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담판’ 북·미 정상회담, 반전 거듭하며 ‘비핵화’ 놓고 진통… ‘트럼프식 해법’ 내놓을까?

  • No : 2036
  • 작성자 : 한국자유총연맹
  • 작성일 : 2018-06-04 10:26:59
  • 분류 : KFF뉴스

‘세기의 담판’ 북·미 정상회담,
반전 거듭하며 ‘비핵화’ 놓고 진통…
‘트럼프식 해법’ 내놓을까?
취소와 재개 소동 속 희망적 예측,
‘비핵화와 체제보장’ 논의 결과는…
장용훈 연합뉴스 북한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25일(현지시간) 해군사관학교 졸업식 축사를 하기 위해 메릴랜드 주 아나폴리스로 출발하기 전 백악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하루 전 전격 취소를 선언한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이 예정대로 개최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전에 반전’ 거듭, 예정대로 개최될 듯 6월 12일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이 5월 24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격 취소 발표 이틀 만에 재추진이 공 식화되며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은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베네수엘라에 억류됐다가 풀려난 자국 시민과 만난 자리에서 북·미 정상회담과 관 련해 “우리는 6월 12일 싱가포르를 검토하고 있는 중”이 라며 “그것(6월 12일 북·미 정상회담 개최 검토)은 변하 지 않았고, 매우 잘 진행되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북·미 정상회담 논의와 관련해 “여기서 멀지 않은 어떤 장소에서 미팅이 진행 중”이라면서 북·미 간 사전 접 촉 사실을 공개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북·미 간 물밑접촉 재개 상 황을 전하면서 6·12 북·미 정상회담이 예정대로 개최될 수 있음을 시사한 데 이어 6·12 북·미 정상회담 재추진 을 공식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 위터를 통해 “우리는 정상회담을 되살리는 것에 대해 북 한과 매우 생산적인 대화를 하고 있다”며 “(정상회담을) 한다면 여전히 (예정일과) 같은 날짜인 6월 12일에 싱가 포르에서 열릴 것 같다”고 밝혔다.


사실 ‘세기의 담판’으로 평가되는 북·미 정상회담은 지 난 24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거친 담화를 이유로 ‘공 개서한’을 통해 취소를 전격 발표하면서 무산되는 듯 보 였다. 지난 3월 8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한 방북 특사단이 백악관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 의 비핵화와 회담 의사를 전하고, 이를 트럼프 대통령이 즉석에서 즉각 수락하면서 회담이 사실상 성사된 지 77일 만이었다. 회담을 불과 3주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나 온 이 같은 발표에 세계의 기대를 모았던 북미 간 비핵화 담판과 한반도 평화는 또 한 번 기로에 서는 듯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취소 통보에 북한이 예상외로 부 드럽게 반응하면서 북·미 정상회담은 다시 추진되는 쪽 으로 급선회했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25일 오전 ‘위임에 따 라’ 발표한 담화에서 “우리는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다”면서 여전히 북· 미 정상회담을 원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했다. 특히 미국 이 구상하는 북핵 해법인 ‘트럼프 방식’에 대해 “은근히 기대하기도 했다”며 속내를 털어놨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환영’의 뜻을 밝히며 화답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따뜻하고 생산적인 담화”라 며 “아주 좋은 뉴스”라고 환영했다. 또 당초 예정했던 6월 12일에 싱가포르에서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될 수도 있다 고 말했다.


이에 좌초 위기에 빠지는 듯했던 북·미 정상회 담은 하루 만에 다시 원상회복 쪽으로 기류가 바뀌었다. ‘거래의 달인’을 자임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판 깨기’를 감수하며 대북 지렛대를 극대화하는 ‘충격요법’ 카드로 일정 효과를 거뒀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최근 미국 측 에 맹비난을 퍼붓던 북한의 태도 변화를 유도, 일단 주도 권을 회복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제안으로 5월 26일 2차 남북정상회담이 판문점 북축 통일각에서 열리고 김 위원장이 이 자리에서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개최 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거듭 확인하면서 북· 미 정상회담 복원 전망은 한층 밝아진 것으로 보인다.


비핵화 방식 의견 조율이 최종 성사와 성공 여부 판가름 북·미가 우여곡절을 거쳐 6·12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실무회담에 본격 착수함에 따라 ‘세기의 담판’이 최종적 으로 성사될지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북·미 양측은 이번 접촉에서 정상회담 의제와 장소, 경 호 문제 등을 포괄적으로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 엇보다 핵심 의제인 비핵화 방식과 관련해 양측이 얼마 나 의견 조율을 이루느냐에 따라 회담의 최종 성사 및 성 공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정부 관계자들 이 북·미 정상회담 사전준비 차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 상 등 북측 관계자들과 만나기 위해 27일 판문점 북측으 로 넘어갔다고 보도했다. WP는 회담 준비 내용을 잘 아는 익명의 소식을 인용 해 북측으로 간 미국 사전 준비팀에는 현재 주필리핀 대 사로 있는 성 김 전 주한 미 대사,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 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 그 외 미 국방부 관계 자 등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 관의 방북 당시 동행했던 랜들 슈라이버 미 국방부 아 시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도 북측과의 실무접촉 등 을 위해 현재 서울에 머무르고 있다고 WP는 보도했다.


이와 별도로 이번 주 싱가포르 현지에서 북·미 양측 이 만나 회담의 의전과 진행 방식, 경호 등을 사전 논의 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북미 양측 선발대가 각각 싱가포 르로 떠났거나 떠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북·미 사전 실무회담이 비핵화 등 의제 조율을 위한 판문점 회담과, 그 외 의전·진행방 식·경호문제 등을 위한 싱가포르 회담 등 2개 트랙으로 나뉘어 진행되는 것이다.


회담 진행 상황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실무회담은 의제에 관한 것과, 의제를 제외한 의전·경호·보안에 관한 것 등 두 개의 별도 채널로 이뤄 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CNN방송은 5월 23일 기사에서 미 정부가 북·미 회 담에 앞서 북한과의 고위급 대화를 추가로 희망하고 있 다고 보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그의 카운터파 트인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등을 포함한 고위급 회담이 제3국에서 열릴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백악관도 26일 북·미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싱가포 르 사전 접촉이 이번주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백악관의 싱가포르회담 준비팀이 (북미)정상회담이 열 릴 때를 대비하기 위해 예정대로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리비아식’-‘트럼프식’… 비핵화 방식과 체제보장 접점은? 한때 동력이 떨어지는 모양새였지만 북미간 핵심 의 제인 비핵화를 놓고 치열한 샅바 싸움은 계속될 것으 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체제안전 보장·경제 보상 등을 큰 틀에서 일괄 타결하는 ‘트럼프 모델’을 제시했다.


일괄타결 방식의 신 속한 비핵화 로드맵을 빨리 끝내겠다는 것이다. 북한은 미국의 ‘일방적 핵포기 강요’에 강한 거부감을 표시하며 단계적·동시적 비핵화를 주장해왔다. 다만 트 럼프 대통령은 일괄타결을 주장하면서도 북한이 주장하 는 단계적 해법에 대해서는 ‘최대한 빠른 비핵화 시간표’ 를 전제로 일부 유연함을 내비치고 있어 북·미 간의 접 점이 될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초기에 핵이나 미사일 가운데 일부 를 포기하는 선제조치를 취하는 방안을 거론하고 있다.


비록 부분적인 핵·미사일 폐기 조치이지만 완전한 비핵 화로 가기 위한 북·미간의 신뢰 제고 차원에서 의미 있 는 조치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한반도에서 비핵화만큼이나 평화체제를 어 떻게 만들어갈지도 중요한 요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5월 27일 전날 정상회담 결과 발표에 서 “저는 지난주에 있었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 회담 결과를 설명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를 결단하고 실천할 경우, 북한과의 적대 관계 종식과 경제협력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있다는 점 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정상회담 결과를 보도하면서 “북남 수뇌분들께서는 조선반도(한반도)의 비핵화를 실 현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해나갈 데 대한 입장을 표 명했다”며 “최고영도자께서는 조선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하여 앞으로도 적극 협력해 나가자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현재 한반도의 가장 큰 현안으로서 두 축이 비핵화와 평화제체제 구축에 있음을 양 정상이 확인한 것이다.


미 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북한의 핵무장을 해제하고 핵 개발 중단을 통해 위협요소를 제거하기 바라지만 북한은 미국의 적대정책의 타깃에서 벗어남으로써 안보 우려를 해소하기를 원하고 있다. 문제는 두 사안을 어떻게 적절하게 교환함으로써 북미 양쪽 모두의 요구를 맞출 것이냐에 있다. 문 대통령은 이 날 “김정은 위원장은 자신들이 비핵화를 할 경우에 미국 에서 적대관계를 종식하고 체제안전을 보장하겠다는 것 에 대해서 확실히 신뢰할 수 있는가에 대한 걱정이 있다 고 본다”고 말했다.


‘비핵화 빠르게 진행하며 동시에 한반도 평화체제 추진’ 조율 최근 북한이 미국의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존 볼턴 백 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리비아식 모델’에 대해 강하게 반발한 것도 이런 연장선에서 이해할 수 있다. 리비아 모 델은 핵무기를 포기하고서 카다피 정권의 몰락이 초래된 사례라는 점에서 북한이 강한 거부감을 느끼고 있어 보 인다. 반면 트럼프 미 행정부는 정권 교체 이전에 미국 이 리비아와 접촉해 압축적으로 짧은 시간 동안 비핵화 를 이룬 방식에 주목하고 있다. 리비아 모델 사례를 북· 미가 서로 다른 시각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결국, 미국과 북한이 앞으로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을 통한 안보 우려 해소라는 두 핵심의제를 어떻게 조율 하느냐가 중요과제인 셈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북·미 간의 논의는 트럼프 대통령 과 김정은 위원장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 두 의제를 조 율하는 데 공을 들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 은 “(북·미) 양측이 직접적인 소통을 통해 오해를 불식시 키고 정상회담에서 합의할 의제에 대해 실무협상을 통해 충분한 사전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김 위 원장도 이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일단 한·미 양측은 북한의 비핵화를 빠르게 진행하면 서 동시에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향한 발걸음도 함께 내딛는 방향으로 입장을 조율 중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 의 핵무기 및 미사일 반출과 핵시설 폐기 등의 과정을 조 기에 진행해 비핵화를 빠르게 진행한다는 로드맵을 그 리고 있는 것이다. 검증의 과정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먼 저 가시적인 핵 위협을 제거한다는 쪽으로 방향을 맞춰 가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북한의 체제보장을 위한 조치 도 비핵화와 동시적으로 시작한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 가는 모양새다.


이런 맥락에서 오는 6월 12일 열릴 것으로 보이는 북· 미 정상회담 이후 남·북·미 3자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한 반도에서 전쟁상태를 종식하자는 의지를 모으는 종전선 언을 하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할 경우 남·북· 미 정상회담을 통해 종전선언이 추진됐으면 좋겠다는 기 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싱가포르에서 6 월 12일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고 13일에는 남·북·미 3 자 정상회담이 열려 종전선언을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 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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