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공조를 통한 북한 비핵화 압박과 일본 역할의 대외적 확대

  • No : 2169
  • 작성자 : 한국자유총연맹
  • 작성일 : 2018-08-07 10:12:43



아베의 최장 총리재임 가능성과
일본의 대외관계 확대 모색

일본의 집권당인 자민당은 오는 9월, 2021년까지 3년간 당을 이끌 총재를 뽑게 되는데 여기에서 승리한 사람이 차기 일본 총리가 된다. 본래 자민당 당규에는 당 총재의 연속 3선을 금지하고 있었으나 지난해 3월 5일 당 총재임기 제한 규칙을 기존의 ‘연속 2기 6년’에서 ‘연속 3기 9년’으로 변경했다. 따라서 아베 총리가 자민당 총재3선에 성공하면 최대 2021년까지 아베내각이 유지돼 아베는 역대 최장기 총리 재임 기간을 기록할 가능성이 커진다.


아베가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승리하면 사토 에이사쿠(佐藤栄作) 전 총리가 기록한 2798일을 넘어 일본의 최장수 총리가 될 수 있다. 현재 총재 3선을 노리는 아베 총리 외에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과 고이즈미 전 총리의 아들인 고이즈미 신지로 부간사장 등이 자민당 총재로 출마 예정이지만 현재 아베 총리가 당선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자민당 총재는 당원과 국회의원의 투표에 의해 결정된다, 당원과 의원이 모두 참여하는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지 못할 경우 의원들의 2차 투표로 당락을 결정한다.


아베는 지난 해 이후 불거진 사학 스캔들로 정치적 위기를 겪고 최근 수해 피해 기간 중 음주파문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으나 일본 현지에서는 아베의 당 총재 3연임을 당연시 하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여론조사에서도 전 연령에 걸쳐 아베에 대한 지지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는데 특히 젊은층은 아베노믹스로 인한 고용 활성화로 인해 아베를 적극 지지하고 있으며 아베를 대신할 인사나 자민당 내 대안 세력도 없다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다. 반면 야당은 6개로 갈라져 단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재 아베정권은 북·미협상을 예의주시하면서 북한과의 관계개선 의지를 적극적으로 표명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이전에는 대북제재를 약화시켜서는 안 된다는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북·일 관계 개선에 있어서도 북한에 있는 납치 일본인의 송환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 아베는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의 친화를 중심으로 미·일 관계를 최상으로 유지하면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외교적 환경도 넓히고 있다.


미·일동맹뿐만 아니라 인도, 유럽, 동남아 각국, 호주 등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 미·일동맹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아시아·태평양 연대로 나가려 하는데 호주, 인도와 연대해 중국을 포위 하려는 포석이다. 당내에서나 야당에서 아베에 대적할 만한 총리 경쟁후보가 없는 현재 일본 국내 상황에 더해 북한을 중심으로 한 동북아의 정세급변도 외교적 경험이 풍부한 아베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북·미협상에 대한 강경한 입장과
계속되는 국방비 증액

아베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대북제재가 계속 유지되어야 하며 북·일관계가 정상화 되려면 일본인 납치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북한을 세 번째로 방문한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만난 아베는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와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은 일본뿐 아니라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북한에 대한 섣부른 제재 이완이나 해제에 대해서는 미국 이상으로 강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예로 일본 방위성은 7월 4일 동중국해 해상에서 북한 선적 유조선이 몰래 석유제품 등을 옮겨 싣는 ‘불법 환적’ 행위 현장을 포착해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일본 정부가 북한 선박의 환적이 의심된다며 현장 사진을 공개한 것은 올해로 벌써 8번째다.


이날 공개된 사진 속 북한 선박 ‘안산 1호’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뿐만 아니라 미국의 제재 명단에도 오른 선박으로 확인됐다. 이를 놓고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과의 관계 모색에 적극적이었던 일본이 다시 강경 입장으로 돌아선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내년도 일본 방위비는 사상 최대인 5조 3000억엔(약 53조 1980억 원)에 육박해 지난 1997년의 4조 9412억엔을 뛰어넘는 사상 최대 규모의 방위비 증가를 보이고 있다. 일본은 2012년 아베 정부가 출범한 이후 2013년부터 7년 연속으로 방위비를 늘리고 있는데 방위비 증가율도 현재 연 0.8%에서 2019년부터는 5년간 연 1% 이상으로 높아진다.


이처럼 일본 정부가 방위비를 계속 증액하고 있는 것은 개헌을 통해 일본을 전쟁 가능한 국가로 만들겠다는 아베의 정책 목표가 반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북·일관계 개선의 관건인 일본인 납치문제

일본 정부는 지난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있었던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일 정상회담에 대해 의욕을 보여 왔다. 북·일 정상회담 장소로 오는 9월 11~13일 ‘동방경제포럼’이 개최되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와 9월 말 유엔총회가 열리는 미국 뉴욕이 거론되기도 했다. 또 일본은 6월 14일 몽골에서 북한 측과 만나 북·일 정상회담에 대한 일본의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북·일관계 정상화의 일본 내 전제인 납북일본인 문제를 십여 년 이상 꾸준히 제기해 왔으며 트럼프 대통령을 통해 북핵폐기와 함께 일본인 납치문제를 미국의 대북의제로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북·일 정상회담과 북·일관계 개선의 관건인 납북 일본인들에 대한 일본인들의 기대는 7월 들어 이전보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을 ‘기대할 수 없다’는 응답이 6월보다 11%포인트 높아진 71%로 나타났음이 확인됐다. 그리고 북·미관계가 진전하고 있다고 해서 아베가 무조건 북한과의 우호적 관계의 필요성만 말하는 것은 아니다. 북·일 관계개선을 위한 일본의 초당파 의원모임인 ‘북·일 국교정상화 추진 의원연맹’이 준비하고 있는 국회결의안에는 북·일 정상회담의 조기실현 등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국회결의안은 2002년 9월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일본 총리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서명했던 ‘북·일 평양선언’ 이행과 북·일 정상 간의 직접회담 조기 실현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납치, 핵, 미사일 문제에 있어 포괄적인 해결을 위해 일본 정부가 신속한 북·일 정상대화를 요청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아베 정부는 불쾌감을 드러냈으며 자민당은 북한에 오해의 여지를 줄 수 있다며 의원연맹의 국회결의안 제출을 용인하지 않고 있다. 아베 총리는 북·일 정상회담에 대해 “납치문제 해결에 이바지하는 회담이어야 한다”고 말하며 신중하게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아베정권은 북한과의 관계개선 의지를 적극적으로 표명,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이전에는 대북제재를 약화시켜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북·일 관계 개선에 있어서도 북한에 있는 납치 일본인의 송환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 아베는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의 친화를 중심으로 미·일관계를 최상으로 유지하면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외교적 환경도 넓히고 있다. 미·일동맹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호주, 인도와 연대해 중국을 포위하려는 포석이다.


한·일과거사와 한·일관계 전망

여기에는 일본의 적극적인 관계개선 의지에 냉담한 북한의 반응도 원인이 되고 있다. 북한의 〈노동신문〉은 6월 29일자 보도에서 아베가 조선반도 정세를 악화시켜보려는 불순한 책동에 동남아시아 나라들을 끌어들이고 어리석게 획책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과거청산 문제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동북아에서 외톨이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 7월 8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예방을 받는 자리에서 오는 10월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 일명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 20주년 등을 계기에 문재인 대통령의 방일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또 적절한 시기에 자신도 한국을 방문함으로써 정상간 셔틀외교를 본격화하기를 희망한다는 뜻도 덧붙였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고등학교 교육과정에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교육을 의무화한 시기를 당초보다 3년 앞당기는 학습지도요령 이행조치를 마련함에 따라 한·일관계 악화가 불가피하다.


일본 정부는 지난 3월 고교에서 독도 왜곡교육을 한층 강화한 내용의 학습지도요령을 관보에 고시한 바 있는데 문부과학성이 7월 17일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교육을 의무화한 시기를 2022년에서 2019년으로 앞당기는 내용의 학습지도요령 이행조치를 마련한 것이다. 이것은 일본정부가 영토 왜곡교육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은 지난 2005년 2월 일본의 시마네현이 ‘다케시마의 날’을 제정하고 일본 정부가 고위 관리를 행사장에 보내면서 사실상 일본 정부와 민간이 함께 주도하는 독도영유권 주장의 시작을 알렸다.


더구나 한·일위안부합의가 사실상 의미가 없어진 상황에서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과 역사왜곡은 한·일관계 발전에 걸림돌이 될 것이 분명하다. 외교안보분야에서의 한·일협력 심화도 기대하기 힘들다. 북·미 정상회담과 이후 진행되고 있는 북·미 간 실무협상으로 인해 북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한·일안보협력도 더 이상 나가기 어려운 현실이다. 위안부합의와 마찬가지로 2016년 11월 한·일 사이에 서명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도 유명무실화 되었다. 작년 10월 중국과의 사드 갈등을 마무리하면서 중국에 대해 한·미·일 군사협력에 대해 분명한 선을 그었기 때문에 한·일 간 안보협력도 어렵게 됐다.


한·일관계 강화 계기 찾기 어려워

따라서 일본에 의해 되풀이되는 한일과거사 갈등과 북한의 비핵화 논의의 시작으로 외교와 안보분야에 있어서 한일관계가 돈독해질 여지는 별로 없다. 일본 정부가 모색하고 있는 북·일관계 정상화도 북한의 비핵화와 북·미관계의 변화와 연동되어 있기 때문에 한·일관계가 밀접해 질 수 있는 독자적인 모멘텀도 찾기 어렵다. 따라서 지금의 한·일관계는 한·중·일 경제협력 강화와 민간부문에서의 한·일관계 개선 외에 한·일관계가 강화될 수 있는 한·일 차원의 독자적인 계기를 찾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남광규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교수, 매봉통일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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