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이 함께 할 일은 너무나 많다

  • No : 1989
  • 작성자 : 한국자유총연맹
  • 작성일 : 2018-05-04 13:39:57

남북한이 함께 할 일은 너무나 많다
남북간 다양한 협력 방안 논의 되기를
김중위 – 전 환경부장관




아주 오래 전에 ‘세계 결핵의 날’을 맞아 한국 국제보 건의료재단 등 10여 개의 의료관련 단체가 모여 한반도 결핵퇴치를 위해 ‘코리아 결핵퇴치연맹’을 결성한 적이 있었다. 이 자리에서 이 연맹의 공동대표로 선임된 인요 한 선생은 14만 명에 이르는 북한의 결핵환자를 치료하 는 것이 통일한국을 위한 최우선과제가 돼야 한다고 역 설했었다. 그리고 같은 시점에 독일의 드레스덴에서는 베를린 자유대학의 한국학연구소와 한국수출입은행 산 하 북한개발연구센터 공동주최로 ‘국제협력을 통한 남 북통일 기반 조성 방안’이라는 자못 거창한 세미나가 열 렸었다. 이 세미나에서 독일의 전문가들이나 한국의 학 자들은 모두 한결같이 남북 간의 경제협력을 통일을 위 한 최우선과제로 들고 있었다. 시각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느 한 쪽은 통일의 선결 과제로 남북경제협력을 들었고 다른 한 쪽은 결핵 퇴 치를 꼽았다. 어쩌면 두 가지가 다 통일의 선결과제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그때나 지금이나 통 일을 앞세워 남북문제를 보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다. 통일을 전제로 하면 북한은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지 않나 싶어서다. 통일과 관계없이 인도적 차원에서 아니 면 민족의 무궁한 발전을 위해서 필요한 경제협력 사 업을 모색해 보거나 결핵퇴치사업을 벌였으면 좋겠다 는 생각이다. 지난 2011년 3월, 백두산도 활화산이 되는 것은 아닌 가 하는 우려 속에서 북한은 우리에게 자연재난문제에 대한 남북 전문가회담을 하자는 제의를 해 온 적이 있 었다. 이때 우리는 흔쾌히 이를 수락하고 파주의 남북출 입사무소에서 남북화산문제 전문가들이 모여 학술 토 론을 가진 바 있다. 마침 당시에는 일본이 지진피해로 몸살을 앓고 있는 때여서 여간 보기 좋은 토론장이 아 니었다. 그 이후 후속적인 협의가 없어 아쉬움이 남지만 이런 선례를 살려나가는 용기와 지혜가 필요할 것 같다. 정치 아닌 문제부터 남북이 함께해야 북핵문제로 시작되는 이번 남북 간의 대화에서도 필 자는 우리가 북한에 대해 자연재난에 대한 대처방안과 앞에서 말한 결핵퇴치 방안 같은 문제도 북핵문제와 함 께 논의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이다. 우리는 그동안 매년 개최하는 한·일과학기술협력회 의를 통해 자연재난에 대한 공동대응 방안이나 화산폭 발에 따른 피해 최소화 방안, 백두산의 화산 폭발가능 성에 대한 정보교류를 해오고 있다. 이렇게 축적된 정 보를 가지고 남북이 함께 자연재난문제에 대해 종합적 으로 연구하는 남·북기술협력협의체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이다. 북한이 당장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우리를 응시할 는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진정성을 보인다면 우리의 제 의를 거부하지만은 아닐 것으로 여겨진다. 문제는 정치 적이 아닌 학술적이거나 예술적인 문제들을 중심으로 남북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의논을 해보자고 한다면 그 들인들 반대할 이유가 없지 않나 싶어서다. 어차피 우리는 역사공동체이자 민족공동체이고 환경 공동체다. 그러기에 영토의 문제에서부터 환경의 문제 에 이르기까지 공동으로 연구해야할 과제는 과장해서 말하면 모래알만큼이나 많다고도 할 수 있다. 그중에서 도 역사와 영토문제 내지 재난과 건강에 대한 공동연구 는 우리 민족의 미래를 위해 한시도 게을리 할 수 없는 민족적인 과업이 아닐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중국의 동북공정문제부터가 바로 그러한 문제라 할 것이다. 우리들의 역사가 중국에 의해 왜곡되고 변조되 고 있는지가 벌써 십수년! 이 문제에 대해서 “고구려 사를 중국역사라고 주장하는 것은 영국 아서왕의 카멜 롯성(城)을 독일의 성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고 말 한 사람은 우리가 아니라 의외로 영국의 더 타임스(The Times) 기자였다. 탄복할 만큼의 기발한 비유다. 영국 의 언론마저 고구려가 우리 땅이었다는 사실을 극명하 게 설명해주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가 남북이 함께 공 동대응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여간 부끄러운 일이 아 닐 수 없다. 동북공정 등 남북 공동대책 사안 많아 다행히도 중국의 역사왜곡에 대한 저항의식은 우리 에게 뿐만 아니라 북한 학자들에게도 있다는 사실이 얼 마나 우리를 위로해주고 있는지 모른다. 북한 ‘사회과학 원 력사연구소’의 조희승 교수는 중국역사책 어느 것을 보더라도 고구려는 조선사에 속하는 나라라고 되어 있 는데 고구려사가 중국사라면 지금까지 남아 있는 고전( 古典)들을 모조리 부정하자는 것이냐고 반문한다. 그러 면서 그는 중국의 논리대로라면 왜(倭: 일본)나 북적(北 狄 : 대략 지금의 몽골) 서융(西戎:대략 지금의 티베트) 남만(南蠻 : 대략 지금의 베트남)도 중국사에 속하는 것 이냐고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이 고구려역사에 대한 북한의 인식이 우리와 전혀 다름이 없는 것이라면 중국의 동북공정문제에 대 응하기 위한 남북의 공동노력은 아주 손쉽게 이룰 수 있 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간도문제 역시 남북이 함께 연구해야할 장기과제가 아닐 수 없다. 중국이 범정부적으로 동북공정에 집착하 는 이유가 바로 어쩌면 훗날에 생길는지도 모르는 간도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의도도 없지 않다 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렇다면 훗날에 대비하기 위 서라도 간도문제를 비롯한 과거의 우리 영토에 대해서 는 남북이 공동으로 연구할 필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 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간도는 우리 민족의 역사가 시작되는 고조선시대부 터 우리의 영토였다. 그런 지역에 대한 공동연구가 없 다는 것은 어쩌면 한국역사에 대한 정체성을 우리 스 스로가 훼손하는 것이고 나아가서는 통일한국의 영토 에 대한 포기선언에 다름 아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다. 남한이건 북한이건 역사적으로 우리의 영토로 있었 던 지역은 그것이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건 아니건 그 것은 모두 우리 민족 고유의 영토로 보아야 한다. 어느 외국으로부터 어느 한쪽이 영토문제로 외교적 시비가 걸린다면 남북한이 함께 대응해야 할 책무가 남북 모두 에게 있는 것이다. 독도가 그러하고 대마도가 그러하고 중국과의 국경문제가 그러하다. 독도는 자기네들의 영토라고 잠꼬대처럼 되뇌고 있 는 일본에 대해 북한이 앞장서서 “독도를 일본의 죽도 라고 주장하는 것은 중국의 만리장성이 일본의 동북지 역에 있는 산성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라고 반박한 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어서다. 역사문제나 영토문제나 환경문제나 재난문제에 있어서는 지금부터라도 남북이 함께 공동대응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 무라 생각한다. 북핵문제를 해결하기도 바쁜데 무슨 딴소리냐고 할 는지 모르겠으나 북핵문제도 이러한 민족문제를 해결 하려는 노력에서부터 그 해결의 실마리가 생기는 것이 아닐까 해서 하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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