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중국 양회(兩會)와 대외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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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9-04-10 11:08:15

2019 중국 양회(兩會)와 대외정책

전가림 호서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중국 최대 연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가 3월 15일 베
이징(北京)에서 막을 내렸다. 중국의 주요 매체들은 이
번 양회가 중국 경제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으며 성공
적으로 개최됐다고 평가했다. 양회는 중국 최고의 정책
자문기구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약칭 ‘정협’)’와 의사
결정 및 집행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약칭 ‘전인대’)’를
이르는 말이다. 양회가 국내외 언론의 주목을 받는 이유
는 중국 최대의 연례 정치행사일 뿐만 아니라, 이 기간
에 중국 정부의 정치, 경제 및 사회정책 등의 운영방침
이 정해지기 때문이다. 회의는 총리의 전년도 업무보고
로 시작되고 전년도 결산과 당해 연도의 계획을 발표하
며 예산을 책정한다. 흥미로운 것은 베이징에서 양회가
개최 전에 전국적으로 지역양회가 열려 각종 이슈들이
제안되고 수집되기 때문에 14억 중국인들의 소소한 일
상에서 국가 대사까지, 국내문제에서 대외문제까지 거의
모든 문제들이 거론되고 토론된다는 점이다.
최대 화두는 ‘경제’
일자리 강조와 700조 원의 경기부양책
올해 중국 양회의 최대 화두는 단연 ‘경제’였다. 시진
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장기 집권을 보장하는 헌법
수정안 통과와 정책 홍보에 집중했던 지난해의 모습과
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시진핑 ‘집
권 2기’ 두 번째 양회인 탓에 정치나 인사문제보다는 경
제에 관심이 더 집중됐기 때문이다. 특히 미·중 무역 전
쟁 충격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중국의 각종 경제지표가
악화하면서 중국 정부의 경제성장률 목표치와 경기 부
양책에 전 세계의 관심이 쏠렸다. 중국 공산당 지도부
도 이를 의식한 듯 시종일관 “국내외 복잡한 상황에 직
면해” 또는 “위기와 도전” 등 복잡한 대내외적 어려움
을 지적하면서 “온중구진(穩中求進: 안정 속 발전) 지
속”을 되풀이했다.
중국 지도부는 전인대 업무보고를 통해 올해 경제성
장률 목표를 6.0~6.5% 구간으로 설정했다. 2016년 이후

 3년 만에 구간 목표치를 다시 제기했다는 점은 중국
의 경제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는 점을 방증한다. 2008
년 세계 경제의 위기 속에서 ‘바오빠’(保八: 8% 성장)를
강조했고 2011년 7% 성장으로 수정한 후, 이제 6%를 마
지노선으로 이를 사수하겠다는 ‘바오리우’(保六)로 조정
되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다. 일각에서는 경
제 규모의 확대와 고도화된 성장국면으로 진입했기에
성장률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최근 지속
되고 있는 경기둔화가 자칫 ‘두 개의 백년’(2021년 공산
당 창당 백년과 2049년 건국 백년)을 앞두고 ‘중화 민족
의 위대한 부흥’이란 목표가 자칫 백일몽이 될 수 있다
는 우려 때문이다.
이러한 대내외적 악재를 극복하기 위해 금년 양회에
서 중국 정부는 경기 둔화세를 인정하고,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공언했다. 경기 부양책 규모는 4조 1500억 위안
(약 697조 원) 이상이다. 일단 도로, 철도, 항만, 공항 등
인프라 시설 건설을 위한 지방 정부 특수목적 채권 발
행 규모가 2조 1500위안(약 360조 원)에 이른다. 그리고
기업을 위해 2조 위안에 달하는 세금 부담과 사회보험
료 납부 부담을 경감시킨다는 계획이다. 반면 재정확대를 통한 성장 촉진을 위해 중국 정부는 올해 국내총생
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 목표치를 작년(2.6%) 대비
소폭 상향한 2.8%로 설정하기로 했다.
 
또 다른 특징으로는 고용안정을 강조했다는 점이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전인대 폐막 외신기자 회견에서
“올해 처음 취업 우선 정책을 거시정책에 올려놓았다”
며 일자리 정책을 강조했다. 중국 지도부의 이런 인식
은 중국 경제지표가 일제히 추락하는 등 악화하는 경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 1∼2월
산업생산 증가율이 5.3%를 기록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2009년 초 이후 10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또한 지난해
말 1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소비 역시도 뚜렷한 돌파
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업 문제 역시 2017
년 2월 이후 최악의 상황을 보이고 있어 중국 경제에 대
한 낙관론에 적잖은 의문을 낳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공
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올해 양회에서 시 주석의 연
설과 각 대표단의 심의 내용 중 가장 빈번하게 등장하는
단어가 ‘민생’이라며 민생 중 최고는 바로 ‘일자리’라 강
조한 점도 이를 방증한다.
 
대외 개방 의지 피력,
<외상투자법> 통과, 효과는 미지수
대외경제와 관련해 주목할 대목은 ‘미·중 무역전쟁’이
라는 대외 불확실성이 <외상투자법>과 이어지는 연결고
리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7월 본격적으로 시작된 미·중
무역전쟁이 자국 경제에 하방 압력을 가하는 대외 위험
변수라 인식한다. 중국이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조속히
무역전쟁을 마무리 짓고 싶어 하는 이유다. 협상 과정에
서 중국은 미국산 제품 수입 확대 등을 비롯한 다양한
제안을 통해 ‘미국 달래기’를 하고 있다.
그리고 또 다른 해결방안의 하나로 거론되고 있는 일
종의 회유책이 <외상투자법>이다. 2020년 1월 발효되는
이 법안은 기존에 30여 년간 적용해온 ‘외자 3법<중외
합자경영기업법>(1979), <외자기업법>(1986), <중외합작경
영기업법>(1988)’을 통일한 것이다. <외상투자법>은 중국
정부나 공직자가 외자 기업의 기술 강제 이전을 금지하
는 규정이 담겼다. 그동안 미국은 중국에 기술 강제 이
전 문제의 심각성을 강하게 제기하며 외자기업과 국내
기업 간의 불공정경쟁 환경 등과 같은 관행의 전면 근절
을 요구해 왔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지난 8년 동안 묵힌
외자 3법 통합 작업을 지금에서야 급하게 마무리 지은
진짜 이유는 ‘미국’ 때문이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중국은 양회 기간 이 법의 처리를 적극적으로 홍보했
고 이는 다분히 현재 진행 중인 미·중 무역협상을 의식
한 행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국은 이 법안이 “중
국의 대외 개방 의지를 한층 더 드러내는 역사적 이정
표”라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기술 강제 이전 금지 조항
이 구체적이지 않고 이행 규정도 명확하지 않으며 외자
기업뿐 아니라 중국 국내 기업도 법적 실효성에 의구심
을 품고 있다는 점에서 해당 기업들은 중국 당국의 기대
와는 상당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대외변수에 함께 손잡은 시진핑-리커창
지난해부터 발화한 미국과의 갈등 국면을 어떻게 정
부 정책에 담아내느냐와 관련된 문제가 국내외의 주목
을 받으면서 금년 양회는 시진핑과 리커창으로 대변되
는 ‘시-리 체제’에 대한 관심으로 집중됐다. 사건의 발단
은 2013년 양회를 통해 시-리 체제가 등장한 이후, 경
제 성장 기조에 따른 시각차로 인해 시-리 체제가 불협
화음을 겪고 있다는 풍문으로부터 시작됐다. 실제로 단
기적인 고통은 감수하고라도 중장기적인 안정 성장을
추구하겠다는 리커창의 정책 기조(일명 Liconomincs)가
2015년 양회 이후, 공급측 개혁, 국유기업 개혁, 금융리
스크 방지, 부동산시장 안정, 일대일로(一帶一路) 등 국
가 자본으로 운영되는 국유기업에 민간 자본을 도입하
는 정책 기조로 바뀌면서 시진핑의 정책 기조(일명 Xi conomics)가 리코노믹스를 대체했다는 시각이 일반화
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해까지 양회는 시 주석의 독
무대였지만 금년부터 리 총리의 목소리가 한껏 높아졌
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일각에서는 시 주석의 리더십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
었지만 사실상 시 주석의 리더십은 확고하게 뿌리를 내
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오히려 대외변수에 맞서 국
내에서 힘의 균형을 보여준 측면이 강하다는 평가가 합
리적 추론으로 인식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지난 13일
정협 폐막 연설에서 정협 주석 왕양(汪洋)은 “정협 위원
들은 시진핑 신시대의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시진핑
사상)을 관철하고 고도의 정치적 책임감과 역사적 사명
감으로 정부 업무보고와 기타 보고를 심도 있게 검토하
고 심의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양회 기간 시진핑 사상은
예년과 비교하면 전반적으로 더욱 강조되고 일부에서는
더욱 심화했다는 전언이다.
대외관계의 재정립 시도와
한반도 문제에 대한 중국역할론 강조
2018년 정부업무보고는 전방위적 외교를 심도 있게
전개했다고 간략히 언급한 반면 올해는 대국, 주변국 및
개발도상국 그리고 유럽(EU)과의 관계를 각각 ‘재정립’
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 한해를 복기해보면, 중국
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인한 갈등과 마찰이 지속되
는 과정에서 주변국 및 개도국 그리고 EU의 충분한 지
지를 받지 못해 고립되었다. 따라서 무역 전쟁이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미국에 대한 대응 수위를 조절하겠다
는 의도를 표출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주변
국 및 개도국과의 관계를 개선하여 중국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 미·중 무역전쟁의 과정에서 나타난 고립적인 상
황을 재현하지 않겠다는 구상으로 판단된다. 이는 정부
업무보고에서 최초로 ‘신형국제관계’ 구축을 명시한 것
과도 상당한 인과성을 갖는 부분이다.
또한 최근 EU 집행위원회가 발표한 <대 중국 전략보
고서>에서 중국을 “경제적 경쟁자, 체제적 라이벌” 등으
로 규정하며 유럽 각국에 중국과 현실적이고 균형적인
상호관계 구축을 위한 ‘10대 행동계획’을 요구한 바 있다.
중국은 EU의 이러한 대 중국 인식이 향후 미·중 무역전
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EU와
의 대립적 긴장관계 완화가 긴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양회 폐막 직후, 시 주석의 유럽순방이 ‘아군 만들기’로
평가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끝으로, 중국은 한반도 문제에 있어 중국의 역할은 대
체할 수 없으며 향후 당사국들과 함께 정해진 목표(한반
도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향해 지속으로 공헌할 것이란
입장을 강조했다. 이는 북한에 대한 실질적 영향력 투사
주체가 중국임을 강조함과 동시에 한·미·일의 공조를
견제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2차
미북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 수 있는
중국의 역할론이 시험대에 오른 상황에서 가시적 효과
를 기대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효과적인 근거가 없다는
점이 중국 역할론에 의문을 갖게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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