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 → ‘위협비행’ 한일 해상 갈등…출구는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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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9-02-07 11:39:16
  • 분류 : 자유마당

아베 레이더 사건 기획도발로 지지율 상승 노려 국익 극대화하는 대일외교전략 필요

이창현 군사전문 자유기고가(milhoon@hanmail.net)

 

뒤끝이 구만리네

레이더 사건에 대한 일본 주장에 대해 한 관계자가 내 린 평가다. 왜 일본은 그들 초계기의 저공비행에 대해서 는 합법적이라고 하며, 한국 구축함을 찍은 동영상에 이어 한국 구축함이 쏜 레이더파를 맞았다는 것을 보여 주는 레이더 경보음을 공개하는 것일까. 이게 뭐 그리 대 단한 일이라고 싱가포르에서 쓰리 스타들이 만나 성과 없는 말싸움까지 하게 한 것일까.

 

남북 및 일본간 동해 경계선 현황

 

동해는 평균 수심이 1600m가 넘은 아주 깊은 바다 다. 깊은 바다에는 물고기가 많지 않다. 우리보다는 북 한에 가깝지만, 북한보다는 일본에 더 가까운 동해 북 쪽에 수심이 300~500m 쯤 되는 물고기의 보고가 있다. 일본도 부족국가로부터 시작됐는데, 그러한 부족 국가를 통일한 최초의 왕조가 야먀토(大和)’였다. 야마 토 왕조는 지금의 나라현에 있었다는데, 우리는 그들을 로 불러왔다.

1924년 일본은 야마토란 군함으로 이 낮은 바다를 발견해, 그곳을 야마토 타이(大和堆, 야마토 언덕)’로 이름 지었다. 우리는 일본이 싫어 한자 발음대로 대화퇴로 부른다. 한국과 일본은 어업협정을 맺어 전체 대화퇴 어장 의 정도인 북동부는 일본의 EEZ(배타적 경제수역)로 인정하고, 남짓한 서남부는 한일 어선이 모두 조업할 수 있는 중간수역으로 합의한 바 있다.

북한과 일본은 동해에서 어업 경계선을 긋지 않았다. 따라서 자기 방식으로 가상 중간선을 그었는데, 일본은 북한에 대해서는 대화퇴 어장 전체가 일본 EEZ에 포함 된다고 본다. 따라서 한국 어선이 조업하는 서남부 수역 (한일 중간수역)으로 북한 어선이 들어오면, 해상보안청의 순시선이 달려가 물대포를 쏘며 밀어낸다. 서해 우리 EEZ에서 해경함들이 중국 어선을 쫓아내는 것과 같은 행동을 하는 것이다.

중국 어선은 남루하기 그지없다. 그보다 더한 것이 북 한 어선들이다. ‘척 보면 안다고 할 정도 북한 배는 표가 난다. 바다는 세상에서 가장 넓은 평면이다. 겨울철 동 북아에는 북서풍이 몰아치는데, 동해에서 이 바람은 더 욱 맹렬해진다.

북한 배들은 장비가 허술하니 조난당하기 쉽다. 그리 고 며칠을 떠돌면 사람들이 죽어 유령선이 된다. 이 유령선들이 표류하다 백골을 태운 채 일본 해안으로 밀려 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대화퇴에서 한일간 초계기 갈등 일어나

 

지난해 1220일 대화퇴 어장에서 돌아오던 한국 어 선이 북한 어선으로 보이는 조난 선박을 보고, ‘누구나 들을 수 있는주파수로 한국 해경을 불러 그 사실을 알렸다. 1함대의 사령함인 광개토대왕함도 이를 들었는데, 광개토대왕함은 자신이 가장 가까이 있다고 판단해 그 곳으로 이동했다. 독도를 지키는 한국 해경의 최대 경비함인 삼봉함도 달려갔다. 동해를 담당하는 한국 해군 과 해경의 최대 함정이 북한 선박 구조를 위해 급히 이 동한 것이다.

광개토대왕함이 먼저 도착하고 이어 삼봉호도 진입 해 단정으로 구조를 시도하고 있을 때 일본 해상자위대 의 P-1 초계기가 날아왔다. P-1은 미국제인 P-3C를 대체하기 위해 일본이 개발한 신형 초계기이다. 필자는 10 여 년 전 해군 배를 타고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톡을 방 문한 적이 있었다. 대화퇴 어장에 이르자 일본 초계기가 날아와 우리 함정 위를 낮게 맴돌았다. 그러자 한 관계자가 이런 말을 했다.

바다의 주인은 공해(公海) 관리를 하는 세력이 누구냐에 따라 결정된다. 동해의 공해를 관리하는 세력은 일본 해상자위대이다. 러시아고 한국이고 동해 공해상으로 군함을 내보내면 일본은 반드시라고 할 정도로 초계기를 날려 감시를 한다. 일본 초계기들은 우리의 정체 를 뻔히 알고 있음에도 저렇게 낮게 내려와 확인을 하 곤 한다.”

그 날 일본 초계기도 저공 비행을 했다. 그런데 지난 10여 년 사이 한국 해군과 해경도 상당히 발전했다. 일본에 밀릴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날 우리 함정은 북한 배임을 알고 있었기에 긴장을 했다. 무장한 간첩선일 수도 있기에 전투태세를 갖추고 구조하고 있는데, 일본 초계기가 날아온 것이다. 광개토대왕함은 탐색 레이더를 통 해 이미 일본 쪽에서 비행기가 날아오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 초계기가 낮게 내려오며 위협비행을 하기에 광개토대왕함은 광학카메라로 초계기를 찍었다.

전투 시 해야 하는 일 중의 하나가 격파를 시도한 표적의 파괴 확인이다. 표적 파괴 여부는 광학카메라로 촬영해 확인한다. 그런데 표적 추적은 사격통제 레이더로 하니 카메라는 이 레이더와 한 몸으로 움직인다. 저공비행에 들어간 일본 초계기를 찍기 위해 광학카메라를 돌렸는데, 일본은 한국이 사격통제 레이더파까지 쐈다며 레이더 경보 수신기가 울린 것을 공개한 것이다.

공군기는 적의 공격을 피해야 하니, 적이 쏜 사격통제 레이더파를 맞으면 자동으로 그 사실을 알려주는 레이 더 경보기(RWR)가 있다. RWR이 울리면 바로 미사일이 날아올 수 있기에 공군기는 급격한 회피기동에 들어간 다. 한국은 탐지 레이더의 가동은 인정해왔다.

조난당한 북한 선박을 찾아야 했고 다른 세력이 접근해오는지 살펴봐야 했기 때문이다. 탐지 레이더파와 사격통제 레이더파는 주파수가 다르니 한국은 RWR이 울렸다면, 일본 초계기가 맞은 주파수를 공개하라고 맞서고 있다.

그 사이 북한 선박은 비무장임이 확인돼 삼봉호가 구조를 했다. 구조는 해경의 일이기 때문이었다. 북한배 에는 3명의 어민과 1구의 시신이 있었다. 삼봉호는 북한 배는 현장에서 버려놓고 세 사람과 시신을 싣고 모 항인 동해항으로 돌아왔다. 다음날(21) 한국은 적십자사를 통해 북한에 이들과 시신을 돌려보내겠다는 통 지문을 보내고 그 다음날(22)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보내주었다.

여기에서 일본 보수세력들은 삼봉함이 헬기를 이용 했다고 해도 모항으로 돌아가 이들을 서울로 보내는데 하루는 걸렸을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이 북한인 3명을 조사한 것은 없는 것이 된다. 구조 직후 삼봉호에서 이뤄진 신문과 서울로 데려오면서 짬짬이 신문한 것이 전 부일 것이다. 과거의 한국은 이렇게 빨리 북한 어민을 돌려보낸 적이 없었다. 10여 일 정도는 조사해 정보도 뽑아낸 후 돌려보냈다. 그래서 이번 송환은 이상하다는 것 이다라고 말한다.

탈북을 한 것인데, 한국이 남북관계를 망칠까봐 서 둘러 돌려보낸 것은 아닌지 의심하는 것이다. 일본 보수세력들은 32년 전에 있었던 김만철 씨 일가 탈북 사건을 거론한다.

1987115일 새벽 68세 노인부터 11세 어린이까지 11명이 탄 50톤급 배가 함경북도 청진시의 해안을 떠났 다. 남행을 하던 이 배는 기관고장을 일으켜 표류하다가 120일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함에 발견됐다. 사상 최 초의 일가족 탈북 사건이 일어난 것인데, 그 즉시 남북한 은 일본에 송환을 요구했다.

 

그런데 이들은 한국도 일본도 아니고 동남아로 가고 싶다고 했다. 때문에 대만으로 보내지게 되는데, 그 전부 터 있었던 한국의 설득으로 24일 만인 그해 28일 이 들은 한국에 도착했다. 그리고 동해에서는 배를 이용해 일본으로 탈북하는 북한인들이 가끔 나타났다.

더 많은 배가 시신만 실은 유령선으로 일본 해안에 도 착했는데, 이런 배는 탈북을 한 것인지 조업 중에 조난 을 당한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 기획도발로 레이더 사건 키워

 

일본은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이 있기 전인 201711 월 판문점에서 일어났던 북한 군인 오청성 탈북과 2016 년에 한국으로 온 태영호 전 북한 공사의 한국 망명사 건도 주목한다. 이러한 사건이 잦으면 남북 대화는 어렵 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한국은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에 집중 하고 있었다. 일본은 그래서 한국이 세 명의 북한인을 서 둘러 북한으로 돌려보냈다고 본다.

일본은 이것과 함께 징용자 배상을 판결한 한국 대법원의 결정, 그리고 위안부 합의를 부정하고자 하는 한국 이 싫어 기획도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통일 부는 그 북한인들의 의사를 확인했는데 돌아가겠다고 해서 돌려보냈다며 명쾌하게 설명한다.

일본은 그들이 생각하는 북한 인권을 토대로 레이더 사건을 키우고 있고, 한국은 한국이 생각하는 북한 인 권을 통해 대처하고 있는데, 이상하게 대립적인 것이 이 사건이다.

그러나 이 사건 이면에는 다른 일들이 숨어 있다. 2015년 한국은 일본의 사죄를 받으며 위안부 합의를 한 바 있다. 지금 한국은 이 합의를 파기하지 않겠다고 했으 나, 문제가 있는 것은 시정하려고 한다.

그리고 한국 대법원은 일제 징용자들에 대해 일본 기 업은 배상을 하라는 판결을 했다. 일본은 이러한 것들에 상당히 반발한다. 이런 일들이 있는 상태에서 레이더 사 건이 일어나자, 물고 늘어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를 식민지배했던 일본과의 관계를 어떻게 가져가 야 하는가. 일본은 3위의 무역 상대국일뿐만 아니라 안 보적으로도 중요한 국가이다. 현재 유엔군 사령부는 한 국에 있는 한미연합군 사령부가 겸하고 있다. 이러한 유 엔사가 일본에 유엔군 후방사령부를 두고 있는데, 안보 와 관련해 이 사령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유엔군 후 방사령부는 7개 주일미군 기지를 관리한다. 이러한 유엔 사와 일본이 특별한 협정을 맺고 있다.

 

유사시 유엔군 타이틀을 달고 이 기지에 들어온 세 력에 대해 일본은 무기를 제외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 하기로 한 것이다. 이러한 지원은 유사시 한미연합군에 게 대단한 힘이 된다. 주한미군은 물론이고 한국군 항 공기도 유엔군 타이틀을 달고 이 기지로 들어가면 일 본으로부터 연료와 부속품, 정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일본이 유사시 한국과 함께 북한과 싸운 다는 뜻이다.

 

국익 극대화하는 대일 외교전략 필요한 때

 

그러하니 한국은 일본과 굳이 마찰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36년간 식민지배한 것을 생 각하면 용서할 수 없다는 투쟁도 생긴다.

이 극단 가운데에서 국익을 극대화해가는 것이 대일 본 외교의 정수이다. 한쪽으로 치우치면 한국은 주체성 을 잃고 절름발이 외교를 하게 된다. 그래서 한국은 레 이더 사건에 조용조용 대처하는데, 일본은 자꾸 확대해 가려고 한다.

이는 남북문제, 한미동맹, 한중외교에 못지않게 한일 관계도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일본은 P-1 초계기의 성능 검증과 아베의 정치적 입지 강화까지도 염두에 두 고 이 사건을 이용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일본의 수에 말 리지 않으면서 우리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대일외교 전 략이 절실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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