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공동선언으로 비핵화.남북관계 개선.전쟁위협 종식 선언

  • No : 2249
  • 작성자 : 한국자유총연맹
  • 작성일 : 2018-10-17 16:54:19
  • 분류 : 자유마당

평양 공동선언으로 비핵화·남북관계 개선·전쟁위협 종식 선언

김 위원장, 육성으로 비핵화 언급
문 대통령, “우리민족은 함께 살아야 합니다”


장용훈 (연합뉴스 기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 취소로 북미간의 대화가 교착에 들어가면서 한반도의 상황이 다시 꽉 막힌 순간 다시 문재인 대통령이 나섰다. 문 대통령은 자신의 대북특별사절단을 지난 5일 평양으로 파견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해 서훈 국가정보원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등 5명으로 구성된 특사단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고 의견을 나눴다.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의 진심을 믿어주지 않는 국제사회에 대한 답답함을 특사단에게 토로했다. 김 위원장은 “비핵화 의지가 분명하다”며 자신의 이런 의지에 대해 국제사회 일부의 의문 제기에 답답함을 토로했다고 정의용 실장이 전했다. 또 “풍계리는 갱도 3분의 2가 완전히 붕락해 핵실험이 영구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북한은 비핵화에 필요한 조치를 선제적으로 실천했다. 선의를 선의로 받아들여 줬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김 위원장은 또 “동창리 미사일 엔진실험장은 북한의 유일한 (대륙간탄도미사일개발) 실험장인데 이것은(실험장 폐쇄는) 향후 장거리 탄도 미사일 실험의 완전 중지를 의미한다”고 말하고 미국에 이와 관련한 메시지를 전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비핵화 결정에 대한 나의 판단이 옳은 판단이었다고 느낄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과 특사단은 9월 18일부터 2박 3일간 평양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세번째 남북정상회담을 하는데도 합의했다. 그리고 문 대통령은 18일 오전 7시 40분 서해직항로를 통해 방북, 평양국제공항에서 김 위원장을 만났다.  문 대통령의 취임 후 첫 방북이자 김 위원장과 세번째 정상회담이며, 지난 5월 26일 판문점회담 이후 115일만의 남북정상간의 만남이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공항 환영행사와 공동 카퍼레이드 등을 가진 뒤 첫날 오후부터 곧바로 정상회담에 돌입했다.


두 정상의 논의 테이블에는 비핵화·남북관계 개선·군사긴장 및 전쟁위협 종식 이라는 3대 의제가 올라갔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첫날인 18일에는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2시간 가량 회담을 했으나 별도의 합의사항 발표는 하지 않았다. 이틀째인 19일에는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의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을 직접 찾아가 65분간 회담을 했으며, 1일차까지 합쳐 총 185분의 대좌끝에 남북 정상은 ‘9월 평양공동선언’을 함께 발표했다.


여기서 두 정상은 최고 난제로 지목된 비핵화 방안과 관련해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 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나가야 하며 이를 위해 필요한 실질적인 진전을 조속히 이뤄나가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명시했다. 이를 위한 실천방안으로는 “북측은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하에 우선 영구적으로 폐기하기로 했다”, “북측은 미국이 6·12 북미공동성명의 정신에 따라 상응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적인 조치를 계속 취해나갈 용의가 있음을 표명했다” 등 기존보다 구체화된 내용을 적시했다.


나아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기자들에게 “공동선언 내용 이외에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고 밝혀 양측의 비핵화 합의에 ‘+α’가 있을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군사긴장 완화에 대해선 “한반도 전 지역에서의 실질적인 전쟁위험 제거와 근본적인 적대관계 해소를 이어 나가기로 했다”고 했고, 함께 채택된 ‘군사분야 합의서’를 통해 어떠한 경우에도 무력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남북관계 개선과 관련해서는 “교류와 협력을 더욱 증대시키고, 민족 경제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들을 강구해나가기로 했다”라는 내용을 선언문에 담았다.


특히 선언문 마지막 항목인 6번에선 “김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초청에 따라 가까운 시일 내로 서울을 방문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특히 답방이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연내에 실현될 것이라고 밝혀서 2000년 6·15공동선언에 명시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던 북한 최고지도자의 서울행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회담의 성과 뿐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의 2박 3일 평양 남북정상회담은 그야말로 파격과 극진한 예우의 연속이었다.


지난 18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뜨거운 포옹으로 평양 정상회담을 시작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사흘 내내 오랜 지기처럼 편안하게 어울리며 친밀감과 신뢰를 숨김없이 드러냈다. 특히 두 정상은 사흘 내내 대부분 일정에 동행하며 많은 시간을 함께했다. ‘단짝’과도 같은 모습이었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이 평양에 머문 2박 3일, 정확히 53시간 40분 동안 두 정상을 주인공으로 한 명장면이 속출했다. 방북 첫날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하자 김 위원장은 부인 리설주 여사와 비행기 트랩 앞까지 나와 뜨거운 포옹으로 문 대통령 부부를 맞이했다.


공항 영접 장면은 생중계로 전 세계에 전파됐다. ‘국가원수 예우’의 의미가 담긴 예포 21발이 발사됐고, ‘대한민국 각하’라는 호령에 이은 북한군 의장대 사열이 이어졌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으로 향하는 길에 무개차에 함께 올라 남북 정상의 첫 카퍼레이드를 했다.


문 대통령의 평양 방문 첫 날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힌다. 순안공항 출발 때만 해도 다른 차량에 탑승한 두 정상이 평양 시내 한복판에서 한 차에 나란히 오른 것으로, 북한에서 무개차 환영행사는 최고 예우를 갖춰야 하는 국빈급에게만 이뤄진다. 10만 평양 시민이 거리에 나와 ‘조국 통일’이라는 구호와 함께 11년 만에 북한을 찾은 한국 대통령을 반겼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안내를 받아 백화원 영빈관에 짐을 풀었고, 남측 언론에 최초로 공개된 ‘북한의 심장부’인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김 위원장과 120분간 첫 정상회담을 했다. 올 들어서만 세 번째 만나는 두 정상이 형식적인 절차를 걷어내고 첫날 곧바로 회담에 임한 것으로, 2000년과 2007년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둘째 날 회담을 했던 것과 비교됐다.


첫날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공항 환영행사, 카퍼레이드, 정상회담, 삼지연 관현악단의 환영 공연 관람, 목란관 환영 만찬까지 숨 가쁜 일정을 함께 소화했고, 밤11시가 돼서야 일정이 끝났다. 두 정상은 하루에만 5차례 만나 6시간 넘게 함께했다. 문 대통령이 평양 도착 직후 휴식을 겸해 오찬을 한 것을 제외하고는 모든 일정에 김위원장이 동행한 것도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첫날 환영 만찬에서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는 다정한 연인처럼 군사분계선을 넘은 사이”라며 ‘신뢰와 우정’을 강조해 두 정상의 돈독한 관계를 드러냈다.


방북 둘째 날인 19일,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65분의 추가 회담 직후 비핵화에 진전을 이룬 것으로 평가되는 ‘9월 평양공동선언’을 발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평양공동선언 발표 1시간만에 트위터에 “매우 흥분된다”는 글을 올린 것도 남북 정상에 쏠린 전 세계의 관심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9월 평양공동선언은 두 정상의 공동기자회견 형식으로 발표했다.


이때 김 위원장은 “조선반도(한반도)를 핵무기도 핵위협도 없는 평화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 적극 노력해 나가기로 확약했다”고 밝혔다. 비핵화에 대한 첫육성 언급으로, 이는 전 세계에 생중계로 전파됐다. 김위원장은 추가 정상회담을 위해 문 대통령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을 직접 찾는 ‘파격 예우’를 이어갔다. 오전에 무거운 짐을 털어낸 두 정상은 오찬과 만찬을 함께하는 등 첫날과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보냈다.


문 대통령 부부와 김 위원장 부부는 남측 수행원들과 북측 인사들과 함께 평양의 대표식단 옥류관에서 평양냉면으로 오찬하며 1시간 20분가량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냈다. 옥류관은 4월 판문점 회담 때 평양에서 공수해와 화제가 됐던 그 냉면의 ‘원조 집’이다. 문 대통령이 저녁에 평양 시민들이 즐겨 찾는 평양 대동강 수산물 식당에서 수행원들과 만찬을 한 자리에도 김 위원장 부부가 합류해 함께 시간을 보냈다. 문 대통령은 테이블을 돌며 북한 주민과도 자연스레 대화했다. 이곳은 문 대통령이“평양 시민들이 자주 가는 식당을 찾고 싶다”고 부탁해 낙점된 곳이다.


이날의 대미를 장식한 것은 문 대통령이 능라도 5·1 경기장에서 대집단체조 예술공연을 관람한 마지막 일정이었다. 한국 대통령이 북한 주민 앞에서 최초로 대중 연설을 한 역사적인 장면이 나왔다. 1시간에 걸친 공연 관람이 끝나고 김 위원장 소개를 받아 연단에 오른 문 대통령은 15만 북한 주민 앞에서 한국 대통령 최초로 7분가량 대중 연설을 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5천년을 함께 살고 70여 년을 헤어져 살았다”며 “김 위원장과 나는 북과 남, 8천만 겨레의 손을 굳게 잡고 새로운 조국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우리 민족은 함께 살아야 한다”고 연설했고, 평양 시민들은 13차례 박수를 보냈다. 평양 시민들은 남쪽에서 온 대통령의 생경한 어법과 화법, 어조를 직접 들었고 문재인 대통령은 그들 앞에서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한반도를 선언했다. 사흘간의 방북 일정에 화룡점정이라 할 수 있는 하이라이트는 셋째 날 이뤄진 남북 정상의 백두산 동반 방문이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20일 오전 백두산 정상에 함께 올라 천지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두 손을 맞잡고 번쩍 들어 올렸다.


남북 정상이 나란히 백두산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문 대통령의 방북 행보가 ‘화룡점정’을 찍는 순간이었다. 방북 첫날까지도 백두산 방문 일정은 예정에 없었으나, 방북 후 김 위원장이 제안을 했고 문 대통령이 이를 수락하면서 성사됐다. 문 대통령은 북한을 통한 백두산 트레킹이라는 ‘소원’을 이루게 됐다. 백두산은 김 위원장에게는 ‘백두혈통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곳이다.


김 위원장이 중대 결정을 내릴 때마다 방문했던 곳인 만큼 이번 백두산 동반 방문 제안이 단순한 산행 이상의 의미라는 해석이 뒤따랐다. 백두산 트레킹을 마친 문 대통령은 연내 ‘서울 답방’을 약속한 김 위원장과의 재회를 기약하며, 오후 3시 30분 삼지연공항에서 서울을 향해 출발해 2박 3일 방북 일정을 마무리했다. 그렇게 2박 3일간의 화려한 남북정상회담은 마무리가 됐고 이제 다시 한반도가 움직일 동력을 채웠다. 그리고 다시 한반도는 비핵화와 평화의 목적지를 향한 여정을 시작한다.


그리고 연말 김정은 위원장이 서울을 답방한다면 2018년 한반도는 새로운 역사를 써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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