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방정식 같은 무역전쟁 어떻게 풀어야할까?

  • No : 1948
  • 작성자 : 한국자유총연맹
  • 작성일 : 2018-04-03 16:13:35


복합방정식 같은 무역전쟁 어떻게 풀어야할까?

유럽연합과 중국 등 세계 각국의 트럼프발 보호무역주의 대응 

김치형 – 한국경제TV 기자 


미국이 25%의 철강관세 부과를 선언하며 글로벌 시 장에 무역전쟁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미국은 무역확장 법 232조를 들어 자국의 안보를 위협한다는 판단 하에 모든 수입 철강 제품에 25%의 관세를 일괄 부과하겠 다고 나선 것이다. 더구나 캐나다와 멕시코를 면제국에 포함시키고 다른 나라들도 얼마든지 협의가 가능하다 며 며칠 뒤 호주를 면제국에 추가했다. 다분히 전략적인 행보로 다른 국가들은 이번 미국 의 철강관세 부과 조치를 해석하고 있다. 당장 우리나 라 철강 관련 기업들은 더 이상 미국과 교역을 하지 말 라는 것과 같다며 정부가 나서 이 문제를 해결해 달라 고 요구하고 있다. 이미 덤핑관세는 물론 상계관세까지 철강 분야에서 내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로 25%의 관세가 부과되면 사 실상 사업을 접어야한다는 주장이다. 정부도 적극적으 로 미국 정부 관계자는 물론 통상 분야 대표들과 접촉 점을 넓히며 한국이 면제국에 포함되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쉽지 않은 모양새다. 결국 철강관세 면제 여부를 미국은 현재 진행 중인 한·미 자유무역협정 (FTA) 개정 협상과 연계해 풀어가려 하기 때문이다. 미 국은 철강관세 면제를 해주면 아마도 한·미FTA에서 그에 상응하는 우리측의 양보를 받아내려 할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어떻게 면제국이 됐나? 캐나다 멕시코가 이번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 부 과 국가에서 빠졌지만 미국은 향후 북미자유무역협정 (NAFTA) 재협상 상황에 따라 두 나라를 추가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물론 관세 부과국에 이들을 포함하 고 안하고는 미국의 의지 문제지만 그리 쉽지만은 않 아 보인다. 실제 미국이 NAFTA 재협상이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이들 두 나라를 관세폭탄 대상에 포함할 수도 있다는 발언을 하자마자 양국은 모두 매우 강하게 즉각 보복 방침을 천명했다. 알데폰소 과하르도 멕시코 경제장관은 “정치적으로 가장 민감한 미국산 제품을 타겟으로, 정확하게 그런 제품들만 보복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 는 그렇게 대응할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으며 미국 의 행동을 보고 우리의 대응방안을 밝히겠다”고 말하 기도 했다. 캐나다 역시 마찬가지다.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캐나 다 외무장관은 “미국이 캐나다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수입제한 조치를 한다면 즉각 대응 조치에 나설 것이다”고 언급한 것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미국에 철 강제를 가장 많이 수출한 나라는 캐나다로 16.1%를 차 지하고 있으며 멕시코는 9%로 4위를 그리고 우리나라 가 10.2%로 3위를 달리고 있다. 이들이 이렇게 당당하게 나설 수 있는 미국의 약한 고리는 무엇일까? 멕시코는 옥수수, 대두, 돼지고기 등 미국산 농산 물을 전세계에서 3번째로 많이 수입한다. 특히 애리 조나나 텍사스주 등은 주 전체의 수출액의 40% 가량 을 멕시코에 의지하고 있다. 멕시코는 실제로 미국의 NAFTA 개정협상 등의 움직임이 보이자 옥수수를 비 롯한 농산물 수입선 다변화에 나서며 미국을 압박했다. 이런 움직임은 애리조나 등의 지역신문을 자극했고 이 들은 “NAFTA가 철폐되면 옥수수 시럽 등의 멕시코 수 출길 막히고 최대 6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 을 것”이란 우려를 쏟아냈다. 더구나 이들은 미국산 자동차에 고율의 관세 카드를 꺼낼 수도 있다는 말도 서슴지 않고 내뱉고 있다. 캐나 다의 방식은 멕시코와 조금 다르다. 일단 미국의 이런 무역 보복의 근거인 미국 내 수 입 제한 조치 등과 관련된 법규를 문제 삼고 있다. 통 상규정에 들어맞지 않는 미국 내 법 가운데 그간 애매 한 상태로 용인돼 왔던 법규들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 는 것이다. 더불어 무기구매 등도 협상과 압박의 도구로 활용한 다. 실제 캐니다 항공기 제작사인 봄바르디에를 대상으 로 미국이 300%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자 미국 보잉 사가 만든 전투기 구매계획을 백지화 해버렸다. 무역 전쟁 불사한 유럽연합과 중국 유럽연합 역시 보복관세로 맞서고 있다. 멕시코가 정 밀 타격이라면 유럽연합은 융단폭격에 가깝다. 유럽연 합이 작성한 미국에 대한 보복관세 품목은 총 10페이 지에 달하며 쌀, 오렌지주스 등 농산물을 비롯해 오토 바이, 가전뿐 아니라 의류까지 광범위하다. 미국 언론 들은 이런 유럽연합의 보복관세 품목에 부과될 보복관 세 규모가 28억 유로 우리 돈으로 3조 7000억 원에 달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유럽연합은 미국의 관세부과 상 황을 봐가며 순차적으로 이들 품목에 대한 보복관세를 확대해 가겠다고 밝혔다. 중국의 카드는 조금 더 다양하다. 물론 다른 나라들 처럼 보복관세가 제일 먼저 언급된다. 첫 번째로는 대두와 소고기다. 미국산 대두의 60%를 중국이 수입한다. 중국은 대두 수입을 미국이 아닌 브 라질이나 아르헨티나로 바꿀 뜻을 내비친다. 두 번째 카드는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첫 방 중 선물로 내놓은 2,500억달러에 달하는 투자계획 백 지화이다. 세 번째는 미국 국채를 내다파는 것이다. 중국이 현 재 보유한 미국 국채 규모는 1조 1465억 달러. 미국이 발행한 국채 14조 5000억 달러의 약 8%에 해당한다. 2001년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 규모는 700억 달러에 불과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 은 미국채의 보유 규모를 크게 늘리며 10년간 보유량 이 16배나 증가했다. 사실 중국과 미국은 이 기간 동안 미묘한 동거관계 를 유지해 왔다. 미국에서 발생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확대되고 급격한 글로벌 경 기침체를 가져왔다. 미국은 이런 위기를 돌파하기 위 해 마구 달러를 찍어냈다. 실제 이 기간 미국이 국채 발행 등을 통해 시중에 푼 자금 규모가 무려 4조 달러 에 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러화 가치가 급락하 지 않은 것은 중국이 미국 국채 보유량을 크게 늘린 탓 (?) 아니 덕이다. 그렇다고 중국이 일방적으로 미국에 은혜(?)를 베푼 것은 아니다. 이렇게 중국이 방어해 준 달러 가치가 미 국인들의 중국 제품에 대한 소비력을 어느 정도 유지 해 주었고 이것은 결국 중국산 제품의 미국 수출이 확 대되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최근 양국이 무역을 놓고 벌이는 신경전은 이런 미묘한 공생관계에도 영향을 미치는 듯하다. 일단 지난 3월 15일 미 재무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 은 올 1월 167억 달러의 미국 국채를 매각했다. 이는 14 개월 래 중국이 월간 기준으로 미국 국채를 매각한 최 대 규모이다. 더구나 이 시기는 미국이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세이프가드를 발동하고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 한 보복관세를 언급하던 시기이다. 중국이 미국에 보 낸 일종의 경고 사인으로 해석할 수도 있는 대목이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이런 중국의 움직임이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올해 트럼프 대통령은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발표한 상태로, 이를 위해서는 지난해 보다 2배가 증가한 1조 달러의 국채를 발행해야하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카드는 중국이 다른 나라와의 외교나 무역 관계에서 갈등을 겪을 때 종종 사용하는 카드인데, 바 로 불매운동이다. 13억 인구가 가진 구매 파워를 이용 해 종종 상대국을 압박한다. 특히 이 카드는 정부가 직접 나서지 않음으로써 살 짝 한발 뒤로 빠지며 방관자적 자세를 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더 효과적일 때가 있다. 우리가 사드배치로 곤 혹을 치룬 것도 이와 유사했다. 마지막으로 중국이 거의 독점적으로 가지고 있는 희 귀광물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희토류를 비롯해 17가 지 광물이 여기에 해당되는데 이들 광물들은 핸드폰과 디스플레이, 원자력전지의 주요 재료이다. 미국과 무역자유 진영의 싸움 개별 국가들의 대응도 대응이지만 사실 최근의 글 로벌 무역시장은 미국과 미국의 보호무역에 대응하는 무역자유 진영의 싸움으로 전개되는 양상이다. 유럽 최대의 경제국인 독일이 미국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 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독일과의 연대의사를 밝혔다. 또한 아르헨티나도 역시 “자유무역에 따른 이득을 유 지하기로 한 함부르크 공동 성명의 문구를 유지하기 로 합의하는 게 우리의 목표”라며 반 트럼프 기조를 내비치고 있다. 지난해 7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개최된 G20 정상회 의에서 기후협약은 물론 자유무역에 대한 공동성명을 채택하려 했지만 자국우선 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대통 령 때문에 절충점을 찾지 못했다. 국제 공조와 함께 국제무역기구인 세계무역기구 (WTO)를 활용하는 방안도 각국이 내놓는 카드이다. 내수 시장이 중국, 유럽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우 리나라는 무역보복보다는 국제적 공조에 더 공을 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미 김종훈 통상교섭 본부장은 세실리아 말 스트 롬 EU 통상 집행위원을 만나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 조 조치의 문제점에 대한 향후 공동대응 방안을 논의 했다. 그리고 WTO 통상장관회의(3.19-20 인도 뉴델 리), G20 재무장관회의(3.19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 레스) 등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더불어 우리나라는 외환개입 내역을 공개하겠다는 방침도 정했다. 미국은 매년 두 차례에 걸쳐 환율정책 보고서를 내는데, 환율조작국으로 분류될 경우 미국의 해외민간투자공사(OPIC)의 신규자금 지원이 금지되고 미국 정부와 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해야 하는 또 다른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그간 환율조작국 지정 전단계인 관찰대 상국에 이름을 올려왔기 때문에 향후 통상 분야에 또 다른 빌미를 제공하지 않기 위해 이번에 환율시장 개 입 내역을 공개키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다른 국 가들이 하는 것처럼 한 두달 시차를 두고 개입 내역을 공개하는 방안이 유력해 보인다. 글로벌 무역전쟁의 역학관계는 매우 복잡하다. 그래 서 이 글 서두에 복합방정식 같다는 표현을 썼다. 하 지만 실제 복합방정식이라면 무역전쟁보다 풀이가 비 교적 쉬웠으리라 생각한다. 사람마다 문제풀이 방식이 조금은 다를 수 있겠지만 복합방정식의 정답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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