 각도, 즉 정상각도로 발사돼 대기권에 재진입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많은 차이가 있다.
북한이 작년 8월 29일, 화성 12형을 정상각도로 발사했을 때 탄두가 대기권에 재진입하는 마지막 장면이 아주 멀리 떨어진 카메라에 우연히 포착됐다. 재진입하던 탄두가 세 조각으로 갈라져 떨어져 나간 장면이었다. 이를 두고 일본 언론은 대기권 재진입 실패로
규정했다.
9월 15일 두 번째 정상각도로 발사된 화성 12형의 재진입에 대한 영상 자료는 없다. 따라서 두 번째의 화성 12형의 대기권 재진입 성공 여부를 객관적으로 알 수 없다.
화성 14형이나 화성 15형은 화성 12형보다 멀리 날아가는 ICBM급이다. 그러나 아직 정상각도로 발사된 적이 없어 재진입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 이르다. 특히 고각으로 발사된 화성 15형이 대기권 재진입에 실패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있다. 이런 연유로 화성 15형을 ICBM으로 호칭하지 않고 ICBM급으로 부르고 있는 것이다.
ICBM급으로 부르는 두 번째 이유는 종말 단계에서의 유도의 정확성이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통상 미사일 기지국은 미사일 탄두부분에 부착되어 있는 텔레미터라는 계측장비를 통해 전송되는 풍압, 풍속, 내외부 온도, 비행 방향 등과 관련된 정보를 획득한다.
종말단계에서 미사일이 정확하게 유도되는지 여부도 이 계측장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텔레미터로부터 오는 정보는 통상 통신위성을 통해 전송받을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은 통신위성이 없다. 만일 낙하지점 부근에 북한의 선박이 있다면 그 선박을 통해 정보를 전송할 수 있으나 그렇지 않을 경우 확인할 방법이 없다.
세 번째는 핵무기의 소형화 여부인데 이것은 논쟁이 있을 수 있다. 북한이 9월 3일 제6차 핵실험을 하기 직전 장구모형, 또는 땅콩껍질 모형의 수소탄 모형을 공개했다. 장구형 핵폭발 장치는 1m 크기였고 전선으로 연결된 기폭장치는 둥근 이중 냄비형이었다. 이 정도면 핵탄두 500㎏ 정도를 실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었다. 화성 14형의 탄두 부분에 들어갈 수 있는 크기였다.
핵탄두를 소형화하는 이유는 탄두를 미사일에 탑재해 멀리까지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핵무기 강대국들은 핵탄두를 소형화하면서도 위력은 더 키우는 방식으로 핵무기를 발전시켜 왔다. 강대국이 개발한 소형화된 핵탄두 재원을 보면 미국 110㎏(위력 150㏏), 러시아 255㎏(200㏏), 중국 600㎏(200∼500㏏), 인도 500㎏(12㏏) 등이다.
북한의 제6차 핵실험 이후 국회 국방위에 출석한 국방부장관도 “북한이 6차 핵실험을 통해 500㎏ 밑으로 소형화·경량화 능력을 갖춘 것으로 추정한다”고 했다. 따라서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는 어느 정도 달성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화성 15형의 탄두 부분은 화성 14형보다 크고 크기도 뭉툭하다. 다탄두를 장착할 수도 있지만 탄두 1발만 장착하는 단탄두일 경우 장착할 수 있는 탄두의 무게는 700㎏에서 1000㎏ 정도까지이다. 이것이 던지는 의미는 핵탄두를 500㎏ 이하로 소형화하지 않더라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현재 스커드 및 노동 미사일의 탄두 중량은 700㎏~1000㎏이다. 따라서 이 탄두를 소형화 할 필요 없이 그대로 화성 15형에 사용하면 된다는 뜻이다. 화성 15형 발사 이후 북한이 발표한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초대형 중량급 핵탄두 장착이 가능”하다는 언급도 주목할 만하다.
2018년 추가 실험 - 위장 평화공세 가능성 높아
2018년 북한은 전략적 도발을 지속할 수 있다. 북한은 태평양 상의 공중이나 수중에서 제7차 핵실험을 할 수도 있다. 또한 북한은 2017년 8월 23일 김정은이 화학재료연구소 방문시 그림으로 공개했던 화성 13형과 북극성 3형을 시험 발사할 수 있으며 화성 14형과 화성 15형을 정상각도로 발사할 가능성도 있다.
다른 한편으로 보면, 북한이 도발을 접고 대화에 나설 수도 있다. 북한의 김정은은 11월 29일 화성 15형을 발사한 후 “국가핵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 로케트 강국 위업이 실현되었다”고 했다. 이 말을 긍정적으로 해석해 보면, 북한은 핵무력과 로켓트 강국 위업이 달성됐기 때문에 추가적인 실험이 필요 없다는 뜻이다. 따라서 올해부터는 당당한 핵미사일 강대국으로서 대화에 나서겠다는 의미가 숨어있기도 하다.
김정은은 2018년 신년사를 통해 ‘당당한 핵미사일 강대국이 되었다’고 선포하면서 위장 평화공세를 전개할 가능성이 있다.
북·미 평화회담, 핵군축 회담, 남북 교류 및 인도주의적 회담 등을 하자고 주장하면서 한국과 미국을 이간시키고 한국 국민을 이간시키며 여론을 분열시키려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사실 중장거리 미사일의 성능 여부를 논하는 것은 한국의 입장에서 보면 사치일 수도 있다. 한국에 대한 위협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미 북한은 한국을 대상으로 한 스커드계열과 노동 계열을 실전배치해 두고 있기에 여기에 대한 빈틈없는 대비가 필요하다. 또한 대화 국면시의 위장 평화공세에 대한 대비도 철저히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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