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남북 경협에 최우선해 열려야

  • No : 2107
  • 작성자 : 한국자유총연맹
  • 작성일 : 2018-07-05 10:22:32


경제적 혜택 넘어 '작은 통일' 이뤄지는 곳

재개 시 유의할 점 많아


개성공단, 다시 열리나
2000년 8월 현대아산이 북한과 공업지구 개발 합의를 하면서 본격적으로 논의가 시작된 개성공단은 2003년 6월 착공식을 거쳐 2004년 6월 준공했고, 그해 12월 첫 시제품이 생산됐다. 야심찬 계획을 갖고 개성공단 개발이 시작된 이래 20여 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그러나 2016년 ‘전면중단’이라는 파국을 맞아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개성공단은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2006년에 개발이 완료된 1단계 부지 100만 평 중 57%가 빈터로 남아 있었던 현실이 보여 주듯 2000만 평 규모로 개발하겠다던 당초의 대계획은 현 시점에서는 너무 먼 희망으로 보인다.


개성공단은 2010년 3월 26일 북한의 천안함 피격에 대한 대응으로 개성공단과 금강산 제외 방북 불허, 남북 교역 중단, 대북 신규 투자 금지 등 정부의 5ㆍ24조치와 연평도 포격도발로 인한 개성공단 방북 일시 금지 등의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꾸준히 확장돼 북한 근로자가 5만 3000여 명에 이르고 생산액도 2015년 처음으로 5억 달러를 넘어서면서 점차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2016년 2월 북한의 핵개발과 장거리미사일 발사 도발이 이어지고 이에 대해 박근혜정부가 ‘개성공단 전면중단’을 결정하면서 기업인들과 근로자들은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에서 쫓겨나고 마지막 남은 끈이 끊어지면서 남북관계도 파탄 나고 말았다. “개성공단 자금이 핵ㆍ미사일 개발에 쓰였다”는 정부의 주장에 기업인들은 제대로 항의도 하지 못한 채 숨을 죽일 수밖에 없었고, 대부분의 입주기업들은 유동성이 악화돼 위기에 빠져 근로자들은 하나 둘 회사를 떠나야 했다.


하지만 지난해 문재인정부가 출범하고 올해 초의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관계가 다시 열리면서 개성공단의 재개의 희망이 보이고 있다. 이어 4월 27일의 남북정상회담과 ‘판문점선언’에 이어 6ㆍ12 북ㆍ미 정상회담이 열리고, 남북 화해 협력과 평화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개성공단은 재개가 거론되는 현실에 이르고 있다.


작은 통일 모델 이뤘던 개성공단 지금은 비록 중단됐지만 개성공단은 경제적인 효과는 물론 남북 통일의 모델이 되기도 했으며, 안보 부문에서도 기여한 부분이 크다. 개성공단이 들어선 자리는 개발 이전에는 북한의 군사적 요충지였으며, 우리의 수도권을 대상으로 가장 정예의 북한 군부대들이 주둔했던 곳이었다. 남북한 비무장지대(DMZ)에서 500m 떨어진 곳이 개성공단이다. 한ㆍ미 군사당국은 유사시 북한의 개전 징후를 사전에 알아내는 것에 가장 예민해 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인공위성을 통해 분 단위로 사진을 찍고 초고성능 정찰기를 띄워서 감청을 한다. 개성공단이 개발되기 전 이 지역에는 북한군 6사단, 2군단 포병여단 등 6만 명의 병력과 화력이 밀집돼 있던 군사지역이었다. 그런데 개성공단이 들어서면서 이들이 10㎞ 이상 북상하는 효과가 있었던 것이다. 가장 첨예한 대립이 있던 장소가 남북한 주민이 함께 일을 하는 공단으로 변모했던 것이다. 무엇보다 전쟁위기를 방지할 수 있는 남북한의 대화채널이 마지막까지 존재했던 곳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또한 개성공단에 상주하는 주재원 850여 명이 북측 근로자와 함께 동거동락 해왔다. 당장 눈에 띄지는 않았지만 소위 ‘접촉을 통한 변화’를 이뤄낸 곳인 것이다. 70여 년 동안 떨어져 있어 체제와 제도 및 문화가 상이한 남과 북이 만나서 서로를 이해하고 어떻게 하면 협력할 수 있는지를 매일 매일 실험하는 작은 통일의 공간이었다. 개성공단의 전면 중단으로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남북경협과 작은 통일 모델이 사라진 것이다.


남북한 모두에 경제적 혜택을 제공한 것은 물론이다.일부 언론에서 “북측에 몇 조씩 퍼줬다”라고 말하는 것은 정부의 정책목표 달성을 위해 인도적 차원에서 쌀과 비료, 의료품 등을 지원했던 사업이지, 개성공단 사업은 결코 북측에 일방적으로 도움을 주는 게 아닌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되는 사업이라는 것이다.


단순히 북측에 들어간 돈은 총 6000∼7000억 원에 불과하지만, 생산된 가치는 3조원이 넘는다. 이 차이가 바로 우리 경제에 보탬이 된 것이며, 북측은 합법적인 외화벌이를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개성공단 분양 당시 정부에서 제공하는 특혜가 없었음에도 ‘중소기업의 활로’로 인식이 되어 경쟁률이 높았던 것도 이 같이 서로 이익이 되는 사업이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또한 100% 원부자재를 국내에서 조달해 왔던 개성공단기업들의 독특한 구조상, 개성공단에 납품하고 있던 협력기업(현재 5000여 개 추산)들은 지난 10여 년 동안 개성공단을 바탕으로 새로운 산업생태계를 구축하면서 국내 고용을 꾸준히 유지했고 약 1.2만 명 이상의 고용유발 효과가 있었다고 추정된다.

미래 예측 불가능 등 추진 과정상 문제는 남아 개성공단이 성공적으로 운영되면서 남북한 모두에 긍정적 효과를 남기기는 했지만 추진과정에서 이런저런 문제점이 제기되기도 했던 것 사실이다.


1) 미래에 대한 예측경영 불가능
예측가능성 여부는 기업의 투자결정시 가장 주요한 고려사항이다. 그럼에도 남북 간의 정치, 안보적 상황에 따라 개성공단의 미래는 예측이 불가능한 요인이 많아 불확실성이 대단히 높다. 남북 당국은 지속적인 대화와 협력채널 구축으로 이러한 불확실성을 완화시킬 수 있도록 법ㆍ제도 마련을 통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국제적인 안정장치, 예를 들면 ‘상사분쟁위원회’를 확실히 운영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된다면 불확실성은 더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개성공단은 남북관계에 영향을 직접 받는 관계로, 투자보장을 위한 실질적인 안전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남북경협ㆍ교역 보험이 실질적으로 이러한 위험부담을 완화, 감소시킬 수 있는 수단이지만 현재까지는 투자자를 안심시킬만한 수준이 아니다. 투자자들을 위한 보험이 아닌 단순히 일반적인 해외투자보험을 본 떠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2) 노동력 부족
개성공단 내 북한 근로자 수는 2005년 6000여 명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해 2011년 5만여 명에 도달한 후, 중단되기 전까지 5년여 동안 정체돼 왔다. 당초 계획은 개성공단이 발전하면서 개성시내 인구도 꾸준히 늘어 3단계 개발이 끝났을 때는 35~38만여 명의 북한 근로자들이 개성공단에서 근무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청사진 대로 발전하려면 개성시 인구가 최소 100만 명 이상으로 늘어야 하며, 이는 북한 내 도시 중 평양을 빼곤 최대 인구를 기록해야 가능한 얘기다.


하지만 개성시 인구는 개성공단 개발과 마찬가지로 정체돼 크게 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2008년 유엔 인구센서스에 의하면 개성시 인구는 약 30여만 명으로 알려져 있다. 이것도 단순히 개성시내만이 아닌 개성시 인근 몇 개 군을 포함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기업들은 노동력 확보를 가장 최우선시 하게 되었고, 북한의 정도를 넘는 요구에도 어쩔 수 없이 끌려 다니게 된 가장 큰 요인으로 악용됐다. 123개 입주기업들이 요구하는 적정한 북한 근로자는 최소 7만여 명 이상이었다.


3) 인사, 노무, 세무 외 운영제도에서 국제규범과의 차이

2015년 문제가 됐던 일방적인 노동규정 개정을 포함해, 시장경제적 마인드가 부족한 독특한 인사, 노무, 세무, 보험, 상사조정 등 여러 제도에서 북측은 국제적 기준과의 차이가 크다.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제기했던 애로 사항인 통행, 통신, 통관 등 소위 3통 문제로 공단운영 차질 및 추가비용 증가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노무관리상, 독특한 직장장 및 총반장 제도 운영으로 인해 생산성 향상에 제한이 있었고, 북측 직장장과 우리측 생산관리 전문가인 법인장과의 의견충돌은 생산성에 심대한 악영향을 끼쳤다. 북측의 수입과 직결되는 노무 및 세무규정 등의 관련 세칙들은 남북간 합의가 되지 않았지만 현장에서는 이미 북측에 의해 시행되고 기업들에게 강요함으로써 공단 운영에 큰 차질을 빚었던 상황이었다.


개성공단 조속히 재개돼야
앞서 살펴본 것처럼 개성공단 사업은 남북한 모두에 긍정적 효과들이 훨씬 많았던 사업이었다. 기업인들은 당연히 조속한 공단 재개가 필요하다 보고 있지만, 국민들도 여러 사실을 확인한다면, 우리 민족의 장래를 위해서도 개성공단 재개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더불어 문재인정부의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 실현을 통한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도 기존 경협사업 중 그나마 성공적이었던 개성공단 재개가 가장 급선무일 것이다.


개성공단이 다시 재개되더라도 몇 가지 유의할 사항이 있다. 물론 개성공단 재개에 필요한 북ㆍ미간의 합의 등의 부분은 차지하더라도, 우리가 고민을 해야 하는 유의도 많다.


첫째, ‘재발방지대책’ 마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는 남북한 당국이 개성공단의 발전을 심도 있게 협의해 입법과 제도적 보완을 통해서 개선해 나가야 한다. 그리고 재가동 전에 이뤄지는 것이 신뢰성을 줄 수 있기에 가장 좋을 것이다. 더불어 투자보장 부분도 확실히 마련돼야 할 것이다.


둘째, 개성공단 근로자 수급대책이 준비돼야 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한반도 신경제구상’에서 밝히고 자주 언급했듯 개성공단 확대가 계획돼 있는 만큼, 그 수요에 맞는 근로자 수급대책이 반드시 필요하다. 예를 들어 합숙소 건설을 통해 원거리 근로자들을 활용할 수 있게 한다든지, 열악한 도로ㆍ철도 여건을 개선해 투입될 수 있는 근로자들을 증가시켜야 할 것이다. 이같은 대책마련이 되지 않는다면 공단의 확대와 개발은요원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기존 입주기업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고도 배ㆍ보상을 한 푼도 받지 못한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2년여 기간 동안 공단중단 이후 매출액 급감으로 인한 자금난, 베트남 등 해외투자로 인한 중복투자 문제, 재진출시 요구받게 되는 반납금 문제 등 입주기업들이 다시 개성공단에 들어가고 싶어도 들어갈 수 없도록 만드는 사태는 막아야 한다.


경험이 있는 입주기업들이 들어가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배려가 필요하다.


신한용–㈔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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