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우호의 장애요인과 양국이 해야 할 노력

  • No : 2171
  • 작성자 : 한국자유총연맹
  • 작성일 : 2018-08-07 10:33:03



과거사 갈등 넘어 미래 발전적 동반자 길 열려야


한·일 관계는 독도문제와 위안부문제 등으로 여전히 대립적 관계에 머물고 있는 듯 보인다. 그런데 현재 남북관계 개선이라는 새로운 변수가 생겼고 이에 따라 한·일 관계에도 변수가 생겼다. 우선 일본 측이 현재까지 계속해 온 북한 적대시 정책을 바꿔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북·미회담에 이어 북·일회담을 위한 물밑 작업이 진행됐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일본 측이 현재 평화로 가는 한반도를 예의주시하고 오히려 경계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그 이유는 남북이 하나가 된 상황에서 특히 독도문제와 역사문제에서 일본이 수세에 몰릴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그렇다. 6월 18~19일 한국군이 실시한 독도수호 훈련에 대해 일본 외무성은 17일 사전에 한국 측에 중지요청을 했는데 이때 일본 측은 일본의 한국대사관 차석 공사와 한국 외교부 동북아 국장에게 전화로 항의했을 뿐이었다. 그동안 일본 주재 한국 공사나 대사를 외무성에 불러서 직접 항의를 전달한 형식과 매우 대조적으로 이번 일본측 항의는 약한 형식에 그친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재 일본은 독도문제로 외교적으로 한국과 크게 대립하고 싶지 않다는 기색이 역력하다. 왜냐하면 북·일회담의 기회가 오면 한국 측에 중재역할을 기대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외교적으로 한국과 대립하는 상황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다는 것이 현재 일본정부의 속내로 보인다. 한때 서울의 일본대사관 앞과 부산일본총영사관 앞에 세워진 위안부 소녀상을 제거해 달라는 일본 측 요구가 강했으나 현재 일본 측이 그 요구를 강하게 되풀이하지는 않는다. 모두 한반도의 평화분위기가 가져다 준 변화다.


일본, 북일 정상회담 위해 한국에 중재역할 기대
일본은 대단히 전략적인 나라다. 과거를 돌이켜보면 1868년 메이지유신으로 근대화의 길로 들어선 일본은 청나라의 영향 하에 있는 조선(당시)을 일본의 영향 하에 두려고 했다. 그것이 일본의 첫 번째 대한정책이었다.그러므로 1876년 조일 간에서 맺어진 강화도조약 제1조에는 ‘조선은 자유의 방(邦=나라)이다’라고 적혀 있었다. 그 말인즉슨 일본이 청나라의 영향 하에서 조선을 분리 시키는 전략에 나선 것이었다. 그래야 일본이 대륙으로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이것은 해양세력들이 한국과 같은 연해지대를 장악하고 대륙으로 침입한다는 지정학적 사고방식과 일치한다. 그러므로 일본은 메이지유신 이후 한반도를 지정학적 전략으로 보는 관점이 강했다. 2013년12월 일본정부가 패전 후 처음으로 작성한 ‘일본의 안정보장전략’ 속에서도 한국을 ‘지정학적으로 중요’하다고 언급하면서 한·미·일의 공조를 강조했다. 즉 일본은 한국 내지 한반도를 지정학적으로 꼭 필요로 하고 있다. 그것은 한국의 지리적 위치가 일본의 방위적 생명선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나 러시아 같은 대륙세력으로부터 일본을 지키기 위해 과거로부터 일본은 한반도를 보호국화 했고 나아가 식민지화 했다. 그것이 영·미의 전략과 일치했기 때문에 영국과 미국은 1905년 일본이 한반도를 장악할 것을 승인한 가쓰라·태프트 밀약에 공동으로 서명하기도 했다. 해양세력인 영국과 미국이 일본을 앞장 세워 러시아의 태평양 진출을 막는 것이 러·일전쟁에서 일본을 지원한 영·미 양국의 일치한 입장이었다. 그러므로 일본에 의한 을사늑약 강요에도 영·미 양국은 모르는 척한 것이다.


한국의 지리적 위치, 일본의 방위적 생명선

그런 상황은 이후에도 계속 바뀌지 않았다. 한국전쟁 이후 한·미동맹을 맺은 한국과의 우호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일본의 전략이었다. 그러므로 전략적 사고방식으로는 일본은 크게 보아 한국과 한반도가 필요하다. 지정학적으로 보면 독도문제는 일본의 연한지대(한국) 장악의 시도가 지금도 계속되어 있다는 증거이다. 일본의 전략적 사고방식의 결함은 한반도를 필요로 하면서도 독도문제로 한국인과 대립한다는 모순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 당국자들은 한반도라는 지리적 위치와 지정학적 조건을 유심히 보지만 한국에 사는 한국인을 거의 고려하지 않는다. 그것이 일본이 한국에게 저질러 온 최대의 잘못이다. 일본 당국자들의 큰 문제는 전략적으로 한반도를 보면서 한국에 사는 사람들의 생명 같은 것을 별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는데 있다. 그 증거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12 북·미회담을 한때 취소했을 때 일본 외무성 내에서 기쁘다는 분위기가 만연됐다고 일본 측 언론이 보도한 것을 들 수 있다.


한반도 분단 상황이 남·북한 국민들을 괴롭히고 있다는 인식이 일본에는 없고 오히려 하나가 될 한반도가 일본에게 위협이 된다는 전략적 사고만 존재하는 어이가 없는 상황이 일본 정부 일각의 현실인 것이다. 다행히도 일반적인 일본국민들 중에는 한국을 좋아하고 이해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것은 각종 한류의 영향이 크다. 특히 일본에 가서 일본어로 활동하는 유명한국인들이 일본인들에게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이렇게 한류를 전파하는 이들은 비단 연예계뿐만이 아니라 스포츠계에까지 널리 퍼져 있다. 한류 스타들이 일본에 가서 일본어로 인터뷰를 할 때 일본인들의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진다. 일본인들은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외국인들을 비로소 자신들과 같은 ‘인간’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그러므로 많은 한류스타들이 일본어를 구사하는 것이 일본인들의 닫쳐 있는 마음을 여는데 대단히 효과적인 것이다.

바야흐로 그때에서야 비로서 일본인들이 처음으로 한국을 전략적으로 보지 않고 인간으로서의 한국인으로 보게 되는 것이다.


‘21세기를 향한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선언’
기점으로 우호증진 기대해

이어 2018년의 남북화해 분위기에 힘입어 진행되는희망적인 사항이 하나 있다. 그것은 1998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일본의 오부치 수상이 체결한 ‘21세기를 향한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선언’이다. 이 선언은 올해로 20주년을 맞았고 양국은 올해 기념행사를 열자는 움직임을 갖고 있다. 1998년 일본의 오부치 수상은 과거 일본이 한국에 대한 가해자였음을 인정해 처음으로 식민지시대 일본의 한국지배에 대해 공문서로 사과했다. 일본 측 주요인사가 말로서 사과한 적은 그동안 몇 번 있었지만 사과문을 공문서로 만든 것은 그때가 최초였다.


일본은 역사를 왜곡한 교과서 문제를 일으키기 시작했고 독도도발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결국 파트너십 선언의 정신이 빨리 훼손됐다. 반대로 한국 측 일본문화개방의 영향으로 일본 내에서 한류붐이 선풍적으로 일어나는 현상도 있었다. 이후의 한·일관계는 우호와 대립을 되풀이하면서 현재에 이르렀다. 이것을 푸는 열쇠는 한국과 일본이 서로를 좀 더 이해하는 길 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측에서 과감하게 할 수 있는 것들 중 하나는 일본문화 제3차 개방방침을 실행에 옮기는 일이다.


1965년 한·일기본조약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일본 측
공식 사과가 1998년 김대중·오부치 회담에서 실현된 셈이다. 그리고 양정상은 앞으로 한·일관계를 발전해 나갈 것을 서로 약속했고 한국에서의 일본문화개방 방침이 결정됐다. 하지만 오부치 수상이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과로로 급사했고 일본에서는 오히려 본격적인 우경화가 시작됐다. 일본 측은 역사를 왜곡한 교과서 문제를 일으키기 시작했고 독도도발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결국 파트너십 선언의 정신이 빨리 훼손됐다. 반대로 한국 측 일본문화개방의 영향으로 일본 내에서 한류 붐이 선풍적으로 일어나는 현상도 있었다.


이후의 한·일관계는 우호와 대립을 되풀이하면서 현재에 이르렀다. 이것을 푸는 열쇠는 한국과 일본이 서로를 좀 더 이해하는 길 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측에서 과감하게 할 수 있는 것들 중 하나는 일본 측 독도도발로 중지가 된 일본문화 제3차 개방방침을 실행에 옮기는 일이다. 그것은 지상파에서의 일본 드라마·노래의 방영 및 방송허가이다. 이 방침은 2005년 3월 일본 시마네현이 다케시마의 날을 제정하고 2006년 4월 당시 일본의 고이즈미 정권이 독도 해역으로 일본 해상 자위대 소속 순시선을 일방적으로 침입하려고 시도한 사건으로 인해 무기한 연기된 바 있다.


물론 이런 한국 측의 최종적인 일분문화 개방과 교환은 일본이 독도도발을 자제한다는 조건이 전제돼야 할 것이다.


한·일 양국 과거사 갈등 넘어
미래발전적 동반자로

한국과 일본은 동북아시아에서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미래를 이끌어 나갈 주요 국가이다. 독도문제와 위안부문제로 한·일관계가 발전적 미래로 나가지 못하면 그것은 양국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도 바람직하지 않다. 한·일 양국이 과거사 갈등을 넘어 동북아 평화를 주도하며 미래 발전적 동반자로 가는 길이 열리길 바란다. 광복 73주년을 맞아 한·일관계 우호를 위한 양국의 노력을 기대한다.


호사카 유지 - 세종대 교수, 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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