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비평]새해에는 기업가 정신으로-신중섭 강원대 윤리교육과 교수

  • No : 2739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0-01-07 14:38:29


답답하기만 했던 2019년을 보
내고 새로운 해를 맞는다. 주
변 정세는 혼란스러웠고, 남북 관계
는 냉각되어 평화는 멀어 보인다. 대
화 없는 국내 정치는 불안과 불만만
을 키우고, 경기 침체로 삶은 안정을
잃었다. 신뢰가 사라진 자리에는 적
대감과 불신이 독버섯처럼 자라고 있
다. 이 와중에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고 외치며 ‘무한 도전’을 감행한
김우중 회장과 전자와 화학 산업의
씨를 뿌리고 가꾼 구자경 회장이 세
상을 떠났다. 그들은 기업가 정신의
표상으로 길이 남을 것이다.
기업가는 경제 활동뿐만 아니라 모
든 분야에서 창조적인 아이디어로 새
로운 일을 시작하는 사람이다. 기업
가는 창의와 혁신의 정신으로 사람
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을 생각
하고 실행해 사람들의 복지에 기여한
다. 기업가는 경제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모델일 뿐만 아니라 경제를
넘어 사회 전반의 모든 부분에서 발
견할 수 있다. 빈손으로 기업을 일으
킨 사람, 황무지에 훌륭한 건물을 세
운 사람, 선구적인 단체를 만든 사람,
연극제를 시작한 사람, 새로운 형태
의 건강 관리법을 개발한 사람, 혁신
적인 자선 단체를 창설한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기존의 학교를 완전히
탈바꿈시킨 사람, 항공사를 신설한
사람, 생명을 살리는 장치를 발명한
사람, 훌륭한 미술품이나 새 미술관
을 탄생시킨 사람이 바로 기업가다.
각계각층에 이러한 기업가 정신을
가진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 사
회의 문화는 발전한다. 기업가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세상’을
만든다.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은 그
동안 인류의 역사를 발전시킨 원동력
이다. 기업가 정신은 놀라운 경제 성
장의 원동력이었다. 혁신적이고 창조
적인 기업가 정신을 가진 기업가들은
경제 활성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
다. 기업가 정신으로 충만한 기업가
들은 새로운 경제적 창조를 통해 많
은 사람의 경제적 생활수준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삶의 질을 향상시켜 인
류의 복지에 기여했다. 기업가 정신
은 사람들에게 경제에 참여할 수 있
는 기반을 확충해 주고, 일자리를 제
공해줌으로써 희망적인 미래를 열어
주었다.
기업가 정신은 혁신을 통한 ‘창조
적 파괴자’(슘페터), ‘불확실성을 짊어
진 자’(나이트), ‘이윤 기회에 대한 기
민성’(커츠너) 등으로 정의되고 있다.
기업가 정신에는 위험을 감당하는 창
업과 투자정신, 혁신적인 제품과 서
비스 개발 능력이 포함되어 있다. 누
구보다도 기업가 정신의 핵심을 파악
한 경제학자는 조셉 슘페터다. 그는
무엇이 경제의 혁명적 변화와 변혁을
초래하는가를 설명하기 위해 ‘창조적
파괴’라는 개념을 창안했다.
‘창조적 파괴’는 ‘새로운 결합’을 통
해 기존의 산업을 파괴하고 새로운
산업을 창안하거나 새로운 업무 방식
을 도입해 기존의 업무 방식을 폐기
한다. 피터 드러커는 변화를 추구하
고, 변화에 대응하고, 변화를 기회로
활용하는 사람들의 능력을 기업가 정
신으로 묘사했다. 이런 기업가 정신
이 추구하는 것은 이윤이 아니라 그
들이 설정한 목적이며 성공 그 자체
다. 이윤은 그 과정의 부산물이다. 기
업가를 이윤추구자로만 해석하는 것
은 잘못이다.
기업가 정신은 기업가들이 공통으
로 가지고 있는 정신적 특성으로, 창
의성을 발휘하여 혁신하고 새로운 사
업에 몰입하도록 하는 원동력이다.
기업가 정신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공
통으로 발견되는 품성은 열정, 끈기,
창의성, 헌신, 유연성이다.
정열과 헌신의 마음을 가진 기업
가는 고된 일을 견딜 수 있는 인내력
과 에너지를 지니고 있다. 현실적 장
애를 극복하고 자신이 목적으로 삼은
것을 실현하려면 막대한 노력과 굳은
의지, 불굴의 정신력이 필요하다. 이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끈기
이다. 열정을 가진 기업가만이 새로
운 일을 시작하고 그 일을 지속적으
로 추진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비전을 신뢰하고 확
신할 수 있게 한다. 열정 있는 기업가
만이 자신의 일에 집중하고 타인들의
관심을 이끌고 머물게 할 수 있다.
창의성은 무엇보다 중요한 특성이
다. 창의성이란 새로운 제품이나 서
비스 또는 새로운 경영 방식을 도입
할 수 있게 해주는 번뜩이는 통찰력
을 의미한다. 창의력은 새로운 혁신
과 개선을 추진하게 한다. 창의성은
지속적인 학습이며 탐구정신이고 기
존의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사고력이
다. 유연성은 시장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능력을 말한다.
유연성을 가지면 새로운 꿈을 꾸면
서도 시장 현실에서 눈을 떼지 않는
다. 유연성을 가진 기업가는 때때로
자신의 신념을 버리면서도 과감하게
고객의 요구를 수용한다.
기업가 정신은 고용 창출과 경제 성
장뿐만 아니라 사회 발전의 필수적인
요소다. 기업가 정신의 활성화를 위
해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
정부는 기업가들이 위험을 감수하
면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수 있도
록 유인책을 제공해야 한다. 유인책
가운데 중요한 것은 재산권을 법으로
견고하게 보장하고 경쟁 시장을 활성
화할 수 있는 제도의 완비다. 무엇보
다 중요한 것은 정부의 간섭과 규제
가 적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기업
가 정신의 활성화는 한 사회의 문화
에도 크게 의존하다. 기업가들의 이
윤 추구를 탐욕으로 간주해 비난하
고, 기업가 정신을 발휘해 성공한 기
업인을 사회적으로 높이 평가하지 않
는 사회나 그들에게 무거운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사회에서는 기업가
정신이 발휘되기 어렵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것이 기업가 정신이다. 변화를 추구
하고, 변화에 대응하고, 변화를 기회
로 활용하는 ‘창조적 파괴자’가 우리
사회 곳곳에서 나와야 한다. 그동안
우리가 이만큼 경제적으로 성장하고,
정치적으로 민주화를 이룩해 사람
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은 모
두 각 분야에서 기업가 정신을 발휘
한 사람들의 덕이다. 우리는 산업화
와 민주화 이후 길을 잃고 서로가 서
로를 적대시하며 함께 이루어가야 할
꿈을 잃어버렸다.
다시 우리 사회에 ‘창조적 파괴’가
일어나야 한다. ‘창조적 파괴자’는 과
거가 아니라 미래에 집중한다. 새해
에는 우리 모두 새로운 미래를 열어
가야 한다. 특히 정치인이 그러해야
한다. 정치인은 슬로건이 아니라 현
실을 살피고 숙고하면서, 해법과 구
체적인 개선 방법을 찾는 과정에서
‘기업가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 우리
는 세상의 큰 변화를 성찰하면서 수
용하고 적응하면서 그것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새봄이 오면 메마른 나뭇가지에서
잎이 돋고 꽃이 필 것이다. “길이 끝
나면 거기/새로운 길이 열린다//한쪽
문이 닫히면 거기 다른 쪽 문이 열린
다//겨울이 깊으면 거기 새로운 봄이
걸어 나온다”(박노해, “길이 끝나면”
의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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