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선언과 평화체제, 북핵 완전한 해결과 연계 추진돼야

  • No : 2106
  • 작성자 : 한국자유총연맹
  • 작성일 : 2018-07-05 10:13:07


평화체제 문서만으로는 안돼, 공고한 평화상태 구축부터...

한미동맹은 정전체제와 별개, 평화체제에서도 유지돼야


지난 4월 27일 판문점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린데 이어 6월 12일에는 싱가포르에서 미ㆍ북 정상회담이 개최됐다. 일련의 회담은 북핵문제를 해결하고 한반도에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것으로 목표로 하고 열린 것이다. 두 회담을 통해 판문점선언과 6ㆍ12공동성명이 채택됐다. 남북관계 발전과 미ㆍ북 관계 발전, 종전선언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 비핵화 관련 포괄적 합의들이 도출됐다.


북핵문제의 해결과 평화정착의 첫 걸음을 뗀 상황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북한 핵문제가 근원적으로 해결되고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가 정착될 수 있을지는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글에서는 남북정상회담과 미ㆍ북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바 있는 종전선언과 한반도 평화체제 추진 관련 내용과 의미, 그리고 우리 안보와 관련된 주요 안보과제 등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남북/미ㆍ북 정상회담의 종전선언 관련 합의
우선 4ㆍ27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채택된 판문점선언 제3조 제3항은 “올해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며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3자 또는 4자 회담을 추진한다”라고 명시돼 있다. 6월 12일 미ㆍ북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공동성명 제2조에는 “미국과 북한은 한반도에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함께한다”라고 합의하고 있다.


우선 판문점선언의 합의내용을 보면, 일단 정전협정체결 65주년인 올해 종전선언을 추진한다고 돼 있지만,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도 올해 한다는 것인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우리 정부는 우선 올해 종전선언은 추진하되, 평화협정은 북핵문제 해결 시기에 맞춰 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는 듯하다.


미ㆍ북 공동성명에서는 매우 포괄적이고 원론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를 만들기 위한 공동노력만을 명시하고 있을 뿐, 구체적으로 언제, 어떻게, 누가 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은 담지 않고 있다. 이는 미ㆍ북간 후속실무협상을 통해 보다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종전선언의 개념과 추진 방향 종전선언이란 전쟁상태(혹은 휴전상태)가 종결되고 평화가 회복되었음을 대내외에 천명하는 선언을 말한다. 이는 당사자 간에 맺어지는 ‘정치적 선언’의 일종으로 전쟁상태 종결선언이라 할 수 있다. 즉, 전쟁종결의 정치적 의지가 담긴 문건으로 법적 구속력은 없다, 종전선언에는 전쟁상태의 종결의사 표명, 평화의지 확인, 불가침 확약 등이 포함될 수 있으나, 항구적인 평화를 담보하기에는 부족하다.


종전선언이 꼭 필요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필자는 꼭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왜냐하면, 6ㆍ25전쟁의 당사자인 한국과 중국, 미국과 중국은 별도의 종전선언 없이도 각각 수교를 했다. 한국과 북한은 이미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를 통해 불가침합의를 했다. 사실상 종전선언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이번 4ㆍ27 남북정상회담에서 양 정상이 이제 더 이상 전쟁은 없다고 약속한 것 또한 종전의 선언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셈이라고 본다.


하지만 종전선언을 올해 안에 추진하기로 남북정상이 합의한 만큼, 종전선언의 당사자, 정전협정과의 관계, 담을 내용 등을 유의해야 한다. 종전선언의 당사자로 우리 정부는 일단, 남ㆍ북ㆍ미를 고려한 것 같다. 그래서 싱가포르회담이 잘 된다면 문재인 대통령이 합류해 3자간 종전선언 추진을 선호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국이 6ㆍ25전쟁과 정전협정의 당사자로서 종전선언에 참여한다는 주장을 할 경우, 이를 간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아울러 종전선언은 전쟁의 종결을 선언하는 것인데, 정전협정은 전쟁을 멈춘 협정이다. 종전선언이 정전협정을 대체할 수는 없는 만큼, 동 선언에는 정전협정의 유효함을 재확인하는 조치도 필요해 보인다. 북한은 1990년대 초부터 정전체제를 집요하게 무력화시켜 왔으며, 급기야 2013년 3월에는 정전협정 백지화를 선언한 바 있다.


북한으로 하여금 이를 철회하도록 요청할 필요도 있다. 종전선언을 서두를 필요는 없어 보인다. 북한이 미국과의 후속 실무협상을 통해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불가역적 폐기(CVID)’ 방식의 비핵화 목표 시한과 일정표, 초기단계 조치 등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조치를 취한 이후 추진해도 늦지 않다. 그리고 종전선언을 할 경우, 북한이 이를 한미동맹 무력화의 명분으로 악용하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


지난 5월 16일 북한은 한미연합공군 맥스선더 훈련에 대해 적대행위 금지를 명시한 판문점선언의 위반이라면서 이미 개최키로 합의된 고위급회담을 일방적으로 연기시킨 바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 종전선언으로 전쟁이 끝난 마당에 북한을 공동의 적으로 상정한 한미동맹을 유지하는 것은 종전선언의 정신에 맞지 않다는 주장을 해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 평화체제, 지속가능한 평화상태 구축이 선행돼야 가능

한반도 평화체제란 한반도에 평화가 공고하게 정착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체제를 말한다. 즉, 군사적 대결상태를 종식시키고 화해 및 공존, 협력의 관계를 지향하기 위해 상호간의 관계를 질서 있게 규율함으로써 평화적 통합의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체제라고 할 수 있다.


현재는 정전협정에 의해 규정된 정전체제이다. 1953년 정전협정이 체결될 당시만 해도 이렇게 65년이란 세월 동안 정전체제가 이어질 것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정전협정 제62항에 정치적 수준에서 평화적 해결이 달성될 때까지 현 정전협정이 유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동안 현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정치적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1954년과 1997~98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관련 회담들이 진행된 바 있다. 하지만 별다른 합의 없이 종료되고 말았다.


평화체제란 평화협정과 같은 문건을 합의했다고 해서 갑자기 오는 것이 아니다. 역사적으로 봐도 협정이 평화를 보장해 준 사례는 없다. 그래서 1992년 남북간 합의한 기본합의서 제5조에는 공고한 평화상태를 만들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며 그때까지는 현재의 정전협정을 성실히 준수하도록 합의한 바도 있다. 그만큼 평화상태의 구축이 선행돼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북한은 평화협정을 맺자고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그것도 한국은 정전협정의 서명을 안했기에 당사자 자격이 없으니, 당사자인 미국과 북한 간 평화협정을 체결하자고 주장해온 것이다.


과연 북한이 평화를 원해서 이런 주장을 한 것일까? 물론 아니다. 1970년대 초 미국과 월맹이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미군이 월남에서 철수한 후, 월맹이 자유월남을 무력으로 공산화시켰다. 이른 본 김일성은 미군을 남한에서 내보내기 위해 미국과 평화협정 체결을 주장하기 시작했다.


북한이 핵개발을 한 이후 자기들의 핵개발은 미국의 대북적대시정책에 대한 자위적인 조치라고 강변하면서, 자기들에게 핵 포기를 요구하기 전에 미국이 먼저 대북 적대시 정책을 포기하라고 요구해왔다. 즉, 적대정책의 표상인 주한미군 철수, 한미연합연습을 영구 중단하고 미국과 북한이 평화협정을 체결한다면 핵 포기를 검토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북한의 이런 주장은 그들의 대남적화전략에 기인하는 것이다. 그들의 대남전략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가장 먼저 미국을 한국으로부터 떼어내는 일이기 때문이다.


현 단계에서 한반도 평화를 가장 위협하는 것은 북한의 핵무기, 미사일과 대량살상무기 등이다. 이러한 위협요인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평화협정이나 평화체제는 요원할 뿐이다. 남북/미ㆍ북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대로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평화협정으로 가는 길이 열린다.


이와 함께 남북간에도 판문점선언에서 합의한 군사적 긴장완화 및 충돌방지, 군사적 신뢰구축을 위한 가시적인 조치를 취해 나가야 한다. 북한이 정전협정 백지화선언을 철회하고 성실히 준수할 것을 천명해야 한다. 현재의 정전협정만을 잘 지켜도 전쟁은 일어나지 않는다. 정전협정도 제대로 안 지킨 북한이 평화협정을 잘 지킨다는 보장도 없다. 정전협정 규정대로 비무장지대를 실질적으로 비무장화해야 한다. 북방한계선을 인정, 준수하는 기초 위에서 이미 합의한 서해해상에서 충돌방지 조치들을 성실하게 이행하고 공동어로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순서이다.


남북기본합의서를 비롯하여 군사당국자 간 이미 합의한 바, 군사적 신뢰구축 조치들을 성실하게 이행해야 한다. 이를 통해 지속 가능한 평화상태를 정착시킨 후 이를 문서로 확인하는 절차가 바로 평화협정의 체결이다.


북핵문제가 완전히 해결되고 남북간 공고한 평화상태가 구축돼 현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형식은 여러 가지를 고려할 수 있지만, 일단 주 당사자는 남북이 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이는 남북기본합의서에서도 확인한 바 있다. 앞으로 한반도에서 평화를 지켜 나가는 주 당사자는 남북한이기 때문이다. 남북이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미국과 중국이 이를 보장하는 합의서를 채택하는 순서가 좋다. 이행보장조치의 일환으로 이를 유엔에 기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평화협정 체결돼도 한미동맹은 동북아에서 균형자 역할해야

평화협정이 체결되더라도 한미동맹은 공고하게 유지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실상 평화협정과 한미동맹은 별개문제이다. 한반도 평화를 유지하고 동북아에서 균형자 역할을 하는 차원에서도 한미동맹은 유지될 필요가 있다.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라 주둔하고 있는 주한미군도 유지될 필요가 있다. 물론, 그 성격과 임무, 역할은 변경돼야 할 것이다.


평화협정 체결에 따라 유엔군사령부의 위상문제도 제기될 수 있다. 하지만 평화협정의 체결로 자동 해체되는 것은 아니다. 유엔사의 존재는 한ㆍ미 양국 간 충분한 협의 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보고 및 추인을 밟는 절차가 필요할 수 있다.


유엔군사령부를 한반도의 평화유지 임무로 전환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경계선은 정전협정에 명시된 지상에서의 군사분계선과 해상에는 북방한계선(NLL)을 경계선으로 설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이는 정전협정에 명시되어 있고, 남북기본합의서에서 당사자 간 합의한 것이기 때문이다. 평화관리는 남북한이 주도하되 관련 당사국의 합의하에 유엔평화유지군의 파견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서두를 일이 아니다. 북핵문제의 성실한 해결과정을 보아가며 진행해야 한다. 북핵 관련 목표 시한과 구체적인 로드맵이 합의되고 북한이 이를 실행으로 옮길 때 종전을 선언하고, 이후 북한 핵을 비롯해 위협이 소멸되고 평화정착이 확인될 때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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