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당대표로 황교안 선출… 4·3재보선 리더십 시험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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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9-03-06 14:36:16
  • 분류 : 자유마당

정도원 데일리안 정치사회부 기자

 

2·27 자유한국당 전당대회가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당대표 선출로 마무리됐다. 황교안 신임 당대표는 70%가 반영되는 책임당원 선거인단 투표에서 압도적인 득표로 경쟁주자인 오세훈 미래비전위원장과 김진태 의원을 누르고 한국당의 새로운 당대표에 등극했다.

당대표 선출로 황교안 대표가 정치권에 성공적으로 입문했다고 말할 수는 있겠지만, 연착륙이라고 말하기는 아직 이르다. 2022년 대권을 겨냥하고 있는 황 대표 앞에 난제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선출된 당대표의 최대 과제는 2020년 총선을 승리로 이끄는 일이다. 김진태 의원은 지난달 23MBN에서 생중계된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서 “(황 대 표는) 본인 자신의 선거를 한 번도 치러본 적이 없다남의 선거에 총책임자를 한다는 게 무리가 있지 않겠느냐고 꼬집었다.

실제로 황 대표는 출마는 고사하고 공천을 받아본 적조차 없다. 자신의 선거를 치러본 적이 없는 사람이 전국 253개 지역구에 공천을 주고 선거운동을 하며 총선을 지휘한다는 게 쉬운 일일 수는 없다.

 

황교안 새 당대표 등극

 

이런 상황에서 다가올 4·3 재보궐선거는 일종의 시금석이다. 이번 재보선 국회의원 선거는 경남의 2개 지역구에서 치러진다. 창원성산 보궐선거와 경남 통영고성 재선거다. 유기준 한국당 의원은 리더십을 확고하게 하려면 22승을 해야 한다최소한으로라도 11패는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돌아가는 상황이 녹록치 않다.

통영고성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이군현 한국당 의원이 18~20대 총선에서 연속 당선됐다. 심지어 2016년 총선은 상대 후보가 나타나지 않아 국회의원에 무투표 당선되는 진기록을 세웠다.

그 정도로 한국당 기반이 강한 곳이었지만 탄핵 이 후 지역 민심은 요동치고 있다.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 서는 통영시장과 고성군수 모두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한국당이 공천을 놓고 분열되면 선거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곳이다.

여기에 문제가 있다. 한국당 예비후보 3명 중 정점식 후보는 서울법대 출신 검사로, 대검찰청 공안부장을 지냈다. 정 후보는 황 대표가 법무부장관일 때 검사장으로 승진했으며, 옛 통합진보당 위헌해산 당시 TF팀장을 맡 았다. 황 대표는 정 후보를 가리켜 나의 오른팔과 같았 던 사이라고 깊은 신뢰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정 후보는 창원지검 통영지청장을 지낸 것 외 에는 통영고성과 이렇다할 연고가 없다. 고향은 경남 진 주다. 통영이 고향으로 행정안전부 차관을 지낸 서필언 예비후보나 이미 세 차례 통영시장에 당선됐던 김동진 예비후보와는 지역 인지도의 격차가 크다.

창원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15~17일 조 사한 바에 따르면, 한국당 후보 선호도에서 서필언 후 보가 31.4%, 김동진 후보가 27.4%였으며, 정점식 후보 는 13.3%에 그쳤다.

이대로라면 경선을 통해 정 후보가 공천을 받는 것은 불가능하다. 황 대표가 굳이 정 후보를 챙기려면 전략공 천을 하는 수밖에 없다. 전략공천을 하면 서필언·김동 진 후보는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를 할 가능성이 크 다. 서 후보는 이미 전략공천 가능성에 공개적으로 반 발하고 있으며, 김 후보는 무소속으로 통영시장에 당선 됐던 적이 있다.

낙천된 당사자들 뿐만 아니라 경남지역 의원들도 함 께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경남지역 의원들은 경선을 강 하게 선호하고 있다. 4·3 재보선에서 전략공천의 선례를 남길 경우, 내년 총선에서 전략공천을 통한 대대적 물 갈이의 물꼬를 터주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경남지역 의원들 사이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 는 4선 중진 김재경 의원은 지난 130일 비상대책위 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누가 당대표가 되더라도 전 략공천이라는 제도가 당에 남아 있는 한 만악의 근원은 계속될 것이라며 전략공천이라는 미명 하에 자기 사 람 심는 전횡을 어떻게 막을 수 있을지, 이 부분에 대해 중진의원들이 걱정하고 의견을 내줘야 한다고 말했다.

낙천 당사자들이 반발해 무소속으로 뛰어나가고, 경 남지역 의원들마저 함께 반발해 선거운동에 소극적으로 임한다면 통영고성 재선거는 이길 방법이 없게 된다. 그렇다고 전략공천을 접자니 오른팔도 챙기지 못하는 당 대표의 모습이 뼈아프다.

상대적으로 쉬운 지역인 통영고성이 난제인데, 하물 며 영남의 대표적 험지인 창원성산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창원성산은 공단이 밀집한 지역으로 노조의 세가 강 해 전통적으로 진보정당이 강세를 보여왔다. 2000년 이 후 다섯 번 치러진 총선에서 세 차례 진보정당이 승리했 다. 권영길 전 의원과 노회찬 전 의원의 지역구다.

한국당에서는 강기윤 전 의원이 몸을 풀고 있지만, 지 난 2016년 총선에서 노회찬 전 의원에게 완패했던 모 습을 기억하는 당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불안한 시선이 감돈다.

한국당의 한 재선 의원은 창원의 5개 지역구 중에서 딱 성산만 졌는데, 그나마도 14000표나 졌다영남 에서 이렇게 큰 표차로 진 곳이 아무데도 없다고 말했 다. 후보 경쟁력에 물음표가 달릴 수밖에 없는 여건이다.

이 때문에 김태호 전 최고위원의 차출설이 나온다. 김 전 최고위원은 2·27 전당대회 등판을 준비하던 중, 황 대표가 입당하자 당권 도전을 포기했다. ‘노느니 벼 슬한다고 창원성산 보궐선거 출마를 권유하자는 아이 디어다.

한국당의 4선 의원은 김태호 최고위원이 이번에 창 원성산에 출마해서 선수를 늘린 다음에 김경수 지사의 유죄 판결이 확정되면서 내년 총선과 동시에 경남도지사 재선거가 치러지면 그 때 도지사로 갈아타면 아주 좋다로드맵까지 그려줄 정도로 적극적이다.

문제는 김 전 최고위원 본인의 출마 거부 의사가 완강 하다는 점이다. 지난해 6·13 지방선거 때도 예정됐던 독 일 유학을 전격 취소하고 당을 위해 경남도지사에 출마 하는 선당후사를 했다. 선당후사도 한두 번이지, 선거 패 배가 거듭되면 본인의 정치적 잠재력을 소진한다는 점 에서 내키지 않을 수밖에 없다.

잦은 출마가 지역민의 피로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는 점도 걸림돌이다. 김 전 최고위원의 당권 도전의 꿈 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던 황 대표를 위해 본인이 위험을 무릅쓸 필요가 있느냐는 거부감이 깔려 있을 수도 있다. 황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최근 김 전 최고위원과

의 통화에서 창원성산 출마 여부를 타진했지만, 김 전 최고위원이 절대 나가지 않는다고 선을 긋는 바람에 설득에 애를 먹었다. 이 의원은 정치에 절대라는 것 이 어디 있느냐. 가능성을 아예 차단하지는 말아달라고 부탁하는 선에서 통화를 마무리했다며 고개를 절레절 레 흔들었다.

4·3 재보선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다면 황교 안 호는 출범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내홍의 풍랑 속에 휩 싸일 수도 있다.

당대표의 리더십을 흔들 수 있는 위협 요소가 너무 많 다. 전당대회 기간 내내 탄핵 총리로는 총선 필패라며 그 간판으로는 선거 못 치른다고 했던 오세훈 위원장 이 당장 목소리를 높이고 나설 것이다.

나와 가는 길이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이번 전 당대회를 치르면서 그 기대와 신뢰에 금이 가고 있다고 경고했던 김진태 의원도 황 대표의 오른쪽에서 리더십 을 위협할 수 있는 존재로 남아 있다.

홍준표 전 대표는 전당대회를 보이콧하고 장외에 머 물고 있으면서, 계속해서 당의 원심력을 작용할 여지가 있다. 특히 홍 전 대표는 직전 경남도지사를 지냈고, 경 남도 선거에서 연전연승해왔다는 점에서 만일 황 대표 가 경남에서 치러진 두 곳의 재보선을 패배한다면 이를 아프게찌르고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변수다. 김 전 위원장은 비대위원장 임기를 마치기 직전인 지난달 25일 서울 신 촌에서 징검다리 포럼창립식을 열었다.

김 전 위원장이 대권 행보를 본격화한 이상, 황 대표 와는 대권경쟁자가 된다. 황 대표가 어려운 처지에 놓일 때마다, 위기의 당을 살려놓았던 자신의 업적을 내세우 며 쓴소리를 하려 할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관측이다.

그렇다고 당내에 우군이 많은 것도 아니다. 황 대표 는 정당 생활을 해오지 않았기 때문에 애초부터 당내 기반은 취약하다. 심재철·정우택·주호영·안상수 의원 등 당내 중진의원들은 황 대표의 갑작스런 등판에 자 신들의 당권 꿈을 접었기 때문에, 황 대표에게는 우호 적일 수가 없다.

만약 황 대표가 통영고성에 정점식 후보의 전략공천 을 강행했다가 선거를 지는 일이 생기기라도 한다면, 당 장 이들 중진의원들은 전략공천에 반대하는 당내 의원 들과 스크럼을 짜고 전략공천으로는 필패라는 점이 입 증됐다총선에 대비한 시스템 공천방안을 당장 마 련하라고 압박할 개연성이 높다.

반대로 4·3 재보선에서 황 대표의 선택이 빛을 발하 면서 좋은 결과로 귀결된다면, 한국당 황교안 체제는 연착륙하면서 안정 국면에 접어들게 된다.

이 때에는 반사적으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체제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지만, 원래 집권여당은 선거에 진다 고 해도 야당만큼 심하게 흔들리는 법은 없다. 여당의 배 후에는 청와대가 있으며, 청와대는 여당이 극심한 혼란 에 빠지는 것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황 대표 첫 시험대 4·3 재보선에 주목

 

정치권 관계자는 “4·3 재보선에서 한국당이 패배하 면, 황교안 대표와 정부·여당의 루즈-루즈 게임(Lose- Lose Game)’이 될 것이며 반대로 한국당이 승리한다 면 황 대표와 정부·여당의 -윈 게임이 될 것이라 고 내다봤다. 어째서 재보선에 지는 게 오히려 정부·여당의 이 된다는 것일까. “총선을 1년 앞두고 위기감을 불러와 전 열을 재정비할 성찰의 계기를 제공할 것이기 때문이라 는 설명이다.

정당사로 봐도, 2016년 총선에서 ‘180을 외치던 집 권여당 새누리당의 기적같은패배는 연전연패 끝에 찾 아온 게 아니었다. 오히려 직전에 치러진 20147·30 재보선, 20154·29 재보선, 10·28 재보선을 모두 압 승한 것이 화를 불렀다. 뭘해도 국민은 야당 대신 우리 를 선택한다는 교만이 공천 참사를 불렀고 총선 패배 를 가져왔다.

지금의 여당도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 2018년 지 방선거까지 전국단위 선거를 벌써 3연승하고 있다. 여 기에 4·3 재보선까지 승리한다면, 민심과의 거리를 일 정 수준으로 유지해주던 경계감이 사라져버릴 수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지금의 여당에는 청와대 친문(친문 재인) 세력의 총선 출마에의 강한 의욕과, 민주당내 다선 중진의원들의 대거 물갈이필요성에, 지난 총선에서 국 민의당에 내줬던 호남 실지 회복을 둘러싼 암투 등 공천 과정에서 잡음이 날 요소가 너무나 많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정부·여당의 선거는 야당보다는 항상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라며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요, 거만함 은 넘어짐의 앞잡이라는 말을 새길 필요가 있다고 주의 를 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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