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회담 조율 나선 한·미 정상회담…

  • No : 2035
  • 작성자 : 한국자유총연맹
  • 작성일 : 2018-06-04 10:24:00
  • 분류 : 자유마당

북·미 정상회담 조율 나선

한·미 정상회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과 앞으로의 방향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5월 22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취재진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시간으로 5월 23일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 령 간 네 번째 한·미 정상회담이 워싱턴D.C.에서 열렸다. 매우 짧은 기간의 방문(1박4일)으로 계획된 이번 정상회 담은 주로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미 양국 간의 상 이한 입장 차이를 좁히는데 그 목적이 있었다. 한·미 정상회담, 북·미 회담 앞두고 비핵화 방안 논의 이번 정상회담에서 가장 중요했던 이슈는 북·미 간 비 핵화 방안이었다. 단계적 해법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 던 북한은 미국의 선 비핵화 후 보상 방안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김계관 외무성 부상의 개인담화를 통 해 이미 전달한 바 있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미 대통령 은 일괄타결이 바람직하지만, 한꺼번에 이뤄진다는 것 이 물리적인 여건으로 불가능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즉, 기존의 일괄타결(all-in-one)방식에 대해 유연한 입 장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미국 뉴욕타임즈는 미국의 일괄타결 방식이 북한이 주장하는 단계적 비핵화 방안과 절충될 수도 있 다는 보도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일괄타결 방식에 대 한 유연성 발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국의 입장은 일 괄타결에 방점이 놓여 있다. 즉, 미국은 북한 핵문제를 일 괄적으로 짧은 기간 내에 폐기하겠다는 입장이며, 여전 히 선 비핵화 후 보상을 주장하고 있다. 또한, 북·미 간 비핵화와 체제보장이 북한이 주장하듯이 행동 대 행동의 원칙에 기반해 이뤄질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 령은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원하는 조건이 충족되지 않을 경우 회담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두 번째 이슈는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 역적인 폐기(CVID)에 대한 북한 체제 안전보장 문제였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이 안전할 것이고 한 국, 중국, 일본과 미국이 북한을 도와 아주 위대한 국가 로 만들기 위한 많은 자금을 약속하고 있다는 언급을 했 다. 그러나 기자회견에서 나온 말은 미국이 북한에 대해 제공할 체제보장 카드가 구체적으로 무엇이 될지에 대한 내용은 없었다. 기존에 했던 대북경제투자에 대한 언급 만 되풀이됐다. 세 번째 이슈는 미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과 관련된 언 급이었다. 트럼프는 김 위원장이 시진핑 주석과 두 번 째 만난 이후 태도가 변했다고 언급했으며, 시진핑 주 석이 북한의 강경해진 태도 변화에 영향을 주었다고 암 시했다. 네 번째로,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통일과 관련해 장래 어느 시점에 통일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즉, 그들은 원 코 리아로 돌아갈 것이라고 언급했으며, 통일시점은 지금이 아니더라도 미래 언젠가일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미 3국의 종전선 언에 대해 언급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 도 종전선언에 부정적이지 않았으며, 이에 대한 의견 교 환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북·미 정상회담, 개최 임박까지 협상 줄다리기 계속 이번 한·미 정상회담 이전까지의 북한의 태도를 보면 매우 전략적인 측면이 다시 재현되고 있다. 올해 초 남북 관계 진전과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면서 중국을 몸 달게 했으며, 결국 북·중 관계 회복을 이뤄냈다. 중국을 등에 업고 북한은 북·미 회담에서 주도권을 행사하기 시 작했으며, 회담의 주요 의제와 관련해 자국에게 유리한 쪽으로 미국과 줄다리기를 하기 시작했다. 과거 북한의 벼랑끝 전술이 다시 전개되기 시작하고 있다. 김계관 명 의 담화는 이 같은 북미 간 주도권 싸움의 첫 시작이었다. 즉, 펜스 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에 착수하지 않으면 미국의 양보는 없다면서 “합의가 없으면 북한은 리비아 모델처럼 끝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최선희 북 한 외무성 부상은 펜스 부통령을 아둔한 얼뜨기라고 부 르면서 “미국이 계속 무도하게 나오면 회담 재고려를 지 도부에 제기하겠다”고 맞대응을 하였다. 정상회담을 앞 두고 양측의 입장을 구체적으로 조율하는 실무급 회담을 앞두고 양측의 기싸움이 시작됐다. 북·미 정상회담까지 3주 남짓 남은 상황에서 북·미 양 국은 계속해서 자국에게 유리한 조건을 만들기 위한 협 상과 줄다리기를 하고 있었다. 북·미 정상회담, 취소와 재개 반복한 기싸움 배경은 한·미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정세는 급변하기 시작했 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식 서한으로 북·미 정상회담을 취 소하겠다고 밝혔으며, 북한이 마음을 바꾸게 되면 다시 연락하라는 내용을 담았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미 트 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 취소에 대한 암시를 한 바 있다. 취소 결정에 대해 청와대도 유감을 표명했다. 한반 도의 모든 노력이 무너지는 듯한 순간이었다. 그러나 이 에 대해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의 위임을 받은 김계관 외 무성 부상의 성명을 발표했는데, 여기서 북한은 북·미 정 상회담에 대한 필요성을 언급했고, 어느 때나 어느 장소 에서 다시 대화할 용의가 있음을 피력했다. 정상회담 취소 서한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정중하게 그러나 매우 분명한 메시지를 북측에 전달했다. 북측의 커다란 분노와 노골적인 적개심(tremendous anger and open hostility)으로 인해 정상회담을 취소한다는 메시지 였다. 그러나 동시에 마음이 바뀌면 다시 연락하라는 내 용도 들어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태도변화 가 있었으며, 이후 북한이 미국에게 보여줬던 강경한 언 사를 지목했다. 최근 있었던 최선희 부상의 성명이 미국 측으로 하여금 회담을 취소하게 만든 도화선이 됐다. 이 같은 상황은 북·미 간 지속되었던 기싸움과 줄다리기, 주 요 의제에 대한 조율부재 등으로 인해 미국 내부에서 북 한에 대한 회의론이 증폭되고 있었던 시기에 최선희 부 상의 성명으로 만들어졌다고 보인다. 더욱 놀라웠던 것은 그 이후 나온 김계관 부상의 담화 였다. 트럼프가 언급한 커다란 분노와 노골적인 적대감 은 일방적으로 핵 폐기를 압박해온 미국측의 지나친 언 행이 불러온 반발에 지나지 않는다고 기술하면서 최선희 부상의 성명의 비중을 최소화했다. 또한 열린 마음으로 미국 측에 시간과 기회를 줄 용의가 있다고 언급했으며,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 마주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 의가 있음을 밝혔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예정대로 6월 12일 북·미 정상 회담이 개최될 것으로 언급했다. 필요하면 기간이 더 연 장될 수도 있다고 했다. 이미 주도권을 쥔 트럼프에게 북 한이 많은 양보를 할 의지를 피력하지 않았을까 하는 추 측이다. 취소 이전과 같은 대립을 지속한다면 정상회담 재개여부를 발표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여전히 두 가지 문제에 있어서 쉽게 수 용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첫 번째는, 계속해서 북·미 간 합의점을 찾지 못했던 비핵화 방법론에 대한 것이다. 북한 입장에서는 일괄타결에 기반한 선 비핵화 후 보상 을 완전히 수용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이 부분에 있어 미국도 유연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두 번째는 CVID 문제이다. 북한핵시설에 대한 사찰이 시작될 경우 북미 간에는 뛰어넘지 못할 반목이 생길 수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북미 양측은 실무협의에서 충분히 논의가 필 요하다. 마지막으로 북한이 CVID를 수용할 경우 미국은 북한에 대해 충분한 체제안전보장과 경제적 보상을 해 주어야 한다. 한국의 외교적 노력, 어떻게 해야 하나? 추후 성공적인 북·미 정상회담과 그 이후 비핵화 과 정에서 한·미 양국은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첫 번째로, 북·미 간 정부차원에서의 채널보다 보다 솔직히 얘기할 수 있는 트랙2나 1.5차원에서의 대화가 확대돼야 한다. 현재 미국 내부 엘리트층은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 회 의적이며, 북한이 비핵화에 대해 진정성이 없다고 판단 되면 판을 깨고 나와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표적인 인 물이 볼튼 국가안보보좌관이며, 향후 트럼프의 비핵화 정책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 단계에 서 북·미 정상회담이 재 성사되었다고 하더라도 이 같 은 미국 내부 엘리트층의 인식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정부 간 대화는 상대방의 본심을 알아채는 데 한계가 있다. 실제로 북한 내부의 변화와 비핵화에 대한 진정 성 여부는 학자들 간의 대화체에서 제대로 전달될 수 있 다. 최근 북한측과 접촉한 미국 내 학자들은 북한의 진 정성을 느끼고 본인의 입장을 바꾸기 시작했다고 한다. 두 번째로, 향후 한국정부는 남북관계 개선에 적극적 으로 임할 필요가 있다. 맥스 썬더 훈련이 종료되면 핫 라인을 통해 두 정상 간의 입장을 조율하고 북·미 정 상회담과 관련한 북한의 전향적인 입장을 유도할 필요 가 있다. 세 번째로,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 와 함께 한국은 이 기회를 남·북·미 3자 종전선언으로 연결시켜야 한다. 북·미 정상회담 직후에 싱가포르에 서 이뤄져야 한다. 이 기회를 놓치면 3자종전선언의 기 회는 쉽게 오지 못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중국에 대한 외교적 노력을 해야 한다. 현재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 력을 불쾌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북·중 정상회담의 조 건으로 북·중 관계 디커플링을 요구할 것이라는 보도 가 나오고 있다. 현 단계에서 한국은 남·북·미 3국간 외교에 우선적으로 집중해야 한다. 그러나 동시에 중 국의 과도한 외교적 스포일러 역할에 주의를 기울여 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남북관계 개선에 있어서 북한 을 유인할 수 있는 카드가 무엇일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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