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산림협력을 묻다 -김재현 산림청장

  • No : 2346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9-01-08 10:11:25

“남북산림협력은 한민족의 미래를 잇는 사업입니다”

김재현 산림청장


북한의 산림 황폐화가 심각한 상황이다. 최근 북한 당국도 산림복구에 대한 노력의 지가 크지만 좀처럼 개선이 되고 있지 않다고 한다. 남과 북은 지난해부터 산림분과회담 등을 갖고 본격적인 남북산림협력
에 대한 논의를 갖고 있다. 숲은 단순한 국토, 공간적 개념이 아니라 세대와 세대를 이어주고 우리의 정체성까지 담고 있는 정신·문화적 유산이다.


남과 북은 서로 협력해 울창한 한반도를 조성, 우리 후손들이 함께 누릴 수 있는 한반도를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본지는 최근 한국자유총연맹과 함께 ‘북한 나무심기를 통한 한반도 숲 가꾸기’ 사업에 협력해 나가는 김재현 산림청장을 만나보았다. 김재현 산림청장으로부터 남북한의 산림현황과 남북산림협력의 앞으로의 과제 등을 들어보았다.


2017년 7월 산림청장으로 취임하시고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계십니다. 1년이 넘는 시간동안 청장님이 지켜본 대한민국 산림 현황은 어떤가요?


“2017년은 우리 산림청이 개청한 지 50주년이 되는 해였습니다. 그동안 국민들의 헌신적인 노력에 힘입어 황폐했던 우리 산림도 울창하게 변모했지요. 1952년 1㏊당 평균 입목축적(입목도, 묘목밀도)이 10㎥였던 것이 2016년에는 15배에 달하는 150㎥가 됐습니다. 지금은 이렇게 잘가꾸어진 산림자원을 어떻게 보존하고 활용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근래 들어 숲속 활동에 대한 국민들의 수요 또한 폭발적으로 증가해 국립수목원 확충, 도시숲, 학교숲 등 도심생활권 여가공간 확대와 치유의 숲, 국립산림치유원, 유아숲체험원 등 건강·교육프로그램도 늘려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개청 50주년을 맞아 산림정책의 패러다임을 자원중심에서 사람중심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그 동안 잘 가꾼 산림자원을 활용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산림 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 국민 삶의 질 향상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숲이 있는 곳에 사람이 있고, 그 뒤에는 산림청이 언제나 함께 하고 있음을 기억해주세요. 숲과 더불어 모든 국민이 행복할 수 있는 ‘숲속의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청장님 취임 후 ‘숲속의 대한민국 만들기’ 사업을 통해 활력 있는 숲 공간을 창출하고 ‘산림 일자리’도 크게 늘었다는 평가입니다. 그동안 진행한 사업에 대한 자랑 한 번 해주시죠?


“과거 산림정책에서 아쉬웠던 점이 공간별 정책이 없다는 것입니다. 공간은 우리의 행동과 사고를 결정하는데 커다란 역할을 해요. 숲은 우리 국토의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하는데도 불구하고 그동안 이에 대한 공간정책에 대한 고려가 부족했다고 봄니다. 그래서 취임 후 산림정책의 방향을 그동안의 자원중심에서 사람중심과 공간을 고려한 정책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에게 다가가는 정책과 산림을 통한 일자리 창출, 직원 역량 강화 등에 중점을 두며 이를 바탕으로 ‘내 삶을 바꾸는 숲, 숲속의 대한민국 만들기 추진계획’을 마련했습니다. 산촌경제를 활성화하고 산촌을 사람중심의 공간으로 육성하기 위해 지역과 함께 산촌거점권역을 선정해 새로운 산촌의 모습을 제시하고 활력 넘치는 공간으로 재생시키기 위한 토대도 구축했지요. 한편으론 국가 중심으로 제공됐던 산림복지서비스를 민간영역에서 주도 할 수 있도록 사업방식을 변경하고, 공공기관의 국산목재 우선 구매제도를 도입해 국내 목재산업 활성화를 지원하는 등 ‘사람중심 산림자원 순환경제 구축’을 위한 제도적 기반도 마련했습니다.


국민 생활과 밀접한 미세먼지, 열섬 현황 등 도시 내환경문제 개선을 위해 ‘내 삶을 바꾸는 숲 정책’ 즉, 도시숲, 정원과 같은 생활권 그린인프라를 확대해 국민들에게 다가가는 정책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산림 일자리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산림일자리발전소를 신설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어요. 일례로 최근 시행된 나무의사 제도는 국민들 관심이 높아지는 분야입니다. 산림은 자원조성→산림경영→임산물생산·가공 및 산림서비스 제공→소비→재투자로 순환되는 과정에서 새로운 일자리 요소가 많습니다. 여기에 산촌이라는 ‘마을 공동체’가 더해지면 사회적 경제 활성화, 국가균형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올해도 ‘내 삶을 바꾸는 숲, 숲속의 대한민국’이라는 비전으로 일자리가 생기고 모두가 누리며, 자연과 공존하는 산림을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최근 남북한 정세가 과거에 비해 안정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남북협력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산림 분야도 예외이지 않을 것 같습니다. 북한의 산림현황에 대해 이야기 해주신다면?


“북한의 산림은 분단 직후에는 남한보다 더 울창했지만 1960~1970년대 자연개조사업의 일환인 다락밭 조성 정책 추진에 더해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를 거치며 에너지와 식량부족 현상이 심해지면서 산림황폐화가 급속히 진행됐습니다. 그중 북한 산림황폐화의 가장 큰 원인은 역시 북한 주민들이 식량이나 에너지 확보 등 생존을 위해서 산림을 마구 훼손했고 이를 막아내지 못한 것이라고 봄니다.


최근 들어 산림복구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그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북한의 산림황폐화는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되고 있습니다. 2008년 국립산림과학원의 조사에 따르면 북한의 산림면적 899만㏊ 중 32%가량인 284만㏊가 황폐화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요. 특히 황해도, 평안도 등 서부지역에 집중되어 있고 평양, 개성 등 인구밀도가 높은 도시인근이 더심한 경향을 보입니다.


지난해 9월 정부대표로 평양정상회담에 직접 참여 해 보았을 때도 인구가 많은 평양 주변과 압록강 혜산시는 산림이 많이 훼손된 듯 보였구요. 인구가 적은 백두산 주변은 산림이 아주 잘 보존되어 있었음을 확인했습니다. 그래도 북한의 산림에는 긍정적인 측면이 남아있습니다. 아직 훼손되지 않은 산림이 615만㏊입니다. 이면적은 남한 전체의 산림면적과 비슷합니다. 그리고 뛰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백두산, 묘향산, 칠보산, 구월산, 금강산 등과 한반도의 지붕인 개마고원 등 우리가 함께 가꾸고 지켜야 할 산과 숲이 아직 많이 남아있습니다”.


그렇다면 북한 당국의 산림복구를 위한 노력은 어떤 것이 있는지요?


“최근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하면서 산림황폐화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산림녹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남북산림분과회담에서도 산림협력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지난해 신년사에서 다시 산림복구전투가 시급·필요함이 강조됐고 북한 당국의 이러한 산림복구 노력 의지가 남북산림협력사업으로 표출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 2차례의 남북산림분과회담에서는 산림 병해충방제의 상호협력과 북측 양묘장 현대화, 산불방지 공동대응·사방사업 등 자연생태계 보호 및 복원, 산림과학기술 공동토론회 개최 등을 실천해 나갈 것을 합의한 바 있습니다”.


황폐한 북한의 산림현황이 남의 일 같지가 않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남북산림협력을 위해서는 어떤 점이 가장 중요할까요?


“예, 앞으로 남북산림협력을 위해서는 첫 번째로 외교, 안보라인 주도의 국제협력, 두 번째로 정부주도의 남북협력, 세 번째로는 국민주도의 남남협력의 세 분야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갈 때 그 시너지가 배가될것입니다. 현실적으로 볼 때 정부 및 기관 주도만으로는 폭넓고 지속가능한 협력이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렇기에 국민 한사람 한사람의 지지와 참여가 그 무엇보다 필요한 때입니다. 종교·계층·지역·성향에 관계없이 국민들과 다양한 시민단체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한민족의 화합과 교류의 계기를 마련해 나가야 합니다.


산림협력은 한반도 산림 생태계 복원을 위한 남북간 상호호혜적인 사업이며, 환경·공익적 가치가 큰 분야입니다. 현재 산림청은 남북산림협력의 국민참여 파트너로서 (사)한국자유총연맹과 ‘한반도 숲가꾸기’ 사업을 함께 추진할 계획입니다. 보다 많은 국민과 민간단체가 참여하는데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앞으로도 산림청은 국민들이 함께 참여 할 수 있는 남북산림협력을 위해 다양한 지원방안을 모색하겠습니다”.


‘숲은 한민족의 미래다’라는 이야기로 주제가 귀결되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남과 북 우리 후손들에게 한 말씀 해주시기 바랍니다.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숲은 없습니다. 우리 선조들은 대한민국의 숲을 만들기 위해 땀 흘렸고 우리들은 지금 그 성과를 누리고 있습니다. 우리 세대에 시작한 산림협력이 우리 세대로만 끝나서는 안됩니다. 오히려 우리가 시작하고 후배들이 완성하며 그 후손들이 누리는 과업이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숲은 단순한 국토, 공간적 개념이 아니라 세대와 세대를 이어주고 우리의 정체성까지 담고 있는 정신·문화적 유산이라 할 수 있습니다. 미래목을 심는 마음으로 남북산림협력의 첫 시작이 잘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금 심은 나무가 크게 자라 남과 북 후손들이 함께 누릴 수 있는 한반도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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